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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법무공단 - 누구를 위한 또 하나의 공단설립인가?

박성호 |2007.12.18 18:06
조회 47 |추천 0


 

'행복은 소리소문없이 찾아온다.'란 말이 있지요? 그러나, 요상한(?)법률도 소리소문없이 우리 곁에 찾아옵니다. '정부법무공단법'이 바로 그 대상인데요. 이 녀석이 왜 제정되어 내년부터 시행되게끔 되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다 살펴본 후엔 열 좀 받게 됩니다. *.*)


국민의 이익은 어디로 갔나?

정부가 2005. 10. 6. 제출하여 국회 법사위에 2005. 11. 10. 회부되었던 이 법률안은 제안이유에서부터 기염을 토합니다. 국회에서 다뤄진 법제사법위원회의 검토보고서를 토대로 우선 살펴봅니다.

1. 제안이유
 국가를 당사자 또는 참가인으로 하는 소송과 행정소송 등이 대폭적으로 증가하고, 고액화 · 대형화되어 가는 송무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여 국가이익을 보호하고 행정의 합법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정부법무공단을 설립하기로 함에 따라, 정부법무공단의 설립 · 사업범위 및 업무절차 등에 관한 사항을 정하려는 것임.

이 녀석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가이익의 보호'와 '행정의 합법성 강화'에 있군요. 철저히 행정법적인 성격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국가이익에 과연 국민의 이익도 포함되어 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광의로 해석하기에도 무리수가 따르고, 협의로만 해석하기에는 너무나 부정적으로 보이는 것은 비단 필자의 주관일뿐 일까요?

주요내용으로 들어가면 점점 더 가관입니다.

2. 주요내용
나. 공단의 사업범위 설정(안 제16조 및 제17조)
     (2) 공단의 사업범위를 국가 · 지방자치단체 · 행정기관 및 공공단체로부터 위임 받은 국가소송 · 행정소송 ·
          민사소송 및 헌법재판사건의 수행 등으로 명확히 정하고, 사인이나 사기업 등으로부터는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 경우 등을 제외하고는 소송을 위임받거나 법률자문 · 연구용역 등을 의뢰받지 못하도록 함.

주된 사업범위의 객체는 모두 행정기관에 해당하는 곳에 한정되고 있습니다. 예외적으로 중대한 공익상 필요가 있는 경우엔 사인이나 사기업도 소송위임이나 법률자문 · 연구용역이 가능하게 되어 있군요. 제안이유에서는 '국가이익'이었던 녀석이 '공익'이란 허울로 변모를 꾀하고 있습니다. 마치, 일반인의 관점에서 간과하고 읽다보면, '共益'으로 보일테지만, 이 녀석은 '公益'을 의도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결국 제안이유에서 밝힌 '국가이익'과 상통하는 '국가기관의 이익'에 국한된 것이지요. 한글로 표기되는 부분의 함정이 여기서도 발견되는군요. -.-; 아무튼 공단의 주요고객은 '국가기관의 테두리안에 있는 기관 및 단체'가 되겠습니다. 국민을 위한 이익은 대체 어디로 간건지... 뒷목이 뻣뻣해지는 군요.


설립의 원인이 국민의 분쟁 해결 경향 때문이라고? 둘러대는 꼬라지 하고는...

검토의견으로 들어가 살펴보니, 드디어 공단의 설립 배경이 등장합니다. 과연 얼마나 거창한지 살펴봅니다.

나. 정부법무공단 설립 배경

 최근 국민의 권리의식이 확대되고 소송을 통하여 분쟁을 해결하려는 경향으로 인하여 국가소송 및 행정소송이 날로 증가하는 추세인데 반하여 국가의 소송업무를 지원하는 시스템은 매우 취약한 실정임.

 지난 5년간 연평균 국가소송이 7,500건, 행정소송이 22,000건 발생하였고, 국가소송 청구금액이 3조원, 패소금액이 1,500억원에 이르렀음. 그 밖에 국가재정 및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헌법재판사건도 발생하고 있음.

 그러나 정부 내 송무전문가가 부족하여 국가소송 업무를 충실히 대응하기 어렵고, 일반적으로 관서운영비에 포괄되어 있는 소송예산의 규모가 적어서 로펌이나 변호사 선임도 용이하지 아니함.

 정부부처 내 법률전문가의 부족으로 정책수립과정에서 사전적 법률검토도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 37개 중앙행정기관 중 변호사자격자가 근무하는 기관은 15개에 불과하고, 법무담당관 중 변호사자격자는 4명에 불과한 실정임(2005. 5. 기준).

 국가의 소송업무를 지원하여 국각의 정당한 이익을 확보함으로써 패소로 인한 재정손실을 최소화하고, 정책수립 단계에서의 사전적 법률자문을 지원함으로써 법치행정을 보장하려는 취지에서 정부법무공단을 설립하려는 것임.

역시 거창하기만 합니다. ^^; 국가의 소송업무를 지원하는 취지에 대해 배경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안이유에 대해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부분이긴 하지만, 밑줄 그어진 부분이 왜 취지가 되어야 하는지 필자로썬 이해가 안되기 시작합니다. 법무부 및 검찰청에 담당인력이 버젓이 있는데다, 국가의 행정행위가 그만큼 분쟁의 소지가 있게끔 함으로써 소송의 증가를 유발하였다는 접근은 전혀 안하고 있습니다. ㅎㅎ 법률전문가를 중앙행정관청이나 공무원으로 채용케하여 전문성을 강화할 방안이 선행되어야 할 사항인데 말입니다. '송무전문가가 부족하고, 소송예산의 규모가 적다?' 정말 공무원다운 발상입니다. -.-; 공부 못하는 학생이 부모의 자본과 학교, 책, 사회를 탓하는 것 같은 느낌..... 사춘기적 발상??

두 번째 밑줄 그어진 부분에선, 이제서야 이실직고(?)하기 시작합니다. '법률전문가의 부족으로 정책수립과정에서 사전적 법률검토도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 사전적 법률검토로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정책을 여태까지 참 많이도 수립을 한 덕에 국민에게 그만큼 피해를 주고, 합법적인 행정행위를 통한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했음을 자인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정책수립과정에서 사전적 법률검토를 위한 제도의 발상이 우선되어야 하겠지요?

더불어 소송업무의 대응을 위한 사항이 공단의 설립 목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결국 국민이 분쟁을 통해서만 문제의 해결을 꾀하고 있다고 호도를 하고 있는 격입니다. 책임 전가를 국민에게 하고 있는 꼴이라니....


데이터 조작은 국회에서부터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이번엔 소송업무 지원 제도에 관한 검토의견을 살펴보겠습니다.

라. 국가소송업무 지원 제도에 관한 검토

 현재의 국가의 소송업무 수행 현황에 대하여 살펴보면, 국가소송은 법무부장관이 국가를 대표하며, 법무부장관은 법무부의 직원, 각급검찰청의 검사, 공익법무관에관한법률이 정한 공익법무관 또는 행정청의 직원을 지정하여 국가소송을 수행하게 할 수 있음.

 또한 법무부장관은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여 국가소송을 수행하게 할 수 있음(「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제3조).

 행정소송의 수행에 있어서는 행정청의 장이 그 행정청의 직원 또는 상급행정청의 직원을 지정하여 행정소송을 수행하게 할 수 있고,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여 행정소송을 수행하게 할 수 있음. 행정소송의 수행에 있어서는 행정청의 장은 법무부장관의 지휘를 받아야 함(동법 제5조 및 제6조제1항).

 법무부장관 또는 행정청의 장이 변호사를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하여 국가소송 등을 수행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송예산의 부족으로 2004년의 경우 전체 국가소송 및 행정소송 15,700건 중 약 2%에 해당하는 348건만을 로펌이나 변호사에 의뢰하였음.

- 중략 -

 다만, 국가소송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이 법에서 제안하는 바와 같은 정부 출자 공단을 설립하는 것 외에 국가조직 내에 송무업무 전담 기구를 두는 방안, 그리고 민간 로펌을 지정하여 활용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음.

 그 중 어느 방인이 보다 바람직한지는 국가재정의 합리적 사용 및 소송업무의 효율성 제고라는 관점에서, 관계기관의 의견 및 외국 사례 등을 다양하게 참고하여 검토하여야 할 것임.

위의 검토의견 중 상단부는 법률상식으로써 알아두기에 좋은 부분이라 생략을 안했습니다. 필자 역시 국가소송을 해본적은 없는지라, 생소한 면도 있습니다. 뭐, 그렇다고 행정소송에 대단한 전문가일리도 없지만.. -.-; 아무튼, 밑줄 그은 부분과 굵게 처리한 '소송예산의 부족으로...'라는 이 부분에서부터 데이터 조작의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조작이 아니라면, 적어도 아전인수격의 해석이 또 다시 시도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슬슬 파헤쳐 봅니다.

일단, 전체 국가소송 및 행정소송 15,700건 중 약 2%에 해당하는 348건만을 의뢰하였다는 부분은 그야말로 '건수로만~' 계산을 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친절하게도 검토보고서에 국가소송과 행정소송에 대한 사건수 · 승소율 · 패소율 현황을 안내하여 주고 있더군요. 자세한 표는 첨부되는 검토보고서 파일의 첨부부분을 참조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필자가 슬슬 불친절해집니다. 음.. 맘에 안들어..)

2004년도 기준 국가소송은 4,071건 제기되고, 1,147건 승소(승소율 35.5%)에 592건 패소(패소율 18.3%)로 승소율은 큰 변화 없으나, 패소율은 급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타는 소의 각하 등(소취하도 포함되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보여집니다만, 법무부 자료도 신빙성이... -.-;)의 사유로 처리되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1,494건(미제로 표기된 사건은 진행중인 사건으로 추정됩니다. 데이터가 거의 일치..)은 전체 처리 사건(3,233건)의 46.2%나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 비교로 사건의 발생건수와 외부 의뢰건수를 동일 선상에 놓고 바라본다는 것은 비상식적입니다. 본안 사건으로 되지도 않을 사건 조차 의뢰대상 사건으로 봐야할만큼 절박한 이유가 있을까요? 아니라면 전문위원의 소양에 의심이 가기도 합니다.

행정소송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2004년도 기준 행정소송은 11,644건 제기되고, 4,413건 승소(승소율 42.1%)에 1,400건 패소(패소율 13.4%)로 승소율은 큰 변화 없으나, 패소율은 급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기타 부분도 전체 처리 사건(10,474건)의 44.5%나 되는 4,661건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결국 제기된 '소송 건수 대비 의뢰건수의 비중 적음'이 예산부족이 원인이 되었다는 주장(?), 나름의 검토의견 결론은 어떠한 의도에서 도출되었는지 의심스럽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마치 '예산이 없어서 변호사를 살 수 없었다~'라는 말을 대변하고 있는듯 한데요. 데이터의 기준을 잘못 산입한 전문위원도 문제지만, 이러한 변명을 하는 공무원에게 한 마디 하고 싶습니다. '과연 국민이 돈이 없어서 당신 같은 무능력한 사람 고용하고 있을까?'


흥분을 가라앉히고~ 변협의 의견에 동참~~

첨부되는 검토보고서의 대한변호사협회의 의견이 있습니다만, 필자 역시 이 의견에 적극 동참합니다. 변협의 경우엔 '변호사의 고유 업무에 속하는 소송대리 업무를 국가가 행사하겠다는 것은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점, 변호사가 아닌 자가 법률사무를 취급하는 것을 엄격하고 제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에 대하여만 예외를 인정하는 변호사법에 어긋나는 점, 기존에 국가가 운영하던 사업을 점점 민영화하는 추세인데 새삼스럽게 국가의 송무업무를 국영화하는 것은 시대적 조류에 맞지 아니한 점, 국가에서 설립한 공단이 소송대리를 하는 경우에는 소송의 진행 등에 있어서 우월적 대우를 받을 수 있으므로 사인에게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필자는 그 중, 변호사의 업계 보호를 위한 주장을 제외하고, 소송법의 '당사자 주의'에 입각한 불평등 초래의 가능성 및 헌법제12조 및 제27조의 기본권을 국민에게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정부법무공단법은 폐지되어야 하며, 그 입법취지부터 시작이 잘못된 법률이라 주장합니다. 게다가 외국의 사례에서도 호주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제도를 우리의 법계 틀에 넣으려 한다는 발상에 반대하며,연방제 국가에서 연방정부 차원의 권한쟁의를 주된 사무로 하여 출발한 제도가 아닌지 확인 좀 해봐야 겠습니다.(이 부분은 아직 westlaw등을 통해 검색중이라.. -.-)

국민의 이익은 안중에도 없이, 정부의 편의와 몇몇 실험정신에 입각한 정책의 입안, 그리고 데이터 산입의 범위까지 종잡지 못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입법된 법률.. 이거 말고도 수두룩 하겠지요? 암담할 따름입니다. 으이구~ 못말려들...



첨부파일 : 검토보고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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