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펀글>이명박, 도와야 할까? 서산사람 (mickey)

심유진 |2007.12.27 20:53
조회 73 |추천 1

애기엄마는 지금 어디에 살고 있을까? 그 애기는 많이 컸을까?

그 아주머니는 어떻게 되었을까? 건강하게 잘 살고 계실까?

그리고... 그들 모두는 지금 행복할까?

 

흉통이 매우 심했습니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11월부터 심해져서 얼마 전, 선거날까지 심신을 괴롭혔습니다.

선거날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새벽 다섯 시 오십분 경,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고심을 거듭한 끝에, 그동안 죽 생각해오던 후보에 대한 지지를 접기로 하였습니다. 차선(차악?)에 투표하기로 하였습니다.

선거 결과가 나오는 순간, 흉통이 도리어 줄어드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되어 버릴 것을... 왜 그렇게 고민했지? 이런 빤한 결과가 나왔는데... 허허허...'

작년 월드컵 스위스 전 패배 이후 우리집엔 티비가 사라졌고 올 봄 인터넷 회선도 끊어서 신문과 라디오를 통해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았는데, 선거날 이후 이마저도 접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고민도 있어요.

'한겨레에 전화를 할까? 매달 신문대는 낼 테니 신문은 넣지 말라고 할까? 이제 나도 고질병 - 흉통-에서 벗어나야지...'

 

그런데... 며칠 전 휴대전화로 어떤 문자 메시지가 왔습니다.

[저 술 한 잔 했습니다. 이번에 땅박이(이명박을 지칭하는 듯) 찍은 분은 제게 연락하지 마세요]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온 이 문자메시지가 우스웠습니다. '땅박이, 땅박이라... 알박이가 더 적절하지 않을까? 흠... 하하하...'

그런데... 그 때 지난 11월부터 생각나던 어떤 일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비가 오던 어느 날 떠오르던 그 일이...

 

1993년 3월 하순의 어느날.

이제 2학년으로서, 대학 신문사의 정기자가 된 저는, 그 날도 신문사에 나와 어슬렁거리고 있었습니다. 사회면 기사와 취재 뒷얘기로 지면을 채워야 했습니다.

그 날, 서초동 꽃마을을 철거할 거라는 정보가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예정에 잡혀 있던 취재는 아니었지만, 사진을 찍는 동료와 함께 꽃마을로 향했습니다.

비가 내렸다 그쳤다 하는 날씨였습니다. 아직 으슬 으슬 추운 봄날이었습니다.

이미 꽃마을 주민들을 삶의 터전은 부서지고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중장비들이 굉음을 내며 오락가락하고 있었고... 체격좋은 전투경찰들이 현장에 있었고... 둥근 헬멧을 쓴 자들은 '하이바' 쓴 백골단원들이었는지, 철거용역반원이었는지 기억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저는 수첩을 들고 친구는 사진기를 들고 현장을 다녔습니다. 판자, 헝겊, 비닐을 댄 문짝이 부서져 나뒹굴고 밥통, 양은솥, 밥상, 여타의 가재도구들이 흙밭에 어지럽고... 그 위로 비가 내렸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광경들보다, 14년도 훨씬 지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무너져버린 삶의 터전에서,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채 멍하니 앉아있던 어느 아주머니, 그리고 노란 포대기로 어린 아가를 감싸 업은 젊은 애기엄마의 영상입니다.

사진기를 들이대자 아주머니가 큰소리로 외칩니다. 겁에 질려있으며, 울음속인 목소리로.

"찍지 마세요! 찍지 마세요!"

 

'와... 기사거리 챙겼다. 이제 작문할 일만 남았네...'

아직 만으로 열 아홉, 학생 기자라기보다는 철부지에 가까왔던 저는 그런 생각을 하며 현장에서 벗어났습니다. 하지만 친구의 표정은 분명 어두웠습니다. '저 친구 왜 저런 거야?'

현장의 입구에 "계고판"이 서 있었습니다. 언제까지 그곳 꽃마을을 떠나지 않으면 철거하겠다는 경고문과 함께 다음과 같은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지요.

토지주인: 이명박

그 때 들었던 생각은 ... "야, 이 사람들 이렇게 비 오는날 대책없이 내 쫓는 이 친구는 대체 뭐야? 진짜 나쁜 인간 아냐 이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내가 아는 그 "나쁜 인간"은  지금 당선자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은평 뉴타운 고분양가 책정 이후 "그 미친 바람"은 저를 비껴가지 않았습니다.

5년간 변함없던, 제가 세들어 사는 아파트값도 올랐습니다.

주인아줌마가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하지 않을까? 아니, 월세로 돌리는 거 아냐?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리고, 화가 납니다.

민방위훈련 받기 싫습니다.

주민세, 자동차세, 건강보험료 내기 싫습니다.

구세군 자선냄비 앞에서 마음 속으로 소리를 냅니다. "xx이한테나 가서 달라고 해!!"

그리고... 문득 궁금해집니다.

그 아주머니, 애기엄마는 잘 지내고 있을까?

살아나 있을까? 집도 절도 없이 어찌 되었을까?

 

아이들에게 괜히 죄스러운 요즘입니다.

그들이 이렇게 묻는 것 같아서요: 왜 나를 이런 나라에서 태어나게 하셨나요?

진정 제가 존경하는 성한용 기자님

이명박, 도와야 할까요?

아니, 지금 이 상황은... 도리어

워터게이트 사건의  밥 우드워드처럼, 집념을 가지고 진실을 찾아야 할 때가 아닐까요?

추천수 67 | 비추수 0 | 조회수 6443 | 덧글수 12 | 스크랩 0 http://hantoma.hani.co.kr/board/ht_politics:001001/226485

 

추천수1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