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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배와 사내

김현욱 |2008.01.03 20:36
조회 42 |추천 0


  들이 붓는 폭우 속... 사람 두명 누우면 꽉 들어찰 작은 배 한척... 사내는 시간이 지날수록 불어만 나는 물을 퍼내기에 바빴다. 처음 나와본 바다 낚시,하지만 재수 없게도 처음부터 폭우를 만난 것이다. 그나마 바람이 강하지 않아 배가 뒤집히지 않는다는 게 불행중 다행이랄까. 낚시 따위는 이미 물 건너 간지 오래고, 육지는 저 멀리... 빗속이라 그런지 더 멀게만 보였다. 사내는 계속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이 물을 다 퍼내지?'

  문득, 한 가지 생각이 사내의 머릿속을 스쳤다.

  '그래! 바닥에 구멍을 뚫어 물을 빼내자!"

  사내는 바닥에 구멍을 내기 시작했고, 얼마 안 있어 바닥에 주먹만한 구멍이 생겼다. 그 사내는 그때서야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다. 물이 구멍을 통해 빠져나가기는 커녕 더 빨리 차기 시작한 것이다. 며칠 뒤 그 사내는 구멍난 배와 함께 죽은 체로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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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도 똑같아. 이 사내랑 하등 다를 바가 없어. 꾸준이 물을 퍼내면서 버티면 언젠가 멈출 폭우를, 마음만 너무 급한 나머지 그 배가 자신을 살려줄 것이란걸 잊고, 차오르는 물만 두려워서 그만 배에 구멍을 내고 말지.

  멍청한 짓이야. 결코 그래선 안 되는 거야. 널 받쳐주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지마. 물은 위에서만 오는게 아냐. 네 발밑에도 물이 있어. 그들이 네 발아래의 물을 막아주는 동안 넌 위에서 떨어지는 물에만 무서워 그들에게 상처를 입히고 말지. 하지만 그 순간, 넌 아래에서 차오르는 물과도 싸워야 할 거야.

 

by Aida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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