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라에 딸 셋을 둔 왕이 살고 있었는데 그중 막내인 프쉬케는 세상 어떠한 단어로도 설명할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소문이 이정도로 나자 수많은 나라의 왕자들이 몰려와 프쉬케를 보고 찬사를 받쳤다。 이렇게 사람들이 프쉬케의 아름다움에 빠져있다보니、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비너스)의 신전을 찾는 사람의 발걸음이 점점 줄기 시작하였고、 이에 화가난 아프로디테는 아들 에로스(큐피트)에게 프쉬케를 가리키며 그 아름다움을 잃게 하라고 부탁을 하게 된다。 이에 에로스는 프쉬케에게 가서 화살촉을 당기는데 이때 화살촉을 느껴서인지 뒤척이는 프쉬케에 놀라 화살촉을 치우다가 자신의 손을 찔르고 만다。 그리하여 그날로부터 에로스는 하루하루를 프쉬케를 그리워하게 되고 원래 나이를 먹지 않은 에로스는 사랑의 상대가 나타나면서 성장하게된다。 한편 프쉬케는 에로스가 입술에 뿌린 쓴물 (있는것을 없게만들고 찬것을 비우게 만드는물) 때문에 그의 아름다움을 칭송하는 사람은 늘어갔지만 단 한사람도 그녀에게 청혼을 하지 않았다。 어느날 예언자가 "당신은 인간의 아내가 될 팔자가 아니다。 저기 산꼭대기에 괴물이 너를 기다리고 있구나。" 라는 말을 듣고 프쉬케는 자신이 자청해서 그 괴물이 사는 산꼭대기로 올라가게된다。 프쉬케가 숲에 들어섰을때 아주 웅장한 궁전을 보게 되는데 그녀는 용기를 내어 그 궁전으로 들어갔다。 궁전안에는 온갖 아름다운 보물들이 즐비해있었고 프쉬케는 궁전에 들어온것을 다행히 여겼다。 그리고 그때 들려오는 소리가 여기 있는 모든것들이 바로 프쉬케의 것이라는 소리와 여기가 그녀가 쉴 공간이라는 소리였다。 프쉬케는 그렇게 하루하루를 아름다운 궁전에서 보냈지만 정작 요사스런 괴물이라던 신랑의 모습을 단 한번도 보지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프쉬케는 말했다。 "제 지아비가 어둠이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만져도 손끝에 걸리지 않을 테니 보려고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손끝에 더듬어지는데 보지 못하는 제 심정을 헤어리실수 있으신지요?" 그 때 앳된 신랑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좋아서 이러는 것이니 굳이 내 모습을 보려 하지 마세요。 나는 그대를 사랑하는데 내 사랑이 믿어지지 않는 건가요? 믿어지지 않으면 내 곁을 떠나세요。 의심이 자리잡은 마음에는 사랑이 깃들이지 못해요。 내가 그대에게 모습을 보이지 않는 까닭은 그대가 나를 사랑하기를 바랄 뿐이지 삼가거나 섬기기를 바라지는 않기 때문이에요。" 이 말에 프쉬케는 행복한 마음으로 지낼수있었으나 부모님과 언니들생각이 프쉬케를 또 다시 힘들게 만들었다。 에로스에게 반 허락을 받자 서풍의 신 제퓌로스는 프쉬케가 잘 살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고 어떻게 사는지 꼭 한번 보고 싶다는 언니들을 궁전으로 데려오기까지 했다。 화려하고 웅장한 궁전을 보자 언니들은 질투하는 마음이 일기 시작하였고 위험한 거짓말을 하기에 이르른다。 "너의 신랑은 괴악하고 요사스러운 뱀이라고 하더라。 여러말 하지 말고 등잔과 잘 드는 낫을 구하여 네 신랑 눈에 띄지 않을 곳에 숨겨 두어라。 그리고 네 신랑이 잠든 사이에 살며시 일어나 등잔에 불을 켜서 네 눈으로 확인해 보아라。 그리고 사람들말이 사실이거든 추호도 망설이지 말고 낫으로 그 목을 도려버려라。 그래야만 네가 살 수 있다。" 프쉬케의 마음속에는 의심이 자리잡게 되었고 그러던 어느날 프쉬케는 언니들이 가르쳐준대로 등잔과 낫을 준비하고 신랑이 돌아오고 밤이 오기를 기다렸다。 프쉬케는 한밤중에 살며시 일어나 신랑의 얼굴을 비추어 보았다。 괴물은 커녕 이목구비가 반듯한 피부가 눈처럼 흰 미소년이었다。 이에 프쉬케는 놀라 등잔의 뜨거운 기름 한 방울을 그만 에로스의 어깨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잠이 깨버린 에로스는 프쉬케를 바라보다가 말 한마디 없이 날개를 펴고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날아가 버렸다。 "어리석은 프쉬케여。 내 사랑에 대한 보답이 겨우 이것이오? 사랑에 대한 보답이 겨우 파국이오? 내가 내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던 것은 어머니의 뜻을 거스르고 그대를 사랑했기 때문이오。 사랑의 그릇은 채움으로써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움으로써 채우는 것이라던 내 말의이치가 그렇게 알아듣기 힘들던가요? 가세요。 그대에게 따로 벌을 내리지는 않겠어요。 사랑이 남아 있다면 영원한 이별보다 더 큰 벌은 없을 테니까。。。 우리는 오로지 영원히 헤어져 있을 따름이오。 의심이 자리잡은 마음에는 사랑이 긋들이지 못한다는 말을 알아 듣기가 그렇게 힘들던가요? 그래요。 의심이 자리잡은 그대 '프쉬케(마음)'에게 나 '에로스(사랑)'는 깃들일수 없다는 뜻이었소。" 에로스의 말이 끝나자 웅장한 그 궁전은 흔적도 보이지 않았고 프쉬케는 어느새 황야의 맨 땅위에 엎드려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방황하던 프쉬케는 데메테르 여신의 이야기를 듣고 아프로디테 여신에게 가서 용서를 빌었다。 아들이 상처를 받고 돌아온것에 더 화가난 아프로디테는 프쉬케를 시험하기 시작했다。 아프로디테는 프쉬케를 신전의 곳간으로 데려갔다。 "네가 데메테르에게 길을 물어 내게로 왔으나、 내가 데메테르를 탓할 수는 없다。 자、 여기 있는 곡식을 종류별로 고르되 한 알도 남김없이 골라 무더기로 각기 쌓아 놓아라。 저녁때가 되기 전에 끝마치지 못하면 네 입에 들어갈 것은 하나도 없다。" 프쉬케는 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눈물만 떨구고 있었다。 에로스는 이러한 프쉬케를 가엾이 여겨 들판의 임자인 뮈르미도네스(개미떼라는 뜻)에게 프쉬케를 돕기를 부탁하였다。 이렇게 프쉬케는 일을 무사히 끝낼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었다。 아프로디테는 그 다음날 또 하나의 일감을 주었다。 "저기 숲、 물가로 길게 나앉은 숲을 보아라。 가면、주인 없는 양떼가 있을 것이다。 가서 보면 알 테지만 털이 모두 금빛이다。 냉큼 가서 한마리 한마리의 털을 한 줌씩 뽑고 이것을 모두 모아 오너라。 한 마리도 빠뜨리지말거라。" 프쉬케가 하기에는 너무도 힘든일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강의 신이 프쉬케를 도와주었고 프쉬케는 아프로디테가 말한것을 지킬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아프로디테 앞으로 갔지만 아프로디테는 또 다른 일감을 내렸다。 "여기 상자가 하나있다 이것을 가지고 저승으로 내려가 저승의 왕비 페르세포네에게 전하여라。 '제 주인이신 아프로디테 여신께서 얼굴 단장에 필요한 단장료를 조금 나누어 주셨으면 하더이다。 몸져누우신 아드님을 돌보시느라고 그 아름답던 얼굴이 조금 수척해지셨다고 하더이다。' 한글자도 틀림없이 전해야 한다。 나는 오늘 신들의 잔치에 나가야 한다。 네가 단장료를 가져와야 그걸 얼굴에 바르고 갈수 있다。" 제발로 저승에 간다는 것은 곧 죽는 것임을 모를리 없는 프쉬케였다。 그때 형상이 없는 목소리가 이렇게 말하였다。 "페르세포네가 그 상자에 단장료를 넣어 주거든 고이 품고 나오되、 절대로 뚜껑을 열어 보아서는 안된다。 그대는인간이다。 여신들의 단장료를 너무 궁금하게 여기지 않도록 하여라。" 프쉬케는 그 목소리 덕분에 페르세포네까지 무사히 갈수 있었다。 그렇게 프쉬케는 페르세포네에게서 단장료(?)가 담긴 상자를 받게 되었다。 하지만 프쉬케는 호기심에 아까 그 목소리가 한말을 무시하고 단장료가 담긴 상자를 열어 보았다。 하지만 그 상자속에 있던것은 단장료가 아니라 잠의 씨앗이었던것이다。 에로스가 이 소식을 듣고는 재빨리 프쉬케가 잠이 든 그 곳으로 날아갔다。 잠의 씨를 다시 상자에 담아두고 프쉬케를 깨우며 꾸짖었다。 "일어나세요。 그리고 내 어머니 신전에 가서 기다리세요。。" 그리고 에로스는 제우스대신에게 프쉬케를 용서해줄것을 탄원하였고 에로스의 마음을 어여삐 여긴 제우스는 아프로디테에게 청했다。 "그대가 인간들의 어려운 사랑의 끝도 아름답게 맺어 주듯이 그대의 아들 에로스와 프쉬케의 사랑도 그 끝을 아름답게 해 주면 좋겠어요。" 아프로디테는 이를 받아들였고 이어 제우스는 프쉬케에게 신들의 음식과 신들의 음식을 권하며 말하였다。 "프쉬케여。 마음이여。 이것을 먹고 마시어 내가 베푸는 불사의 은혜。 영원히 사는 은혜를 얻어라。 네가 설 자리를 네가 든든하게 다지고 지혜로써 너를 지켜라。 너는 이제 불사의 몸이 되었으니 신랑 에로스도 이 인연을 끊지 못할 것인즉 이 혼인은 영원하다。" 에로스와 프쉬케 사이에서 딸이 태어난다。 그 딸의 이름은 바로 "기쁨"이다。 "사랑"과 "마음"이 짝을 이루니 그 딸은 "기쁨"이 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사랑은 바로 이런 것이다。 - 이윤기의 그리스로마신화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