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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직업은 교사다.

김종헌 |2008.01.12 16:48
조회 1,761 |추천 56

학교 이야기1 - 체벌

 

나의 직업은 교사다.

학업보다는 세상에 관심이 많은,

그래서 생활지도가 힘든 학생이 많이 몰려 있는 실업계고등학교에서 학생부를 맡고 있다.

체벌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나는 수많은 학생들을 때려왔다.

나는 나의 행동과 나의 소신이 학생들을 교육하기 위한 것이라 굳게 믿었다.


나와 학생들 사이에 이런 일들이 있었다.

지각, 무단결과, 결석이 잦은 학생들을 때려 견디다 못한 학생들이 경찰서에 신고했다.

워드시험 합격선에 들지 못한 여학생 허벅지를 때려 생긴 멍이 며칠 후 종아리까지 흘러내렸다.

흡연으로 오른손 두 대, 왼손 두 대를 맞은 여학생의 손바닥이 터져 펜을 쥐지 못했다.

종례시간 담임인 나에게 반항하다 맞아 팔에 깁스를 했고, 48시간 동안 단기기억상실에 빠졌다.

화장실에서 담배 폈다고 허벅지에 피멍이 들도록 괭이자루로 때려 며칠간 의자에 앉지 못했다.

그 외에도 많다.

나는 이런 체벌을 교육의 필수적인 수단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맞아 피멍이 든 남학생들을 목욕탕 데려가서 안티푸라민 발라주고, 내 자취방에 데려가 함께 라면 끓여 먹는 것이 교직의 낭만인 것 같았다.

맞고 울어 눈이 퉁퉁 부은 여학생들 미니홈피를 방문해서 댓글 남기면 위로가 되는 줄 알았다.

보다 안전하고 세련된 체벌을 위해 무작위로 사용되는 몽둥이를 규격화 시킨 것이,

그리고 비교적 안전한 신체부위를 정해서 때린 것이,

또한 여러 가지 체벌 노하우를 모아 공들여 만든 체벌규정이 든든하고 자랑스러웠다.


그렇게 때리면서...

학생부 교사라는 악역을 맡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핑계와

나도 빨리 학생부를 벗어나서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비록 악의로 때린 적이 많진 않지만 나는 전형적인 폭력교사다.

또한 나는 교사로서 진정한 프로가 아니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바꿔야한다.

 

공교육과 사교육의 가장 큰 차이점은 생활지도를 하느냐 않느냐에 있다.

학교에서 생활지도를 포기 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도 그것이다.

절대 포기 할 수 없는 생활지도...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체벌...

때리지 않으면 교육 할 수 없을까?

...

 

이 글을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걸 알면서도 이 부끄러운 글을 공개적으로 쓰는 이유는...

직업으로써의 교사가 아니라 선생님이 되고 싶은 욕심 때문이다.

어떤 비난과 어떤 욕설도 좋다. 다만...

비난과 욕설의 끝에 한 줄의 지혜는 남겨 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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