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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마이너리티여 최고를 맛보자!

박태규 |2008.01.14 01:06
조회 44 |추천 0

핸드볼 팀이 아무런 보살핌 없이 방치되고 그 팀원들은 각자의 빠듯한 삶의 영역으로 뿔뿔이 흩어지지만 결코 행복해질 수 없는 여건이 그들을 맞이한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국가대표 팀에 합류해서 훈련을 받게 되는 그들. 하지만 ‘비인기 종목’의 ‘여성’대표선수라는 것 자체를 핸디캡으로 대우하는 상대들과 맞서야만 한다. 올림픽 게임에서도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로서 힘겨운 싸움을 펼친 그들은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나게 된다.

 


마이너리거들이여, 최고의 인생을 맛보자

임순례 감독의 을 보면서 거의 7년이나 지난 과거의 고민들이 문득 떠올랐다. 학교에 복학했던 첫 학기에 ‘페미니즘 문학론’이라는 교양 수업을 들었었다. 그 수업의 이수 과정으로 몇몇 문학 작품과 연극, 영화 등을 봤었다. 소설은 은희경의 [마이너 리그], 연극은 서주희의 모노드라마로 당시 화제였던 [버자이너 모놀로그], 영화는 [와이키키 브라더스]와 [피아노] 등을 관람했었다. 이런 작품들을 보고 논의하면서 한 학기를 보내면서 ‘페미니즘’이 단순히 여성만의 이슈가 아님을 깨닫게 했고, 이 세상 모든 ‘마이너리티’의 이슈이며 모든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고 풀어내야 하는 숙제임을 깨달았었다. 그러면서 ‘마이너리티의 삶’에 대해서 고민을 했었고, 그야말로 부와 권력을 겸비한 1%도 안 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마이너리티’의 영역에 몰아넣는 이 사회에서 제대로 살아가려면 그 1%가 만들어놓은 환상에 나를 맞춰나가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었다. 내 삶 자체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주체적으로 잘 꾸려나가야 하는 의무가 있고, 그 자체에 대해 자존감을 지키면서 행복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은 나를 자유롭게 놓아줬고 그 안에서 소소한 행복의 가치를 깨달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사회 생활을 하면서 그 깨달음의 약효는 서서히 사라지고 남아있지 않았다. 나는 다시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메이저의 조건들을 추앙하며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내 삶을 타박하고 앉아있었고 영화는 다시 나를 일깨우고 있었다. 마이너리티인 그들이 결코 포기하지 않고 자신들의 삶을 살아가는 것을 보면서 7년 전의 좀 더 젊은 나를 돌아보게 됐다.

 


영화를 보는 내내 삶은 참 힘겨운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세상에서 마이너리티의 삶은 힘겨운 싸움과도 같고 수없이 개인을 희생해야만 간신히 버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버림을 재확인하게 됐다. 그런 세상을 좀 살아본지라 영화를 보는 내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1등만을 강조하고 끊임없이 헝그리 정신을 요구하는 세상에 맞서 투쟁과도 같은 삶을 살아낸다는 것은 여간 지치는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인생이란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규칙에 맞춰 사는 것도 아니고 1등만을 바라보면서 달려야 할 의무도 아니며 헝그리 정신으로 웃지도 않으면서 살 필요도 없다.(영화 속에서 김정은이 자신의 과거 사진을 보면서 ‘좀 웃지, 이 년아’라고 읊조리는 부분이 떠오른다.) 오로지 인생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며, 나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결코 포기하지 않고 최선의 자세로 즐기면서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다들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극단의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도 처하지만 그들의 땀과 눈물, 우정, 노력이 빛나는 것은 그들이 끝까지 그들의 ‘삶’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삶을 살아갈 때 1위와 2위는, 아니 순위는 중요한 가치가 되지 않고 각각이 인생의 최고의 순간과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에 이어 다시 한 번 임순례 감독은 바로 지금 이 순간 당신이 하고 싶은 것을 주변에 의해 흔들리지 말고 포기함 없이 해나갈 때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마이너면 어떤가, 금으로 치장하지 않는 삶이면 어떤가, 나라는 주체가 반짝이는 삶이면 그게 최고 아니겠는가. 이 세상의 모든 마이너리티에게 희망과 용기의 박수를 보낸다.

 

* 이 영화를 ‘스포츠’를 통한 인간 승리의 감동 드라마가 아닌 ‘인간 감동 드라마’로 만들어준 임순례 감독과 고생한 배우들의 용감한 선택에도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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