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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열잔

이상목 |2008.01.14 23:47
조회 90 |추천 1


어떤 거지가 은행 앞을 얼쩡거리다가 때마침 밖으로 나오는 은행장을 발견하고는 쪼르르 달려가 구걸했다.

 

"선생님, 커피 한 잔 마실 수 있도록 적선 좀 해주십시오."

 

그 거지는 몹시 추레하고 지저분해 보였다.

 

이에 은행장이 그를 가련하게 여겨 지폐 한 장을 쥐어주며 말했다.

 

"자, 1달러요. 이거면 커피 열 잔을 마시고도 남을 거요."

 

돈을 받아든 거지는 연신 허리를 구부리며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이튿날 그 거지는 다시 은행 앞에서 얼쩡거리며 은행장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마침내 은행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거지는 한달음에 달려가 은행장의 뺨을 후려쳤다.

 

은행장이 황당한 표정으로 뺨을 어루만지며 소리쳤다.

 

"당신, 지금 무슨 짓이오?"

 

그러자 거지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당신이 준 그 열 잔의 커피 때문이지. 덕분에 난 간밤에 한숨도 자지 못했단 말야!"

 

 

 

어리석게도, 인간은 자기를 억압하고 강제하려 드는 자에게 한없이 비굴하고 굴종하면서도 자기를 돕고 존중해주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무자비한 강자로 군림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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