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보고서]삼성의 '인적네트워크'를 해부한다
삼성특검이 시작되었다. 오늘(15일)은 삼성 본관 건물에 대한 사상 첫 압수수색이 있었다 한다. 더불어 태평로빌딩, 이태원동에 있는 이건희 집, 경기도 과천과 수원에 있는 삼성그룹 전산센터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특검이 종국에 어떤 결과를 토해낼지는 모르는 일이다. 한국사회에 실낱같은 '정의'가 조금이라도 살아있다면, 삼성비리가 온천하에 밝혀지겠지만 삼성과 이건희 일가의 검은 힘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래서 삼성이 어떤 기업인지? 어떻게 검은 힘을 한국사회 전반에 뻗치고 있는지, 참여연대에서 발간한 삼성보고서를 몇차례에 나눠 소개코자 한다.
덧. 삼성을 찬양하고 두둔하고, 그들에게 기생하는 모리배들은 꼭 봤으면 한다.
티스토리 블로그 메인에 삼성특검 관련 글이 이슈트랙백으로 내걸려있다!
* 견제받지 않는 권력, 삼성을 말한다! 삼성보고서 http://samsungreport.pspd.org/
- 1차. 삼성의 '인적 네트워크'를 해부한다!
- 2차. X파일이 1면에서 사라진 이유 : 4대재벌, 특히 삼성과 언론에 관한 보고서
- 3차. '사이비 민족주의에 기댄 삼성' : 과장과 비약논리의 삼성전자 적대적 M&A 위협론
* [동영상 토론회]이건희 왕국을 넘어 민주공화국으로(클릭하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 토론회 여는 말
- 기조발제 : 삼성왕국에서 민주공화국으로_이정우, 경북대 교수
- 발제 : 삼성 부조리_김진방, 인하대 교수
- 발제 : 삼성공화국과 삼성이데올로기_홍성태, 상지대 교수
- 발제 : '삼성왕국 지킴이' 자처하는 언론_박진형, 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
- 토론 : 김상조, 한성대 교수, 경재개혁연대 소장
- 토론 : 김석연, 변호사
- 토론 : 장영희, 시사IN 경제전문 기자
- 토론 : 김기원,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1. 삼성의 인적 네트워크(Network) 분석
1. 왜 인적 네트워크 분석인가
○ 한국 사회에서 삼성그룹은 분명히 단순한 대기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경제영역을 넘어서 사회의 모든 영역에 걸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공공연히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이 말에는 삼성그룹이 경기규칙(rule of game)에 순응하는 선수(player)의 차원을 넘어 경기규칙 자체를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왜곡하는, 즉 환경을 지배하는 권력자로 부상한 현실에 대한 깊은 우려와 비판의 뜻이 담겨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바로잡지 못하면, 한국 사회의 민주적 질서와 한국 경제의 동태적 활력은 심대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 삼성공화국은 무엇보다 먼저 ‘민주주의의 위기’를 뜻한다. 민주주의란 시민의 참여와 통제를 통해 작동하는 정치체제이다. 그러나 오늘날 삼성그룹은 시민 위에 군림하고 있다. 2002년 대선에서의 ‘책떼기’는 물론 최근 드러난 1997년 대선에서의 ‘X파일’ 등의 사례는 1인 1표의 선거제도와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언론이 삼성그룹에 의해 철저히 유린된 참상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삼성그룹은 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 불법 정치자금의 문제는 물론, ‘이재용씨 불법 세습’과 ‘무노조 경영’의 문제도 법의 심판을 벗어나고 있다. ‘법 앞의 평등한 정의’(Equal Justice under Law)가 한국 사회에서 실현되지 않고 있음을 삼성그룹은 웅변하고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이 큰 대가를 치르고 어렵게 확립한 민주주의가 오늘날 새로운 위협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예전처럼 무력을 장악한 정치권력에 의한 위협이 아니라 막대한 돈을 축적한 자본권력에 의한 위협이다.
○ 또한 삼성공화국은 ‘경제발전의 위기’를 뜻한다. 민주주의가 무능한 정치권력의 교체 가능성을 필요로 하듯,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비효율적인 기업의 교체 가능성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삼성공화국은 경제환경을 오염시키고 왜곡함으로써 새로운 성장동력의 출현을 막는 절대적 진입장벽을 구축하고 있다. 이제는 여타 재벌들조차 삼성그룹과는 경쟁상대가 되지 못하며, 금융기관은 실물기업에 대한 감시자의 역할을 상실하게 되었고, 대기업-중소기업간의 협력적 분업관계는 파괴되고, 노동자의 기업 발전에 대한 헌신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또한 삼성공화국은 삼성그룹 계열사에게도 심각한 위협이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미래를 위협하는 것은 이들 기업의 수익성 저하가 아니라, 바로 이건희 회장 일가와 관련된 지배구조 위험(Corporate Governance Risk)이다. 삼성공화국은 환경변화에 둔감한 권력자가 됨으로써 역설적으로 그 자신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 우리는 삼성공화국을 하나의 실체로 받아들인다. 대한민국은 분명 헌법 제1조에서 명시하고 있듯이 모든 시민이 주권자인 민주공화국이지만, 그 이면에서 삼성그룹은 금력(金力)으로 정치, 경제, 사회 등 제반 영역의 의사결정 과정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현실의 가장 중요한 한 단면으로서 삼성그룹의 인적 네트워크를 분석하기로 했다.
○ 인적 네트워크란 쉽게 말해서 ‘사람들의 관계망’을 뜻한다. 민주주의 사회는 ‘평등한 관계’ 속에서 ‘투명한 절차’에 따를 것을 요구한다. 그럼으로써만이 결과의 불평등이 용인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의사결정자 그룹내에 ‘이너 써클’이 만들어져서 특정 집단에게 유리하게 제도를 만들거나 운영하는 것이야말로 현실의 민주주의가 부딪히는 가장 큰 위험이다. 삼성공화국은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만하다.
○ 삼성그룹의 인적 네트워크 분석은 삼성공화국의 ‘이너 써클’ 분석이다.
삼성그룹은 제도를 만들고 운용하는 주체가 바로 사람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나아가 삼성그룹은 적극적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우리 사회 전반의 의사결정 과정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
○ 이 보고서는 삼성 인적 네트워크의 극히 일부분만을 다루고 있을 뿐이다. 문제의 특성상, 공개된 자료로 접근 가능한 삼성의 인적 네트워크는 빙산의 일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보고서가 담고 있는 내용만으로도 삼성 인적 네트워크의 실체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도 남는다. 삼성그룹은 우리 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차원을 넘어서 그것을 아예 장악하려 하고 있다. 삼성공화국의 힘은 그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발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두려움의 너머에서 희망이 자라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는 희망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제 그 첫번째 결과를 세상에 드러내고자 한다. 삼성공화국의 문제를 우려하는 모든 시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제언을 바라마지 않는다.
2. 삼성의 ‘인적 네트워크’ 분석 범주 및 기준
⑴ 삼성에 취업한 고위공직자(5급 이상)/법조인(판/검사 경력자)/언론인(주1)
주1) 국정감사자료, 각 계열사의 사업보고서, 언론 검색을 통해 명단을 확인하고, 각종 언론사 인물DB를 통해 개인정보를 확인하였다
○ ‘취업’의 의미는 삼성그룹의 계열사와 상시적 고용관계를 맺는 경우와 고문자문의 관계를 맺는 경우로 한정하였다.
○ 이들 직접적 취업자는 삼성의 인적네트워크 중 삼성과 가장 강한 결속력을 갖는 범주라 할 수 있다. - 사외이사의 경우에는, 비록 이들이 주요한 의사결정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거나 조언하고 있다고 볼 수는 있으나, ‘직접적 취업자’에서는 제외하고, 아래와 같이 별도의 범주로 분석하였다.
(2) 삼성그룹 계열사의 사외이사 (주2)
주2) 각 계열사의 사업보고서를 통해 명단을 확인하고, 각종 언론사 인물DB를 통해 개인정보를 확인하였다
주3)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전기, 삼성전자, 삼성정밀화학, 삼성종합화학, 삼성중공업,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테크윈, 삼성화재해상보험, 삼성SDI, 에스원, 제일기획, 제일모직, 호텔신라 (총 17개사)
○ 삼성그룹의 계열사 중 사외이사를 선임한 17개 계열사 (주3) 의 전/현직 사외이사(사외감사 포함)를 분석했다.
- 사외이사 역시 회사의 이사(理事)라는 점에서 삼성그룹에 취업한 공직자 수준의 결속력을 갖고 있는 인적 네트워크의 구성원이라 할 수 있으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심의/추천 및 주주총회 의결 등 별도의 선임 절차를 거치며 또한 상근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직접적 취업 공직자와는 다른 차별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삼성그룹에 취업한 고위공직자와는 다른 별도의 범주로 설정하였다. 단 삼성의 국내 인적 네트워크를 분석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외국인 사외이사는 제외하였다.
⑶ 삼성그룹 관련 재단이사 (주4)
○ 삼성의 사회공헌백서에 실려 있는 삼성그룹 관련 6개 재단(주5) 의 전/현직 재단이사(감사 포함)를 분석하였다.
- 엄밀히 말하면 이들 6개 재단은 삼성그룹 ‘소속’ 재단은 아니다. 그러나 재단의 출연금 대부분을 삼성계열사가 부담하였고 동시에 지금도 재단의 가장 큰 후원자는 삼성그룹 계열사이며, 재단의 이사진으로 총수 일가(이건희, 홍라희, 이재용 등)가 참여하며, 이들이 재단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재단의 이사나 감사를 삼성의 인적 네트워크에 포함하여 분석하는 것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주6)
주4) 재단 등기부등본과 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기본 명단을 확인하고, 각종 언론사 인물DB를 통해 개인정보를 확인하였다 . 기준년도는 2005년 6월말 기준이다.
주5) 삼성문화재단, 호암재단, 삼성언론재단, 삼성복지재단, 삼성생명공익재단, 삼성-이건희장학재단. 조사기준은 2005년 7월 1일 현재 기준이었다. 호암재단의 경우 최근 이사가 변경되어 2명의 새로운 인물이 이사가 되었으나 이번 분석대상에서는 제외하였다.
주6) 실제 삼성은 그룹대표 홈페이지의 사회공헌조직소개란(http://www.samsung.co.kr/)이나 여타 홍보자료(대표적으로 『삼성60년사』)에서 ‘삼성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할 때 위의 재단들의 활동을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이 보고서에는 위 재단들을 ‘삼성그룹 관련 재단’이라고 일관되게 표기하기로 한다.
⑷ 삼성출신 고위공직자, 법조인, 정치인, 주요 경제/경영학회 임원(주7)
○ 삼성가(家) 출신이거나 삼성그룹(중앙일보 포함)(주8)내 주요 계열사의 경영진 중 고위공직자, 법조인, 정치인, 학계(주요 경제/경영학회 이사 등 임원) (주9)로 진출한 인사를 분석하였다.
- 이 범주는 앞서 언급한 삼성의 인적 네트워크와는 성격이 다르다. 즉 앞서 언급한 범주는 정(政)/관(官)/법조/학계의 삼성의 외부인사들이 삼성과 네트워크를 맺는 반면, 이는 삼성의 내부인사들이 정(政)/관(官)/법조/학계와 네트워크를 맺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역시 삼성의 인적 네트워크이다.
주7) 국정감사제출자료, 삼성계열사 사업보고서, 신문검색을 통해 명단을 확인하고, 각종 언론사 인물DB를 통해 개인정보를 확인하였다
주8) 중앙일보는 1999년 4월 삼성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일보 출신 인사들을 삼성의 인적 네트워크에 포함시킨 이유는 여기에 언급된 이들은 삼성으로부터 계열분리되기 전 중앙일보의 기자나 주요 간부를 역임했으며 이들이 삼성그룹과 정, 관, 법조, 학계 영역의 가교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국정원 도청 자료에 따르면, 중앙일보 출신 정치인이 정치권에 자금을 전달하였으며 대선 후보 캠프에 들어가 정책조언을 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9) 유독 여러 학회 중 경제경영학회로 한정한 것은, 정부의 일반적인 경제정책 또는 재벌정책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삼성그룹에 특수한 정책현안들(예컨대, 생보사 상장문제, 삼성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 문제 등) 대부분이 이들 경제경영학회의 정책심포지엄 주제로 다루어지거나 또는 주요 회원연구자들의 연구 주제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분석 대상에 포함된 주요 경제경영학회는 한국경제학회, 한국경영학회, 한국회계학회, 한국금융학회, 한국산업조직학회, 한국보험학회 등 6개를 말한다.
3. 삼성 인적 네트워크의 기능
○ 삼성의 인적 네트워크는 일반적으로 다음의 3가지 기능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 첫째, 삼성그룹의 이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정책 사안에 대한 로비스트의 기능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삼성그룹의 자동차산업 진출 결정, 생보사 상장방안 논의, 금융산업구조개선에관한법률 개정 논의 등을 들 수 있다. 이는 정책 결정자와 집행자에게 삼성그룹의 입장을 설명하고 전달하여 삼성그룹에 우호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 둘째, 위기 시, 특히 불법행위 혐의와 관련된 법률적 위험(legal risk)에 대한 ‘방패막이’의 역할을 하는 기능이 있다. 이재용씨 승계과정에서 나타난 각종 배임혐의 고발·소송 사건, 삼성에버랜드 → 삼성생명 → 삼성전자로 이어지지는 그룹의 핵심 지배구조 연결고리에서 야기된 최근 금융법 위반 혐의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삼성이 전직 감독기구 출신 인사나 전직 판검사의 영입을 선호하는 것은 그들에게 이러한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 셋째, 일상생활의 영역에서 삼성의 이해관계와 가치를 사회 전체의 바람직한 모델 내지 유일한 모델로 포장하고 이를 대변하는 기능이 있다. 이른바 ‘강소국론’, ‘국민소득 2만불론’, ‘위기경영론’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언론인 네트워크나 학계 네트워크의 경우, 현안의 해결을 위한 직접적 통로로 이용되는 관료계나 법조계의 인적 네크워크와 달리, 삼성그룹에 우호적인 사회적 담론을 조성하는 통로로 동원되고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이 경영 영역을 넘어 한국사회의 이데올로기적 지배장치까지 장악하기 시작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 한편, 이상의 3가지 기능이 실제로 발현되는 과정을 추적하기 위해서는 인적 네트워크에 속한 사람의 전직(前職)만이 아니라 출신 지역이나 학력과 같은 요소도 중요하다. 정보의 소통과 정책의 결정이 공식적인 라인만이 아니라, 비공식적인 ‘이너 써클’을 통해 이루어지는 현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 물론 이 보고서가 이러한 ‘이너 써클’의 실체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 실체가 드러난다면, 이는 상당부분 불법 혐의와 연루되거나 또는 정치적으로 큰 물의를 빚을 것이다.)
- 그러나 주요한 정책이 입안되고 결정되며 집행되는 요직(이른바 ‘파워엘리트’ 그룹)과 삼성그룹의 인적 네트워크를 분석하여 그 두 집단간의 출신 지역이나 학력 분포의 유사성이 밝혀진다면 두 집단간의 비공식적인 연결고리가 많을 것이며, 이것이 로비의 성공 가능성을 좌우한다고 추론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다.
결국 이 보고서에서는 한국 사회의 파워엘리트와 삼성 인적네트워크의 출신지역이나 학력에 대한 비교 분석을 통해 이를 간접적으로 추론하기로 하였다.
삼성특검이 한창인데 삼성 홈페이지에는 원숭이 소식뿐이다. 대략난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