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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나잇 스탠드 - 6

박성욱 |2008.01.16 08:06
조회 106 |추천 0
*원 나잇 스탠드 - 6












-이 세상은 나에게-












"여보세요?"


"저기 여보세요??"




뚝...




그냥 그렇게 전화를 끊어버렸다.

아무말도 할 수 없었기에..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 건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게 있다면

나 잘하면 구속 될지도 모른다는 거..-_-



꾸욱 쥐고 있는 핸드폰이 울린다.

아무생각 없이 핸드폰을 귀에 갖다대었다.



"저,저기..전화 왜 끊으십니까?아가씨는 정말 무사한 겁니까?!!"



그 사람 핸드폰에 나의 번호가 떴다는 사실 조차 망각하고 있었다.-_-

난 전화를 다시 끊어버리고는 밧데리까지 빼버렸다.



아,아가씨라니..

그 부담스럽게 생긴 계집이 아가씨라니..

좀 사는 집안 여자애라곤 짐작했지만 이건 상상이상 인것 같다.




난 무슨 생각에선지 화장실을 잽싸게 빠져나와서는 진희누나에게 달려갔다.

날 발견한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 궁시렁 대기 시작한다.



"아니 너 도대체 화장실에서 뭘 하다 온 거야??네 손님 화내면서 갔잖아!"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나 콩밥 먹을지도 모른단 말이다!!-_-;;

난 엄청 심각한 표정을 짓고는 말했다.

아니 실제로도 정말 심각하다.




"누나."


"왜?"


"나 지금 나가봐야 겠다."



그러자 진희누나는 기가막힌다는 표정을 짓는다.



"뭔 소리야?"


"내 친구가 죽었대.."


"..............."



순간 그녀와 나를 감싸고 도는 침묵.

정말 거짓말은 나의 일상이 되어버린 듯 하다.




"사장님 오면 그렇게 말해줘.나 며칠은 쉬어야 될 거 같애."


"으,응.."


"짤려도 어쩔 수 없어.누나 그럼 부탁 좀 할께."



날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연민으로 가득하다.



"재식아."


"응?"


"이런 말.지금 너에게 들리지도 않겠지만..힘내."





난 그런 그녀를 향해 힘없이 웃어주고는 성급히 가게를 빠져나왔다.









모든게 복잡하게 엉켜버렸지만 차근 차근 풀어나가야 했다.

그 실장인가 뭔가 하는 사람에게 나의 입장을 아무리 설명을 해봤자 소용 없을듯 싶었고..

자.생각을 해보자.


"제가 그 애랑 같이 술을 마셨는데요.

많이 피곤해 하는 거 같아서 모텔에 데려다 주고 나왔는데

걔 지갑이 제 호주머니에 들어가 있더라구요?^-^;"



라고 말하면..

그 사람은 과연 나의 말을 믿어 줄 것 같은가?-_-;

내가 봐도 헛소리처럼 들리는데 그 실장이 듣기엔 오죽하겠는가?





일단 쥐푸라기도 잡는 심정으로 그 모텔을 찾아갔다.

카운터 안에 있는 주인에게 물었다.



"저기 아저씨."



어제 그 아저씨와 다시 눈이 마주친다.

그 아저씨는 나의 얼굴을 기억하는듯한 눈치다.



"아.어제 그 청년이로구만."


"어떻게 절 기억하시네요?"


"물론이지."


"저기 어제 저랑 같이 온 여자애 있죠."


"아.안그래도 나도 그 얘기 할려고 했는데.."


"........."


"그 여자랑 아는 사이 아닌가?"


"아는 사이 아니예요.전혀 몰라요.-_-"


"그런가?뭐 아무튼 그 여자애 돈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거 같은데

자네가 그렇게 가버리면 안되지~!"



지갑이 사라졌으면 당연히 내가 가져갔다고 의심할텐데..

저 아저씨 말하는 걸로 보니 아직 경찰에 신고 하지는 않은거 같은데..

정말 천만 다행이다.



"지,지금 어디있죠?"


"어디있냐니..여기 들어올때 못봤는가?

아까부터 모텔 입구 근처에서 서성거리고 있던데?"



난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재빨리 모텔을 빠져나왔고

모텔 근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일이 꼬여도 이렇게 꼬일 거라는 생각하지 않았다.

솔직히 지금 내가 이렇게 서두르는 것도 그녀를 향한 미안함도 작용했겠지만..

무엇보다 이 젊은 나이에;;콩밥 먹을 수는 없는 일..-_-

이런 나를 이기적이라고 말할텐가?




좋다.그렇다면 이 세상은 나에게 해준 것이 뭐가 있는가?

어린 나에게 따뜻한 눈길 한번,손 한번 내밀어 준 적이 있는가?

그렇게 성장하면서 커온 나에겐 남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 따윈 없다.

지금껏 그렇게 살아왔는데 이제와서 착한척,남을 위하는척 그렇게 살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남들의 시선 따위 신경쓰지 않는다.

여자 밝히는 새끼,여자 등쳐먹는 새끼,여자 가지고 노는 새끼 라고 불리워도 좋다.

내 자신만 다치지 않고 잘 살아가면 끝인 거다.






그녀를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였다.

그녀는 주인 아저씨 얘기대로 모텔 왼쪽 편 주차장 앞에서 쪼그려 앉아 있었으니까.














-나 버리지마-












나의 시선에 그녀의 모습이 비춰지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난 벼랑끝에 매달렸다 살아난 셈이다.

만약 그녀가 경찰서에 신고해버렸다면 유괴범이란-_-;누명에선 벗어날 수 있겠지만

지갑 사건으로 보아 도둑놈의 누명에선 벗어나기 힘들 듯 싶다.

어찌됐던간에 선애를 찾았으니까 지갑 돌려주고 집으로 돌려보내면..모두 끝인거다.



선애는 쪼그린채 졸고 있는 것일까?

난 조심스레 발걸음 옮기기 시작했고 정확히 선애 앞에 멈춰서서는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12월 한 겨울..그 춥고 쌀쌀한 길거리에서 얼마나 그렇게 있었던 것일까?

짖꿎은 어린아이들의 장난에 아무 반항도 할 수 없는 새끼 강아지처럼 온 몸을 떨고 있었다.

지금 그녀를 향해 느껴지는 이 측은한 기분..왠지 싫다.

다른 사람이 날 그렇게 보는 것은 더 싫다.

선애는 아무미동도 없는 걸 보니 내가 옆에 서 있는 사실 조차 모르나보다.

난 나즈막이 중얼거렸다.



"뭐하니?"



여전히 아무미동도 없는 그녀.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안추워??"



마침내 나의 목소리가 그녀에게 전달된 것일까?

선애는 천천히 고개를 들기 시작하더니 날 올려다 본다.

그런 선애의 얼굴에서 내가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희미한 눈동자,웃고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희미한 미소..

선애의 그 미소는 너무나 싸늘하고 차가워서 나의 온몸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날 그렇게 한참을 올려다보던 선애는 마침내 입을 열었다.

그녀의 그 말은 정말 생각치도 못한 얘기였던지라 날 놀래키기에 충분했다.





"나..배고파."






주먹이나 발이 먼저 날라와.."야이 도둑놈아!"하고 소리칠줄 알았는데.

뜻밖의 대답에 난 무척 당혹스러웠다.

선애는 나의 바지자락을 흔들면서 똑같은 소릴 내뱉고 있었다.



"나 배고파."



내가 자신의 지갑을 가져갔다는 사실을 분명 알고 있을텐데...

왜 그부분에 대해선 아무 얘기도 없는 것일까?

혹시 바보는 아닌걸까?-_-;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선애의 언성이 높아진다.



"나 배고프다니까!!"



난 깜짝 놀라며 대답했다.



"으,응.그래?"


"나 일으켜죠."



-_-



선애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선애는 그런 나를 멍하니 바라만 볼 뿐.



"일으켜 달라며?내 손 잡아야지."


"니가 알아서 일으켜 죠."


"하하.."


"싫어?"


"아니-_-;"



난 그녀의 어깨를 잡고는 있는 힘껏 일으켜 세웠다.

선애는 일어나자마자 인상을 찌푸렸고 재빨리 무릅쪽에 손을 가져갔다.

오랫동안 앉아있어서 다리가 많이 저렸나보다.



"괜찮냐?"



나의 그 질문에 피식 웃음을 터트리는 그녀.

실실 쪼개는 걸 보니 견딜만 한가보다.-_-



"일단 밥 먹으러 가자."


"............."


"뭐해?배고프대매?"


"............."



난 그녀의 침묵이 너무나 두렵다.-_-;

과연 또 무슨 말을 할려고 저러는 것일까?



"다리 아퍼."



난 관심없다는 듯 무성의 하게 중얼거렸다.



"근데?"


"업어줘."



그래.침묵할때 알아봤다.-_-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한다.어서 따라오기나 해."



난 그렇게 딱 잘라 말하고는 선애를 돌아섰다.

지갑때문에 미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고의가 아니였잖은가?

그러니까 내가 그렇게까지 해야 할 필요는 절대 없는 거다.

뒤에서 선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안 업어주면 안가."


"............."



난 한 번 아니면 끝까지 아닌 새끼다.



"가기 싫음 말던지.나 혼자 먹으러 갈테니까.."



그렇게 말하고는 보라는 듯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한 200m를 걸었을까?

진짜 단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있는 선애에게 다시 돌아갔다.-_-;;;;



"아.진짜 안갈꺼야?!"


"업어줘."



아까도 말했지만 난 한 번 아니면 끝까지 아닌 새끼다.



"시끄러.헛소리 하지말고 어서 따라오기나 해."


"업어줘."



-_-




앞으로도 계속 말하겠지만 난 한 번 아니면 끝까지....



"너 경찰에 신고할꺼야.도둑놈이라고.."


"업혀^-^;"



그래.나 비겁한 새끼다..어쩔래?-_-;



등을 보이자 잽싸게 올라타는 그녀.

여자를 수 없이 업어본 나의 늑대적 감각으로 짐작해보건데..



"너 몸무게 53.7kg 맞지?"


"경찰에 신고.."


"미안..;"



그렇게 선애를 등에 업고는 혼자 씩씩 거리기 시작했다.

잠시나마 그녀를 불쌍하다고 생각한 내가 병신이다-_-;



그녀를 업는거 까진 좋았다.

하지만 밥을 먹기 위해선 시내를 필수적으로 지나쳐야 했는데..

우리를 향하는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버텨내기란 보통 철판이 아니고서야 힘든 것이였다..;



어느 분식 집을 지나치며 물었다.



"저기 가서 먹을까?"


"아니."



어느 삼겹살 가게를 지나치며 물었다.



"삼겹살 먹을래?"


"아니."



치킨 가게를 지나치며 물었다.



"치킨?"


"아니."



만두 가게를 지나치며 물었다.



"만두?"


"아니."




중화요리 집을 지나치며 물었다.



"짜장면?"


"아니."


"대충 좀 쳐 먹지?"


"경찰에.."


"미안..;"




이건 아주 악마였다;

사람을 갖고 놀아본 경험이 없고서야 이렇게 고수일리가 없다..





그렇게 얼마나 돌아다녔을까..

이젠 사람들의 시선 따위 아무렇지도 않다;

우릴 보며 손가락질을 하며 쳐웃든; 신경쓰지 않는다.

제발 아무데나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숨까지 헐떡이며 걷고 있으니 뒤에서 선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땀냄새.."




이 빌어먹을 년이...진짜?

지금 누구 때문에 이런 고생을 하고 있는데..




선애의 목소리는 다시 들려온다.




"힘들지?"


"응."




자존심 같아서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나의 몸은 이미 상당히 지쳐있었기에 편의를 위해서는 타협을 할 수 밖에 없었다.-_-;




"그래.이제 됐어."


".............."


"나 이제 내려줘도 돼.대신.."



대신..?



"다시는 그러지마?"


"무,무슨 말?"


"다시는 나 버리지마.알았지?"


"................"



웃기네;내가 널 버리고 말고 할게 어딨냐;;



"알았지?"


".............."


"나 안내릴래;"


"아,알았어!!알았다고!!"



그런 나의 다급한 외침이 먹혔던 것일까?

그때서야 나의 등에서 내려오는 그녀..

허리가 휘어지는 것만 같다..

이거 혹시 남자 구실 못하는 거 아냐??-_-;




그렇게 한손으로 허리를 어루어 만지고 있는데 내 옆에 서 있던 선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 그냥 너희 집에서 밥 먹을래."







Written by Lovep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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