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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뚱뚱한 여자와 한달을 만났다.

박소연 |2008.01.17 14:58
조회 1,411 |추천 10


 [네이버에서 퍼온 글인데 ,, 완전 맘 아픔. ㅠㅠ ]

 

12월 한달간 만나자는 다소 생뚱맞은 의견을
별 생각 없이 받아들이고,며칠만에 바로 후회.
그렇지만 한 번 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일념하에
참으며 한달이 지났다.

결론은 그다지 유쾌한 시간들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앞으론 정말 뚱뚱한 여자는 만나지 않을거다.
나이가 9살 많은건 중요하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연애할 것도 아니었고,
결혼생각은 물론 전혀~~ 없었으니까....

그녀는 너무 뚱뚱했다.
통통한 정도가 아니라...
160이 될까말까한키에,
드래곤볼에 나오는 마인부우가 떠오를정도로
심하게 뚱뚱한 사람이었다.
만나기로 하고
30미터 밖에서 희미한 윤곽만 봐도
수많은 인파속에서도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내 어깨...나름대로 운동으로 다져놔서,
105사이즈의 옷을 입어도
어깨만은 꽉 껴서 답답한 지경인데,
이런 나와 어깨  사이즈가 비슷했다.


같이 길거리 다니면서,아는 사람 만날까봐 염려했다.
주변사람 누구에게도 자랑하지 못했다.
우연히 놀러갔던 장소에서 절친한 형을 만난 적이 있다.
      
모른체했다.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외면했다.
원래 그런 자리에선 모르는 두 사람을 서로 소개시켜야 하는 거지만
       난 그럴 수 없었다.
나중에 혼자 조용히 찾아가서 반갑게 인사하고 왔다.

같이 극장에 가든, 공연을 보러가든, 어딜 가든
주변의 커플들 여자들을 관찰하게 되었다.
못생긴 여자, 이쁜여자, 기타등등 다양한 여자들이 있지만
내 옆에 있는 사람처럼 뚱뚱한 여자는 없었다.

남자라면,(각별하게 지내기로 한 사이라면) 옆에 있는 여자어깨를
감싸안아보고 싶은 기분이 들 수도 있는거고
더군다나 난 스킨십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내 어깨와 비슷한 두께의 그 여자분의 어깨에는
손을 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폰카와 디카로 수많은 경치와 풍경을 찍으면서도
같이 사진찍겠다는 생각은 절대 할 수 없었다.

생김새는 죄가 아니다.
생긴걸로 사람을 욕할 수는 없는거다. 그렇게 태어난걸 어떡하랴.
내가 그만큼 잘난 인간도 결코 아니기에 더더욱 그렇지만,
뚱뚱한건 자기하기 나름이다.
얼굴처럼 들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살아가며 자기 관리의 지표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민감한 것이다.

나중엔 무슨 이야기를 해도 다 뚱뚱한 것과 연관짓게 되었다.

밥을 많이 먹는다 하면, '그러니까 그렇게 살이 찌지.'
술 많이 먹는다 하면 '그게 다 술살이었구나'
밥을 많이 못 먹는다 하면 '그럼 저 살들이 대체 어디서 온걸까?'
귀찮다 하면 '그렇게 게으르니까 살이 찌지.'
활발하고 잘움직인다하면 '그렇게 움직이는데 왜 살이 찔까?'
결혼 이야기를 할때마다 '몸매관리 지금처럼 하면 안될텐데.....'
지나간 연애 이야기를 하면
'과연 전에 만나던 남자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었을까??'

옷을 사입는다 하면 '대체 어느정도의 사이즈라야 맞을까?'
내년에 살뺄거라는 이야기하면 '30년이 넘도록 못 뺀 살을, 1년만에 뺄 수 있을까?'


12월 막바지가 되어서야 절친한 한 사람한테 털어놓았다.
-"&&누님 아시죠.  만약그 분이 너무 뚱뚱해서 싫다면
제가 너무 눈이 높은걸까요?"
"아니죠. 당연한거에요. 누구라도 다 그럴텐데..."
-"제가 사실 &&씨랑 좀 만났었어요.  요새 같이 다니는 거 보셨죠?"
"아... **씨 정말 그러셨던거에요? 어쩐지.. 그런데 왜 그러셨어요."
-"12월 한달간 만나보자고 하길래.
.그냥 저한테 호감을 보여서 친하게 지낼 수 있을거 같았는데,
지금은 후회뿐이네요."
"이런말하긴 좀 그런데.........
솔직히 같이 다니면서 챙피하진 않았어요?"
-"사실 그것때문에 나름대로 스트레스도 받고 했죠 뭐.."
"나이차도 많고... 사람도 그렇고...
아니 도대체 **씨가 무슨 문제가 있다고, &&님을 만나고 다녀요."

오래전부터 친하게 지낸 다른 누나에게도 넌지시 이야기해봤다.
-"내가 요새 잠깐 만나는 사람이 있었어."
"누구였는데? 괜찮은 사람이었어?"
-"뚱뚱했어."
"너 미쳤니?"
-"........."
"왜 뚱뚱한애들을 만나고 다녀."
-"난 원래 나 좋다는 사람 거절 잘 못하잖니."
"웃긴다 너..야.바보같이 굴지 말고,
 제발 좀 너한테 어울리는 그런 애 좀 만나."
(나보다 9살이나 많았다고 했다간,
욕이 바가지로 쏟아질 태세여서 그 말은 안했다.)

난 아무리 불만족스러웠어도, 한때의 인연이나마 있으니 자연스레.....
충격 주지 않고 멀어지고 싶었다.
가랑비에 옷 젖듯...
그렇지만, 그녀는 끝까지 전화통화로
이것저것 따지고, 수많은 명제를 들먹이여..
결국 서로 기분만 망쳐놓았다.
그래도 언젠가 훗날 아무렇지 않게 만나 식사나 한 끼 하게 될 사이로 남을 줄 알았는데,
그렇게 어줍잖게 서로간에 정의내리고 따지려 함으로써 완전 남남이 되어버렸다.
생각해보니, 오히려 참 잘된 일이다.  다시 생각해도 다시 만나고 싶지는 않다.

이번 기회에 생각을 통째로 바꾸고 난 더욱 성숙해졌다.
이상형으로 삼던 거.. 글래머? 두꺼운 허벅지? 배구선수 스타일?

 

다 필요 없다.

무조건 날씬하기만 하면 고맙다.
통통한것에도 나름 관대하다 생각하지만
뚱뚱은 정말 도저히 호감을 가질 수 없다.

 

항상 입버릇처럼 이야기하던 ....
[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이게 얼마나 부질없는 소리인가. 현실은 다르다. 겪어보고서야 알았다.
최소한 사람은 봐가면서 만나자.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나한테 호감을갖고 접근했던 여자분들은
날씬한 사람이 없었다. 어찌된 일인지 몰라도.......

 

 

 [ -_ - ...... 할말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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