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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림]

박주희 |2008.01.20 22:31
조회 31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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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책꽂이 함에 넣어 놓고


두고 두고 한편씩 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첫 편을 읽고서 무엇엔가 감전 된 듯한 기분이 들어


나도 모르게 후다닥 읽고 말았습니다.


 


약 20여 년 전에 내게도 그런 사랑이 있었다고...


기억해 내고는 웃었습니다.


그 옛날을 떠올리고 보니 지금은


스스로가 황폐한 사막에 서 있는 기분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책의 앞면 겉표지에 써있듯이


"뜨거운 가슴을 잃어버린"


저를 위해 이 책이 존재하는 지도 모르겠단


저만을 위한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기야 하겠습니까마는...


 


책 제목이 내용을 읽기도 전에 신선함으로 느껴졌어요.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나


낯선 이들을 알아가던 그 느낌...


이것이 사랑이고 그에 따라 오던 그 느낌,

 

"떨림"이 아니였을까 합니다.


 


무엇이 급해 사는데만 몰두하고 


황폐함 만을 간직한 체


성숙한 어른이 되어 가는 척 그렇게 살고 있는지...


 


책을 읽으며 흘러 흘러 가슴 저편에 묻혀 버린 친구들 얼굴과


세월의 먼지에 싸여 있는 아름다운 기억을


헝겊으로 깨끗이 문질러 봅니다.


 


곧 봄이 올 것만 같습니다.


 


덧붙여 역시 시인들의 사랑 이야기이어서 그런지


단어 하나하나가 참 아름답다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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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쪽 사랑은 어떤 것을 이기는가  중 (천양희)


 


네 잎 클로버(clover)에 러브(love)가 들어 있어


행운, 행복이란 뜻을 가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에


나는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는 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다.


작은 풀에도 사랑이 들어 있는데 정작 사랑에 가난한 것은


사람이 아닐까 되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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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쪽 카프카를 읽던 시절, 그녀를 앓던 시절 중 (장석주)


 


어느 날 '새'가 내 가슴 속으로 날아들었다.


나는 지금도 그렇게 밖에 말하지 못한다.


그것은 운명이었다.


'새'는 스물 한 살이고, 나는 스물일곱 살이었다.


'새'는 눈부시게 피어나는 꽃이었다.


나는 그 앞에서 이미 너무 늙은 듯싶었다.


나는 그 사랑 때문에 괴로웠다.


사랑은 정본이지만 불륜은 복사본이다.


사랑은 종신형이지만 불륜은 벌금형이다.


사랑은 심해를 달리는 고래의 붉은 눈이지만


불륜은 새장 속에 갇힌 문조의 맑은 눈이다.


시작은 알 수 있으나 끝은 알 수 없는 미궁이 사랑이라면,


불륜은 끝이 보이는 시작이다.


그러나 나는 그 사랑을 위해서라면 끝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의 극단에는 늘 죽음이 눈을 뜨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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