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의 친구 하나는 늘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비록 마음껏 쉬지도 못하고 놀 수도
없지만 대학에만 들어가면 실컷 놀러다닐 거
야."
대학에 입학한 뒤 친구는 또다시 이렇게 말
했다.
"요즘은 취업난이 심각하니 살아 남기 위해
서는 좋은 학점을 따두어야 해. 나중에 좋은
직장에 들어가서 돈을 좀 벌면 그때 가서 즐
기면 되지 뭐."
하지만 그는 직장을 구한 뒤에야 비로소 자
신이 꿈꿔온 날들이 영영 오지 못하리라는 사
실을 깨달았다. 그는 여전히 결혼 자금을 준
비하고, 집을 사고, 자동차를 사기위해 돈을
버느라고 마음 편히 쉴 시간을 내지 못했다.
어쩌면 그는 정년퇴직을 앞둔 시점이나 심지
어는 임종을 눈앞에 두고서야 후회할지 모른
다. 그는 평생을 앞만 보고 살아오느라고 한
순간도 마음 편히 살아본 적이 없다.
사회 전반에 현재를 기피하는 풍조가 고질병
처럼 만연해 있다. 현 사회가 우리로 하여금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도록 강요하고 있
다. 하지만 먼 미래의 그날이 눈앞에 다가왔
을 때, 미래는 또다시 현재가 되는 것이다. 그
리고 우리는 또다시 그 현실을 발판으로 미래
를 준비해야 한다.
행복은 멀기만 하고 아무런 기약도 없다. 게
다가 우리는 어느 날 문득 과거에 대한 회한
에 빠져들게 될지도 모른다.
이처럼 인생의 많은 시간을 잃어버리는 이유
는 미래에 대한 지나친 기대와 과거에 대한
향수 때문이다. 과거는 유효기간이 지난 휴지
조각에 지나지 않으며 미래는 아직 발행되지
않은 어음일 뿐이다.
언제나 사용 가능한 현금적 가치를 지닌 것
은 오직 현재, 바로 지금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