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어째 발랄하게 잘논다 싶었습니다.
술을 마시면 몸도 마음도 단속이 안된다며,
술을 보신탕 보듯 하던 그녀가 오늘은 친구들 틈에 섞여 홀짝홀짝 술도 한잔하고
눈꺼풀이 감길듯 말듯 한 상태로 노래방까지 따라 나섰죠.
그런데 아니다 다를까
예약하는 곡들 이란게 한결같이 나 슬퍼죽겠소 하는 것들.
친구는 말달리자를 부르는데 그 뒤에 이소라의 블루스타이를 잇겠다니,
'허' 이거 너무한거죠.
저 노래를 끝까지 들어야 하나?
저거저거 저러다 또 울고 말지.
이래저래 눈치만 살피던 친구들 결국 가장 과격한 친구 하나가
노래방 기계를 확 멈춰버립니다.
- 야, 야, 그만 좀 해. 너는 무슨 청승이 끝을 모르냐?
도대체 언제까지 이럴꺼야?
- 알았어. 그만할께.
뭐 그렇게 넘아갔다면 좋았을텐데.. 그녀는 그만 버럭 화를 내고 맙니다.
- 왜 이래? 내가 노래 부르고 있는 거 안보여?
그녀의 느닷없는 신경질에 분위기는 싸늘하게 얼어붓고
그러자 다른 친구 하나가 나서서 그 순간을 넘기려고 애를 쓰죠.
- 아이, 왜 화를 내고 그래.
야, 얘는 니가 그 노래 부르다가 울까봐.
- 걱정되서 그러는 거잖아. 자자, 그러지 말고 다른 노래 부르자.
친구의 말이 그렇게 서러운 것도 아니었을텐데..
그녀 갑자기 눈물 한방울이 또르륵 흐르더니 아예 참으려고 애도 쓰지 않은 채 눈물을 줄줄.
친구들은 일제히 침묵.
노래방안은 그녀의 훌쩍거리는 소리와
옆방에서 왠 남자가 내지르는 괴성같은 노래 소리만 간간히 들린 뿐.
한 5분쯤 지났을까? 그녀 울음을 멈추더니,
'헤헤' 웃기까지 하며 말을 꺼냅니다.
- 그래도 이게 아니야.
나 처음엔 울지도 못했잖아. 울다가 못멈춰서 죽을까봐.
후, 근데 지금은 막 울잖아. 이젠 진짜 괜찮은 거 같아.
sorry. 오늘은 다 울었다. 이젠 놀자.
눈에는 눈물이 매달린 채 그녀가 악을 쓰며 노래를 부릅니다.
'난 괜찮아. 난 괜찮아. 그대 사랑같은 건 필요치 않아. 난 괜찮아..'
지금 그녀의 마음은 블루스카이 이겠죠.
지금의 '난 괜찮아'는 그저 악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정말로 괜찮아지겠죠.
언제일지 모를 그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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