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고 물 건너' 남미여행 (07.12.17~08.1.10)
12/17 : 잉카로 가는 길
[3:55pm]
지금은 리마행 기내 안. 휴스턴에서 숨고르기를 한 후 비장한(?)
마음으로 기내에 탔다. 잠시 후면 남미 대륙으로의 출발이다.
어제는 동영상 만든답시고 밤을 꼬박 샜더니 휴스턴까지 오는
비행기에서 완전 기절해 있었다. 다행히 1~2시간 자고 나니 말똥
말똥하다. 내게 있어 남미는 또 하나의 미지의 세계. 그 곳으로
향하는 지금, 나는 기대감, 설레임으로 이미 충만하다.
그러나 두려움과 걱정이 앞선다. 막상 여행을 결정하고 비행기
티켓까지 일찌감치 사두었건만 준비된 것은 별로 없다. 당장
리마에 떨어지면 머물 숙소조차 예약하지 않아 첫 날은 공항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생겼다. 과연 우리가 가고자 하는 곳을 다 가 볼
수 있을까. 여전히 무언가 잘 짜여진 계획표를 갖고 싶다.
하지만 이번 여행만큼은 자유롭게 보내보자. 몸 가는대로, 마음
가는대로 머물며 한껏 즐겨보자. 떠나기 전 미처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 다음 학기와 내년을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여전히
마음을 괴롭힌다. 좀 신경이 쓰이기는 한다. 하지만, 그걸 다
신경쓰면 언제 이런 여행을 할 수 있으랴.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어린아이처럼 마음편히 즐겨볼란다. 정열의 남미, 라틴 아메리카의
뜨거운 태양을 한껏 느껴보고 싶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우리를 기다릴 것이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고생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여행의 일부분,
여행의 진정한 묘미일 수 있다. 가다보면 좋은 사람, 안 좋은 사람
모두 만날 것이고 즐거운 날, 피곤한 날, 아픈 날, 기분나쁜 날들이
찾아올 것이다. 그럴 때마다 넉넉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즐기도록
하자. 여행으로 바라는 것은 멋있는 사진보다도, 한층 성장한
나 자신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이제,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출발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