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스물에 자기가 하고 싶었던 모든 일들이 다 이루어졌다고 느낀다면, 그 이후의 삶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섹시한 여자가 고작 나이가 스물일 때, 이제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은 사생활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사생활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일상을 발견할 때, 한때 소박하고 헌신적으로 자신을 돌봐주던 가족들도 자기한테 바라는 건 돈뿐이라고 생각할 때, 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누구와 얘기할 수 있을까.
또래의 자기만큼 유명한 여자친구들? 하지만 브리트니 스피어스는 패리스 힐튼과는 달리 가난한 시골동네 출신이다.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힐튼이 브리트니의 불안함을 이해하는 것은 어려웠을 게다. 그래서 둘의 사이가 나빠졌다는 얘기는 별로 놀랍지 않다. 힐튼은 정말 자기 멋대로 살고 있고 그에 대한 죄책감도 없지만, 브리트니는 끊임없이 대중이 원하는 자기에 대한 이중명령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살아왔다.
그녀는 14세 때 순결서약식을 한 순진한 여자애이자,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여자이다. 브리트니가 너무 성적으로 보이는 것을 우려한 어른들은 브리트니를 끌고 와서 순결서약식을 시키고 난 다음에야 그녀에게 성적인 표현을 허락했다. 이런 기괴한 요구에 평생 부응하면서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순결서약식은 쇼였다고 밝혀졌다. 하지만 비난을 받은 것은 이런 기괴한 요구를 한 사람들이 아니라 브리트니 스피어스였다. 브리트니는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브리트니 스피어스 재단을 설립한 자선가였다가, 최근 들어 아무도 못말리는 쇼핑광이 되었다. 브리트니가 지나치게 돈을 많이 번다고 생각되자 그 천문학적인 액수가 자신들이 노력해서 버는 돈을 너무 초라하게 만든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브리트니가 충분히 돈을 기부하지 않는다며 불평하기 시작했다.
억압된 욕구가 쇼핑으로 분출되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그녀가 도둑이라도 되는 것처럼 비난을 퍼부었다. 사실 문제는 노력에 비했다고 해도 결과가 너무 대단하다는 데 있다. 투자와 운에 의해 삶이 좌우되는 시대에, 행운아들은 대게 저주받는다. 사람들의 저주어린 시기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들의 굶주린 욕망을 끝없이 채워줘야 한다. 욕망하는 자가 아니라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이렇게 주권이 전도되는 일이다. 그녀는 말 그대로 ‘공공의 장난감’이었다.
그리고 파파라치의 괴롭힘과 대중의 이중적 요구에 진절머리가 난 그녀가 가장 원하는 것은 아마 자신이 10살 때 고향마을 켄트우드에 버리고 온 것, 다름 아닌 사생활이었다. 자기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브리트니가 선택한 것은 결혼이 여자의 인생의 무덤이라는 세상의 상식과는 달리 아이러니하게도, 아니 필연적이게도 결혼이었다. 아마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브리트니 스피어스도 자신을 그냥 있는 그대로 이해해주고 평생 변하지 않을 누군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결혼하고 애를 낳아 기르며 살아볼까?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식의 삶에 대한 상상력을 할 수 없을 때, 우리는 익숙한 궤도의 유혹에 쉽게 빠진다. 게다가 인생의 진정한 행복은 성공도 명예도 아닌 역시 가족에 있다는 거짓말은 우리는 수없이 들어오지 않았던가. 가족 내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폭력과 갈등, 불행들에 대한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가족이 제공한다고 가정된 변치 않는 애정과 헌신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런 가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은 특별히 운이 좋거나 혹은 성품이 훌륭해서가 아니다. 그런 가족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조건에 있고, 그 조건을 실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가족을 위한 시간을 충분히 내고 노력할 수 있는 의지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정상가족 스위트홈의 신화는 제대로 된 가족을 만드는데 필요한 조건과 능력과 의지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가족 안에서 생긴 불행에 대해 다른 어떤 것보다도 크게 상심하고 배신감을 느낀다. 아마, 브리트니 스피어스도 그랬을 것이다. 그녀는 아마 진심으로 남편과 아이를 사랑했을지도 모르지만,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자기 삶을 또다시 내던져야 하는 함정에 스스로 빠졌다. 그녀는 살찌고, 쇼핑과 약에 중독되었고, 엄마자격이 없고, 정서적으로 극도로 불안정한 모습으로 2007년의 가장 커다란 가십이 되었다. 그리고 미디어는 그런 그녀를 소비하며 자신의 배를 채우기에 바빴다. 결국 미디어와 미디어가 사랑하는 대중들이 잃은 것은 없다. 언제든지 예쁘고 귀여운 여자애들은 넘쳐나니까.
출처: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