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 드라마 / 137분 / 감독: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
2006년 제19회 유럽영화상 유러피안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2006년 제25회 벤쿠버영화제 국제영화인기상
2006년 제32회 LA 비평가협회상 외국어영화상
2006년 제50회 런던국제영화상 Stayajit Ray 상
2007년 제72회 뉴욕비평가협회상 최우수 외국영화상
2007년 제79회 미국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 영화상
통일 전 동독을 무대로, 냉정한 비밀경찰 '비즐러'가 동독 최고의 극작가 '드라이만'과 인기 여배우 '크리스타' 부부를 감시하게 되면서 그들의 모습에 서서히 자신의 신념이 변화하는 과정을 그린 2007년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이다. 단 세 편의 단편영화를 연출한 경력을 지닌 신인 감독 '플로리안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으로 어지러운 냉전시대의 비밀경찰(비즐러)과 자신의 신념과 안정적인 삶 속에서 갈등하는 예술가 커플(드라이만과 크리스타)의 모습을 통해 시대적 배경을 초월한 인간애를 그렸다. 감동적인 라스트가 긴 인상을 주는 작품이다.
은 스스로 삶을 움켜쥐는 것의 가치를 웅변한다. 윤리와 규범, 이데올로기의 논리에 자신을 맡기는 것은 쉽다. 통일 전 동독의 비밀경찰이었던'비즐러'가 바로 그런 존재다. 타인은 물론 자신도 관심의 대상이 아닌 중년의 남자. 사회의 신념이 곧 자신의 신념이었던 이 남자는 극작가와 여배우 부부를 도청하면서 변화하기 시작한다. 흔들림 없이 냉정했던 얼굴에 웃음이 번지고, 부부의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도 한다. 변혁을 꿈꾸는 부부에게 동화되면서 욕망이라는 이름의 열정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사살해야 할 부부를 살려주는 '비즐리'는 결국 경찰직을 박탈당하지만, 타인의 삶으로 인해 비로소 그는 사람의 체온을 얻는다. 또 '비즐리'에게 도청 당했던 극작가 역시 전혀 알지 못했던 타인에 의해 목숨을 건진다.
'비즐리'를 연기한 '울리쉬 뮤흐'의 존재는 자칫 전쟁의 폐허 속에서 피어난 휴머니즘 드라마 중 하나로 치부될 법한 영화를 살린 일등공신이다. 감정이 읽히지 않는 무표정 속에 격렬한 심리 변화를 담아내는 그의 연기는 탁월했다. 특히 사회 체제를 뛰어 넘어, 비로소 자신의 삶을 찾은 남자의 숭고한 모험담이 마무리되는 엔딩 신은 올해 가장 잊히지 않는 장면 중 하나였다. 의 여운이 짙은 것은 그래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