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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4시간짜리 드라이브 코스

김용복 |2008.02.15 14:29
조회 345 |추천 12


경기 가평 ∼ 강원 화천’ 75 →56 →5번 국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은 어디일까요. 동해안의 검푸른 파도를 따라가는 7번 국도? 아니면 여행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전남 영광의 백수해안도로? 섬진강을 따라가는 19번 국도나 861번 지방도 역시 손꼽히는 아름다운 길이지요.

그러나 이곳보다 더 아름다운 길이 가까이에 있습니다. 경기도 가평에서 강원도 화천을 지나 양구까지. 더 가면 설악산이며 속초까지 이어지는 도로입니다. 터널과 곧은 도로로 빨리 빨리 속도를 내며 질러가는 길이 아니라, 아름다운 정취에 취해 산을 넘고 계곡과 강을 따라 느릿느릿 가는 그런 길입니다. 이 길은 드라이브 코스지만, 천천히 달리면 물경 4시간쯤이나 걸린답니다. 근처의 때 묻지 않은 볼거리까지 휘휘 둘러보자면 아마 12시간도 모자랄 터입니다. 더 드는 이동시간은 감탄사가 터져나오는 풍광으로 충분히 보상받고도 남습니다.

75번 국도와 56번 국도, 그리고 5번 국도로 이어지는 이 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포장구간과 물길로 막혀 있었답니다. 그러던 것이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75번 국도의 도마치고개 비포장 구간이 공사 중지 6년 만에 포장작업이 끝나 이달 초순 임시개통됐습니다. 9월 중순쯤에는 파로호에 카페리가 띄워져 아찔한 벼랑을 굽이굽이 돌아가야 했던 ‘평화의 댐’ 가는 길도 달라집니다. 차를 싣는 여객선인 카페리가 내륙의 호수에 뜨는 것은 이곳에서 처음이라네요. 카페리가 운항을 시작하면 차를 싣고는 뱃전의 난간에 기대 호수를 가르며 낭만적인 여정을 즐길 수도 있겠지요.

3개의 국도를 갈아타고, 또 카페리를 타고 가는 이 길에는 참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답니다. 단풍나무가 울창한 숲이며, 비밀스러운 폭포며, 바닥이 환히 들여다보이는 맑은 계곡과 같은 자연정취가 꼭꼭 숨어있습니다. 여기다가 마의 태자며, 우암 송시열이 금강산을 찾아가던 길도 있고, 조선시대 성리학의 대가였던 곡운 김수증의 숨결이 어린 곳도 숨어있답니다. 화천댐 아래 북한강을 오른쪽에 끼고 대낮에도 슬금슬금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함께 가는 길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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