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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청소년의 권리와 목적

정건희 |2008.02.16 19:31
조회 795 |추천 0

2월29일 국가인권위원회(배움터)에서 열리는 "청소년노동,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라는 주제로

청소년인권, 노동관련 단체, 대학교수진들과 벌어지는 토론회와 워크숍때 발표할 원고입니다.

 

각주가 보이지 않으니 첨부한 원고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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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청소년의 권리와 목적


정건희1) 관장 (군산YMCA청소년문화의집)



시간의 역사


   시간은 흐른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훗날 역사라는 이름으로 사건을 해석하기 시작한다. 역사전문가들이라 칭하는 학자들마다 그에 대한 관점이 다양하다. 랑케는 일어난 사실 그대로를 기록하는 것이라 강조했다. 콜링우드는 과거의 사건을 해석하는 견해라 했으며 이 에치 카르(E. H. Carr)는 과거의 사건을 정확히 기술하고 오늘의 삶의 상황에 비추어 해석하는 것이라 이야기 하며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강조한다. 역사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개인적인 무식함으로 확실히 정의하지 못한다. 한 가지 강조하고자 하는 건 학자들의 해석이나 일반시민들의 역사인식이 나름의 주체적 해석이 아닌 소수의 부류가 전문가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이기성을 찾는데 역사를 왜곡하여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 역사 해석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크게 왜곡하기 때문이다. 학자들의 해석과 함께 그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보인다. 특히나 그 역사의 중심에서 실제 사건을 몸으로 체험하고 함께 했던 당사자라면 간접적 환경을 보고 해석해 나가는 주변인에 비해 자기 자신의 주체적 입장에서의 고민으로 더욱 정확한 역사적 해석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직접적 경험과 활동의 중심에서 주체를 이야기해야 한다.

   아르바이트 등 청소년 ‘일’에 대한 내용을 거론하기 전 뜬금없는 역사해석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다. 그 동안의 짧은 경험에서 알게 된 건 현재의 우리 아이들2)의 주체적 입장에서 ‘일’을 바라보지 않으면 많은 오류가 발생한다. 역사적 관점 운운하지 않더라고 내가 그 입장에서의 100% 정확한 공감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청소년들의 일에 대한 다양한 관점 가운데에서 성인의 입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며 느꼈던 경험으로부터 어떻게 바라볼 수도 있는지 매우 부족한 하나의 시각 정도는 밝힐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현장에서 몇 가지 개인의 운동(Movement)적 사업(Social Work)과 함께 성인 입장에서의 경험으로 인한 결과의 시각이 이런 것도 있을 수 있겠다는 정도로 만족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필자의 경험으로 아이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떠들어 대는 것도 ‘웃기는 일’3)이다. 상당수 성인들도 마찬가지이지만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입장과 처지에 대해 자기 입장을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기술이 부족하다. 그 표현을 청소년전문가라는 이름으로 가끔씩 왜곡한 경험도 있는 것 같다. 나름대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 표현을 개인적 잣대로 해석하고 몰고 간 경험도 있다. 아이들이 순수함으로 그런 일들이 옳다고 이야기 해준다. 내심 흐뭇해하며 함께 하지만 결국 내 안의 결과는 그리 좋지 못한 경우도 있다. 여러 경험으로 ‘행복론’에 입각해 이야기를 하자면 복잡해진다. 다만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고 노력했고 그것을 이해하고자 수평적 소통을 기울이는 정도는 된 듯하다. 그 정도의 입장에서 지금껏 청소년의 ’일‘과 관련한 내용을 몇 가지 나열해 보고 나름의 경험을 공유한 후 그들의 일을 어떤 관점으로 보기 시작했는지에 대한 개인적 시각을 밝히고자 한다.



일의 시작


   과거4) 서울YMCA의 진로진학 상담실이 상당한 시간 동안 다양한 상담 활동을 진행해 왔었다. 지속적으로 청소년상담을 받으면서 청소년 일 특히 아르바이트에 대한 상담이 예전에 비해 많아졌던 모양이다. 이에 2000년 해결점을 찾기 위해 “일하는 청소년 권익보호 및 지원 사업”이 시작되었다.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중앙부처로부터 사업계획을 제출했다. 이에 서울지역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사업의 내용을 넓히고자 연대 할 수 있는 지역YMCA와 소통하였다. 그 당시 필자도 군산YMCA본관 청소년부 간사로 일하고 있었던 때였으며 ‘일’에 대한 소중함 운운하던 때라 사업에 함께 참여했었다. 그 당시 개인적으로 아르바이트보다는 아이들의 진로와 일의 연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이와 함께 실업계 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들의 힘겨움도 어느 정도 해결될 소지가 있었다. 현재에도 마찬가지이지만 실업계 학교가 본래의 목적을 상실한 채 공부 못하는 청소년들이 입학하는 학교로 치부되어지며 조기취업에 대한 많은 부작용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현재도 그러한 일들은 비일비재하다. 지역의 상업고교를 졸업하고 경기지역의 대기업 반도체 공장에 취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기계공고 졸업하고 산업체의 3D업종의 보조 역할로 전락해 단기적 고용 이상의 효과는 보이고 있는 않은 게 현실이다. 대다수 대학에 진학하는 청소년들이 대부분인데 이 또한 실업계 고교의 본래 목적을 상실한 문제로 대두된다. 인문계 청소년들도 성적에 맞추어 움직이고 마지못해 대학에 입학5)하는 경우도 많다. 실업계 청소년들은 더욱 심하다. 시간을 벌 요양으로 대학을 입학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많은 수의 청소년들이 자기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하기 보다는 노동력 시장에 보조직업군 정도의 역할을 맡으며 단기고용직에 전전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청년 때의 경우도 별반 다름없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또한 청소년들의 노동력에 대한 욕구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늘어나고 있다. 패스트푸드점을 비롯하여 음식점, 전단지 배포, 주유소 등 다양하다. 학교에서는 ‘학생’이라는 위치권만을 강요하며 아르바이트를 학칙에 금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현재의 사회구성원으로서 일을 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있어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이에 민간차원에서 청소년들이 필요로 하는 일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함과 더불어 일하는 청소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사업을 전개함으로써 사회적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사업6)이 시작되었다.



청소년 아르바이트의 일반적 모습


   2000년 10월경에 조사한 실태조사7) 내용 중 중요 내용을 요약해 본다.

   

   조사 대상자들의 연령을 조사 분석한 결과에서는, 최소 연령은 16세, 최대 연령은 19세, 평균 연령은 17.62세로 나타남. 연령대별 분포를 살펴보면, 18세가 60.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다음으로는 17세가 30.8%를 차지하였으며, 16세와 19세는 각각 4.8%와 3.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 용돈 지출 액수를 조사 분석한 결과에서는 평균 1주일 용돈 지출액수는 16,000원 정도였다. 그러나 최소치가 500원, 최대치가 150,000원으로 나타나, 일부분이기는 하지만 용돈 지출액수에서 편차가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 한편, 일주일 용돈 액수의 분포를 보면 5,000원 이하가 31.4%, 6,000원에서 10,000원 이하가 32.0%로 분석되어, 대다수 학생들의 일주일 용돈액수는 10,000원 이하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한 어떤 방법으로 용돈을 마련하고 있는지를 조사 분석한 결과, 부모님으로부터 용돈을 타서 쓰는 비율은 93.7%,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마련하는 경우는 5.0%, 지출 차액을 통해 마련하는 경우는 12.9%, 친인척이나 형제로부터 용돈을 타서 쓰는 경우는 16.5% 등으로 조사되어, 학생들의 용돈은 대체로 부모님으로부터 주로 충당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청소년들이 아르바이트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설문조사한 결과, 청소년들은 아르바이트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80%)으로 드러났다. 이와 달리 기성세대들은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를 청소년들에게 설문 응답한 결과, 기성세대들이 긍정적으로 인식할 것으로 응답한 경우가 53%, 부정적으로 인식할 것으로 응답한 경우가 45% 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 활동에 대해 기성세대의 평가들이 상반되고 있음을 보여주어, 앞서 대체로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평가와는 상충되는 부분이다. 기성세대들 내부에서의 상반된 평가들이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에 대한 인식에의 정체성과 아르바이트 활동 참여에 상당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음을 추정케 한다. 실제 초기 일하는 청소년지원사업을 시작하면서 교사들과 기성세대들을 만나며 느꼈던 감정이다. 어떻게 학생들이 일을 할 수 있느냐는 그들에게 당연한 감정을 서슴없이 노출했다. 청소년아르바이트가 토론회의 주제가 되는 것도 이해하지 않고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교사도 있었다. 하지만 사회에서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는 대중화 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현실을 현실로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에서 괴리감을 느꼈었다.

   아르바이트의 장점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돈의 소중함을 알게 되어 소비생활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39.3%, ‘경제적 여유가 생긴다는 점’이 28.2%로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진로 및 적성개발에의 도움’ ‘다양한 사회적 관계 형성을 통한 이득’ ‘부모로부터의 독립심 고취’ 등의 1.4%, 5.0%, 8.4%에 불과하여, 아르바이트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이 주로 아르바이트의 경제적 이득에만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편, 아르바이트 활동에 부수되는 단점으로는 69.4%에 이르는 청소년들이 학교생활에의 충실하지 못하게 된다는 점을 지적하여, 아르바이트 활동과 충실한 학교생활이 병행되지 못할 수 있음에 청소년 스스로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학교생활에의 불충실 뿐 아니라 유해환경 접촉에 대한 우려도 9%에 이르러, 건강한 아르바이트 환경이 우리사회에 조성되어 있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문제로서 느끼고 있었다.

   청소년 아르바이트 문화 조성에 가장 주요한 문제점을 지적토록 조사한 결과에서는 청소년 인권 보장의 미흡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32.9%) 지적되고, 다음으로는 아르바이트 영역의 제한(30.7%) 및 보수수준의 저열성(21.4%), 아르바이트 활동에는 기성세대들의 부정적인 인식(1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건전한 청소년 아르바이트 문화 조성을 위해서는 청소년 근로활동에 대한 보호 조치들이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임을, 이와 더불어 다양한 아르바이트 영역들의 개발 및 근로여건의 개선 조치들이 또한 이루어져야 할 것을 시사 하여 준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결과이다.

   일하는 청소년 지원센터가 주요하게 담당할 업무로는 “청소년 부당 처우에 대한 고발, 처리”(32.9%), “청소년들에게 적합한 일자리 마련 및 연결”(32.5%), 그리고 “청소년 아르바이트 문화 활성화를 위한 각종 캠페인 활동들의 전개”(17.0%) 등이 가장 높게 지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일하는 청소년들의 고용보호 활동 및 청소년 아르바이트 문화 조성보다 관련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역할 하여 주기를 바라는 바램들을 표명한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될 필요가 있다. 한편, 청소년 아르바이트 활동에 대한 관련 교육활동에 대한 요구는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이와 같은 업무들이 불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왜냐하면, 청소년들 상당수가 취업규칙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아르바이트 종사 동기들도 경제적 목적에만 치중되어 있음에 비추어 본다면, 관련 교육 역시 적극적으로 수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이 가장 최근에 종사하였던 아르바이트 유형으로는 전단 및 포스터 배포(32.4%), 서빙 및 주방보조(16.2%), 건설현장에서의 노동 및 청소(15.2%), 상점에서의 판매보조(14.3%), 배달 업무(13.4%)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청소년들이 원하는 아르바이트 유형과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가 주로 서비스 업종에서 노동력의 소모가 적고, 기술 없이 종사할 수 있는 단순 업무에 집중되어 있음을 시사 하여 주었다.

   아르바이트에서의 부당행위 경험은 먼저, 부당한 임금감액 및 임금 미지급의 경험이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정당한 보상 없이 연장근무를 한 경우와 그 다음  체벌, 기합 등의 부당한 신체적 위협을 당한 경험과 성희롱, 성추행 등을 당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도 있었다. 한편, 작업 중 상해를 입은 경험이 있는 경우와 이와 같은 상해에 대해 기본적인 치료비조차 전혀 받지 못한 경우, 근로활동 과정에서 발생되는 산업재해 대한 보호조치가 취업 청소년들에게는 상당 수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고용 및 급여 등에서 성 차별을 받은 경험, 기본적인 고용계약을 이수하지 않는 경우, 특히 정당한 사유 없이 이루어진 임의해고의 경험이 상당했다. 이렇듯 고용계약 대상이 청소년임을 악용하여, 기본적인 노동권조차 보장하지 않는 사례가 상당수에 이르고 있는 실정임을 보여주었다.


   이상에서의 분석결과는 청소년 고용에의 적극적인 보호조치는 고사하고라도, 근로계약자가 미성년 청소년이라는 점을 악용하여, 기본적인 노동권조차 보장하여 주지 않는 조치들이 상당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 활동의 증대 추세를 감안하여 본다면, 적극적인 청소년들의 보호 고용 조치들이 시급하게 마련되어야 할 것임을, 그리고 이에 대한 감독 관리가 보다 철저하게 실행되어져야 함을 시사 하여 주었다.



‘일’하는 청소년지원사업의 가치 경험


   일을 정의하는데 ‘노동’이라는 표현을 한다. 청소년들의 일에 대해 접근하며 개인적으로 행하는 일을 노동이라는 정의에 합당한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을 갖게 되었다. ‘노동(勞動)’은 경제활동에서 재화를 창출하기 위해 투입되는 인적 자원 및 그에 따른 인간의 활동을 뜻한다. 흔히 자본, 토지와 함께 생산의 3대 요소로 불린다.8) 노동은 보수를 대가로 한다는 점에서 취미, 여가와 같은 인간의 다른 활동과 구분된다. 노동의 대가를 재화의 취득에만 두어서는 않될 것이다. 경제적 대가 이상의 가치를 상실한 노동의 개념이 일반적이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노동을 그 대가로서의 경제적인 산물만 만들어지면 된다는 인식은 다분히 문제가 있는 관점이다. 하지만 청소년들도 마찬가지였다. 조사 자료를 보더라도 청소년들의 인식은 아르바이트을 통한 소비와 경제적 이득에만 집중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실태조사에서 보였던 소비문화 중심의 청소년 일의 가치관이 개인적으로 청소년들과 활동을 하며 조직하고 만났던 ‘일’의 시각과는 전혀 다르게 반응을 나타냈다. 청소년들이 진행하는 아르바이트나 일의 목적이 “소비문화의 분출”이라는 요소가 강한 게 현실이다. 일반적인 아르바이트나 학교를 그만두고 음식점 등에서 일하는 청소년들을 여럿 만나면서도 알게 된 내용이다. 하지만 그러한 모습을 만들 수밖에 없는 환경을 보면 “어찌할 수 없다”는 표현을 하고 싶다. 소비문화의 주체라며 이름 붙여 놓은 대상은 무조건적 경제논리에 매몰되어 있는 성인들이다. 그들의 경제 논리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소비의 틀을 제공했다. 소비를 부추기며 그러한 문화를 제공하고 돈벌이 수단의 가장 큰 대상으로 몰고 갔다. 그리고 뒤에서 아이들이 소비를 위해 일을 한다며 비판한다. 이러한 웃기지도 않은 입시환경과 소비환경을 조장해 놓은 기성세대가 이러한 청소년 소비문화의 문제점을 운운하는 태도는 이해하지 못하겠다.


   어쨌거나 이런저런 부조리한 환경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실태조사에서 보이듯이 청소년 아르바이트의 부당한 대우에 대한 지원 역할이 선행되었다. 현재까지도 가끔씩 학교 교사나 청소년 관계자들에게 아르바이트 부당대우에 대한 상담 전화를 받고는 한다. 대부분의 활동이 지방 노동사무소에 연락해 해결하는 방법 정도였다. 좋은 직업군을 선별해 아르바이트 알선까지도 진행을 했었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으며 본질적인 대응은 아니었다. 전국단위 연대가 되어 정책적 제안으로 각 지역의 청소년자원봉사센터9)에 청소년 아르바이트 전담 직원을 배치하였고 그 직원들과 사무국장들의 청소년단기고용에 대한 교육도 진행했었다. 각 도나 광역시에 한명이 그 업무만을 책임지고 진행하는 것이었다. 이 또한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었다. 시정조치 또한 한계를 보였다. 직접적 시정은 어려워 대부분 노동부에 신고하는 중간역할을 했다. 또한 아르바이트를 할 때의 기본예절, 부모동의서, 근로계약서 작성 등 서류 소개에 대한 리프렛 홍보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지원을 했다. 모든 청소년들이 알기에는 부족했으나 이러한 시정과 개도, 홍보 활동 등이 어느 정도의 성과는 있었다고 보인다.

   이와 함께 청소년들의 아르바이트를 알아보고 주선하는 정도가 아닌 주도적으로 만들어 내는 사업을 진행하며 사회적 환경에서의 적응성을 기르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아이들 수준의 목적”10)을 설정하는 데에 소통하고 그러한 환경을 자연스레 만들어 주면 청소년들은 그 이상의 내용들을 채우려 한다는 믿음이다. 또한 청소년 일의 개념을 앞에서 설명했던 노동의 의미로 국한시키고 싶지 않았다. “노동뿐만 아니라 학습과 여가가 함께 통합되어진 체계”11)를 이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필자 또한 이러한 세 가지 영역이 모두 통합되어진 가치체계를 가지게 되었음을 고백한다. 일반적인 보수의 대가를 위한 노동의 수준을 넘어서 그 일 자체가 노동이며 여가와 학습이 된다면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청소년들의 진로를 고민하는 수준도 이러한 가치로 접근을 했다.


   이를 위해 청소년들의 Small Business라는 이름으로 또래강사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에도 마찬가지이지만 그 당시 청소년동아리 활동 조직의 장점을 크게 보고 있던 터라 단체의 회관에서 청소년동아리를 최선을 다해 육성 했었다. 그 당시 23개 동아리 4~500여명의 청소년들이 회관에서 조직되어 활동했다. 이들 동아리 회원들 중 댄스, 노래, 힙합 동아리들은 나름대로 지역사회에서 알려져 그들의 문화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가게가 오픈할 때 앞에서 춤을 추거나 다양한 기관의 행사에 찬조 출현해서 사례비를 지원받는 형태였다. 교육적 가치나 다른 목적은 있을 수 없었고 아르바이트의 일반적인 성격으로 성인들의 경제적 관점에서의 이용가치 정도여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일예로 눈 오는 겨울에 작은 업체가 오픈할 때 댄스동아리 아이들이 근 8시간을 야외에서 춤추며 안내를 했었는데 고작 3만원을 준다든지 하는 행태들이 벌어졌다. 또한 자신들의 문화를 전문적으로 성장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었으나 댄스나 노래 등 실제 실용음악에 대한 성장의 토대가 지방소도시에서는 너무나 미약했다. 이에 아이들과 소통하며 만들어진 내용이 또래강사 프로그램이었다. 힙합이나 안무댄스, 마술 등은 지방 중소도시에서 강사를 찾기기 쉽지 않았다. 그런데 이러한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 청소년들의 수는 상당히 많았다. 이에 청소년들이 이러한 문화 활동의 강사가 되고 그들이 가능한 수강생도 모집하여 하나의 평생교육원 형태의 구조를 만들게 되었다. 강사비는 수강생비의 60% 정도가 지급되어지고 40%는 전단지, 현수막 등 홍보비에 사용되었다. 단체 내 사무실에서 홍보와 접수 등을 받았으며 프로그램으로는 기초연기(연극 동아리 회장 강사), 신나는 힙합교실(Mc.top 합합동아리 회장), 수화(자원지도자), 신바람통기타교실(선교동아리 회장), 신기한 종이접기(자원지도자), 사물놀이(소리바라기 회장), 첫 걸음 만화교실(만화동아리 하늘 회장), 노래교실(S.R노래동아리 회장)이였다. 이 중 종이접기는 폐강되었다. 1개월여 프로그램을 마친 후 청소년강사들에게 평가서를 받았다.

그 중 강사로 참여한 청소년들이 작성한 두 가지 평가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기초 연기 강의 이후...

    연기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기초이다.(물론 다른 것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연기(대사, 동작)하는 데 필요한 발성, 발음 등에 주력해서 가르치려 하였다. 하지만, 아이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연기와는 큰 차이를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기대만큼 많은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준비가 부족했다. 단순히 대본을 주고 읽히거나 정석대로 기초연습을 시키는 것은 아이들이 금방 지루해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앞으로 가르칠 기회가 한번 더 온다면 좀 더 아이들이 즐거움을 느낄 우 있는 방법(이를테면 게임 등)을 많이 개발해야 할 것 같다. 연기는 누구나 한번쯤은 배워보고 싶어한다. 하지만 직접 배우는 것을 꺼려하는 것 같았다. 연기란 쉬운 게 아니다.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알고 있는 “연기”란 것은 단순히 “흉내”일 뿐이다. “흉내”가 “연기”로 변하려면 가슴으로 직접 느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다.


 -힙합교실 이후

   요즘 아이들은 춤에 대한 관심이 많고, 그 관심이 단순히 관심으로 끝나지 않고 직접 춤을 배움으로써 그들의 호기심을 채우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또래강사 프로그램 중에서 힙합교실을 신청한 아이들의 수가 타 프로그램에 신청한 아이들보다 숫자가 월등히 많은 것을 보면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춤을 좋아하고, 배우고 싶어하는 아이들이 많은 만큼 기관이나 학교에서 아이들이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아이들의 욕구를 일부분 채워주고 있다. 하지만 기관이나 학교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기에는 제한이 많고, 가르칠 수 있는 교사도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현재는 대부분 또래나 선배가 가르치고 있다.)

 이번 여름 방학을 맞이하여 YMCA에서 4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많은 동작을 가르치기에는 너무 벅찼던 것 같다. 많은 수를 나 혼자 가르쳐야 했기 때문에 아이들 하나하나에게 자세하게 가르쳐주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다. 다음에 이런 프로그램을 다시 하게 된다면, 아이들의 숫자에 비례해서 선생님을 더 많이 충원했으면 한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에게 춤이 얼마나 신나고 재미있는 것인지를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함께 나누어서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 그 보람이 더 컸던 것 같다.


   강사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들 평가 내용을 살펴보면 돈을 버는 수단으로 보기 보다는 자신들의 문화적 관점에서 더욱 치중하여 관심을 갖는다. 청소년동아리활동을 행하며 자신들의 전문성을 성장시키며 함께 진행했던 ‘일’의 장점이었다.


   이와 함께 청소년 만화동아리 하늘 회원들은 차이가 있는 다른 목적을 설정하고 캐릭터 사업(일)을 진행했다. 하늘 회원들은 개인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시행 했다기 보다는 자신들의 회지발간과 전시회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을 시작했다. 동아리방에 있는 의자와 책상을 직접 들고 시내의 중심가로 나가 자리를 잡았다. 자리 잡는 과정에 주변의 노점상 분들과 마찰이 있었으나 경쟁관계가 아니었으며 좋은 자리가 아닌 구석으로 움직이며 어려움을 극복했다. 매주 토·일 이틀 동안 동아리모임을 갖고 바로 나가 3~4명은 캐릭터 작업을 행하고 4~5명은 주변의 행인들에게 홍보하는 작업을 했다. 보통 1회 나가면 2~3시간 만에 3만원에서 많게는 5만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릴 수 있었다. 이 돈을 모아 연말에 단체 내 회관에서 작은 만화 전시회를 열고 회지를 발간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눈물겨운 작업이었다. 아이들과 늦은 밤까지 함께 하며 작업 준비하고 작은 공간에 그림 진열하며 청소하고 홍보지 만들던 기록이 새롭다. 늦은 밤에 귀가하지 않으려는 아이들 과 실랑이하고 바래다주었다. 아이들은 그 일에 집중하고 있었다.


   또한 디스 주니어(DC. Jr)라는 비보이(B-boy) 동아리는 지속적으로 지역의 공연이나 행사에 참여하며 사례비를 자신들의 활동비로 사용했다. 공연이 없는 경우에는 장판12)을 매고 지역의 상가(영동)근처를 찾아가 양해를 구하고 독거노인들을 위해 모금함을 앞에 둔 채 2~3시간씩 춤을 추었다. 보통 한번 나갈 때면 5만원에서 7만 원 정도의 모금을 해 왔다. 이 돈은 그 당시 청소년 봉사동아리인 ‘빛’ 회원들에게 모두 주었다. 봉사활동 하는 청소년들은 격주로 독거노인 분들을 주기적으로 만나왔으며 이 분들을 만날 때마다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과자나 과일 등을 구입해서 드리고 말벗이 되어 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일이 사회적 긍정성을 띠고 전이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 또한 ‘일’의 대가로서 중요한 부분이다. 단지 자기 자신을 위해 금전이 쓰이지 않을 뿐이다.


   이러한 활동이 일반적인 노동의 대가로서 금전적 소득뿐만 아니라 다른 가치를 소득으로 얻는다고 보면 매우 중요한 일의 경험이라 할 수 있겠다. 노동의 대가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앞서는 대목이다. 개인적인 시각에서는 청소년기의 일을 바라보는 시각과 성인기에 일을 바라보는 시각이 별반 다름없다. 이와 달리 앞에서 설명한 청소년동아리 회원들이 진행했던 돈벌이의 목적의 순수성은 ‘일’의 가치에 더욱 부합되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아르바이트의 장점에 대한 조사에서 ‘돈의 소중함을 알게 되어 소비생활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 가장 많았으며 ‘경제적 여유가 생긴다는 점’이 두 번째로 높게 나타난 반면, ‘진로 및 적성개발에의 도움’ ‘다양한 사회적 관계 형성을 통한 이득’, ‘부모로부터의 독립심 고취’ 등은 매우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아르바이트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청소년들의 인식이 주로 아르바이트의 경제적 이득에만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노동을 포함한 ‘일’의 가치를 재정립해 주어야할 필요성이 존재한다.


   일의 가치, 목적성의 설정을 일하는 청소년지원사업을 행하며 깨닫게 되었다. 일은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 끝나서는 안 되며 일방적인 사회 환경 또한 최소한 청소년들에게만은 좋은 돈벌이환경을 조성해 주며 그에 대한 권리만을 강조해서도 안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최소한 청소년들의 일은 “노동과 학습, 여가” 이 세 가지가 통합되어야 옳다. 노동과, 학습, 여가 이 세가지 일이 각자인 사람의 ‘일’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대다수 돈을 벌기 위한 수단 이상의 가치를 두지 않기 때문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경제적 논리로 일을 계속해서 바라본다면 더욱 문제가 커질 것이다. 청소년기에 이 세 가지 기준이 통합된 자기 가치를 찾게 할 수 있도록 지도자들은 청소년들과 지속적인 소통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왜 ‘일’을 하려는 지에 대한 기본 목표의 고민과 꼭 할 수밖에 없는 논리의 개발 등 일을 접근할 때의 기본적 가치 설정을 위한 시간과 소통이 반드시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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