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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교육이 필요없다구요?

이기용 |2008.02.20 23:03
조회 135 |추천 2

영어교육이 필요 없다구요?

 

매우 긴 글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관심 있으신 많은 분들께서 읽어주셨으면 해요.

 

본격적으로 글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제 입장에 대해 해명할 필요성이 있겠네요.

 

오해를 막고자 쓰는 말입니다만, 저는 영어 교사라던가 하는 그런 진로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또 이명박 당선인을 크게 지지하는 입장은 아니었고 오히려 대선 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던 후보였어요.

 

지금도 이 당선인의 행보가 그렇게 마음에 들지는 않고 인수위의 조금 지나친 듯한 행동 역시 좋게 보이지 않아요. 영어정책도 물론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반대 의견을 타진해주시면서 말씀하셨다시피 너무나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꿈’만 같은 정책이니까요.

 

하지만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영어 교육에 대한 글의 리플들을 보다보면 인수위 의견의 반대를 넘어서 영어 교육 자체를 매우 비판적으로 바라보시는 분들이 많지요. 저는 거기에 대해 반론을 던지고 싶어요.

 

먼저 결론부터 내리면 저는 인수위의 영어교육 정책을 현실과 교육 현장의 사정에 맞게 보완해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영어 교육을 총체적으로 반대하시는 의견에 대한 반론을 달기 위해서, 광장 베스트뿐 만 아니라 여기저기에서 꽤나 흔하게 인용되고 있는 어느 고1학생의 글이라는 것을 인용해볼까 합니다.

 

 

고1 학생입니다.

저는 매일 아침 라디오 영어프로를 1시간씩 듣고 저녁에 EBS 영어회화를 보고 영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토익은 만점 나오고요. 외국인과 의사소통 전혀 문제없습니다. 인수위의 정책들 보면서 정말 한숨이 나옵니다.

 

 

저도 제 이야기를 더 덧붙이도록 하지요.

 

소개가 늦었습니다만 저는 현재 상근예비역으로 복무 중입니다. 현 교육 정책 하의 내신 영어에 어느 정도의 회의감을 가지고 있구요.

 

학교 영어보다는 영어 조기교육(요즘 식의 조기 교육과는 조금 다르지요. 초등학교 때부터 어머니께 배우고 모 학습지를 했었으니) 덕분에 지금 정도의 영어를 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윗 글의 작성자분처럼 토익 만점이 나온 것은 아니었지만, 따로 공부하지 않고 다른 시험의 ‘자격’으로서 시험삼아 쳐본 첫 토익에서 700점 중후반이 나왔습니다.

 

물론 네이티브들과의 의사소통에도 일상 대화에서부터 간단한 문화 교류, 제 흥미 분야 정도의 약간의 전문적인 부분이라면 문제가 없습니다.

 

 

인수위식의 영어는 배우기 싫습니다.

이나라 교육이 몇년째 영어랑 씨름중입니까?

20년 전에도 국.영.수 세과목이 이 나라 교육의 전부였습니다.

10년 전에도 국.영.수 세과목이 이 나라 교육의 전부였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길거리에 나가서 사람들 붙잡고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학창시절에 정말 제대로 배웠으면 했던 과목이 무엇이었냐?

'한문'이라고 할 사람도 있을 것이고 '역사'라고 할 사람도 있을겁니다.

3학년 수험생이 되는 순간부터 '자습'시간으로 변해버리는 '음악'과 '미술'과 '체육'이라고 할 사람도 있을 겁니다.

지금 현장에 나가서 학생들한테 물어봐주세요.

뭐가 가장 배우고 싶은지요.

 

 

이 학생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우선 국어(언어)와 수학은 당연히 모든 학문의 기본이 됩니다. 여기에는 이견이 없겠지요.

(혹시나 문과생에게 수학이 필요 없다고 하실까봐 덧붙입니다만, 인문학에서는 그 필요성이 줄어들긴 해도 경제나 경영 계열에서는 고급 수학이 필수적이에요)

 

그리고 영어는 20년 전이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세계에서 가장 많이 통용되는 언어입니다.

 

당연히 ‘중학교 이상의 중·고등 교육’에 있어서 필수적인 언어가 바로 영어인 것이지요.

언·수·외는 그런 과목입니다.

 

한문과 역사 음악, 미술, 체육과 이 언·수·외가 뭐가 다를까요. 바로 ‘전문성’입니다.

(사실 전 한문과 국사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싶습니다만 논제 이탈이 될 수 있으니 이 이야기는 접구요)

 

특히 음악과 미술, 체육 등의 ‘예체능’ 과목은 현실적으로 학년이 올라갈수록 비중이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에서 다양한 과목을 통해 여러 경험을 하며, 즐거운 학창시절을 보내야 한다구요? 그것은 많아도 고2까지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고등학교 졸업반 1년 만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이 교육 정책에 불만이 있으신가요? 다른 나라들이라고 뭐 특별히 나은 것이 아니랍니다.

 

게다가 출처를 밝혀드리기 힘든 것이 아쉽지만 서구의 자유로운 분위기의 교육 정책보다 우리나라나 일본과 같은 입시형의 교육 정책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훨씬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습니다.(물론 반대의 연구 결과도 있지만, 제 말의 취지는 서구형의 자유로운 토론 학습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에요)

 

저는 교육 정책의 기조에 비판을 하시려면 획일적으로 중요 과목에만 집중해야 하는 모습에 비판하실 것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입시를 시작하기 전에 학생 개개인의 진로와 적성을 발굴하게 해주지 못하는 부분에 비판하셔야 한다고 봅니다.(저는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진로 탐색을 제대로 돕지 못하는 데에 있다고 봅니다)

 

이 학생이 인수위가 제시하는 영어 교육이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하시듯이, 언·수·외에만 집중하고 타 과목을 소홀히 하는 현재의 교육을 비판하는 이 학생의 입장도 현실성이 없기는 마찬가지랍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빠르면 중학생 때, 늦어도 고등학교 1학년까지는 자신의 진로에 대해서 막연하나마 방향성을 잡아야지요.

 

그래서 당연히 필수적인 언·수·외를 공통으로 하되 사회·과학 탐구 및 예체능 계열로 전문화해야 합니다.

 

어디서 많이 본 형태이지요? 예, 바로 7차 과정으로 교육 정책이 바뀌기 전의 모습과 흡사합니다.

 

7차 교육과정의 본 취지는 문·이과를 없애고 모든 과목을 골고루 원하는 대로 배우게 하자는 것이었지만 결국 어떻게 되었나요? 문·이과가 자연스럽게 나뉘어져 버렸습니다.

 

현장에 나가서 학생들에게 가장 배우고 싶은 과목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은, 훨씬 이전에 이루어졌어야 해요. 한창 진로를 탐색해야 할 나이에 말이지요.

 

더 넓게 바라보시면서, 비판의 칼날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시길 바랍니다.

 

영어 말입니다.

학교에서 배우면 사교육 안할것 같나요?

이명박 당선자는 뭐라고 하셨습니까?

"외국에서 대학하고 MBA한 사람들을 한국에 불러서 자원봉사" 시키겠다구요?

원어민도 아닌 교사 아닙니까?

MBA하면 미국사람처럼 영어가능합니까?

저같으면 그시간에 그냥 학원가서 원어민 영어교사랑 5:1로 그룹스터디하겠습니다.

지금 한 반에 학생 수가 몇명입니까. 40명 아닙니까.

아니 그냥 EBS 영어회화 틀어놓고 하루 1시간씩만 달달 외우면서 공부해도 영어로 의사소통하는데 전혀 지장없습니다.

 

 

이 학생에게 MBA가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 드리면 ‘Master of Business Administration’, 즉 경영학 석사랍니다.

 

꼭 경영 과정이 아니더라도, 미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으려면 웬만한 미국인 이상으로 유창하게 영어를 잘 해야 하지요.

 

국내의 학교에서 내신 영어를 가르치는 수준을 뛰어넘어서, 당연한 얘기지만 자신이 석사 과정을 이수한 분야의 각종 전문 용어에 능통해야 하니까요.

 

물론 이 학생이 짚은, 인수위가 제시한 영어 교육의 현실성 부재는 매우 정확합니다.

 

그만한 능력의 사람들을 (임시든 정교사든)학교 교사로서 임용하려면, 교사 개개인당 MBA 석사가 취업했을 때 받는 연봉 이상의 기회비용이 들겠지요.

 

그렇다고 자원봉사가 쉽게 될 리도 없겠구요.

 

더 고차원적 의사소통하는데 필요한 것은 어휘력이지 발음이 아닙니다.

우리가 해외에서 활동에 제약받는게 있습니까?

어휘력이 부족하기 때문이지 발음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고 봅니다.

어휘력은 자기가 안외우면 아무리 옆에서 집어넣어줘도 안늡니다.

 

 

옳은 지적이에요. 부족한 어휘력은 의사소통에 있어서 큰 장해요소의 하나지요.

 

우리가 영어 못해서 경쟁력이 없습니까?

중국어로 중국 진출하고 일본어로 일본 진출하는 한국인들은 학창시절에 중국어와 일본어 배운 분들입니까?

다들 필요에 의해서 도전하고 배운 분들입니다.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문화의식 역사의식이 먼저 갖추어진다면 영어 잘 못해도 외국 사람 앞에서 당당할 수 있습니다.

정체성이 없으니까 영어 단어 몇마디 틀리면 위축되는거고 상대방 눈치만 살피다가 머리속은 백짓장이 되는거 아닙니까.

 

영어 말고도 전문적인 공부를 통해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매우 옳습니다.

 

저 역시 일찍부터 학교 공부를 ‘전문화’해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 세계로 진출한 분들을 예로 든 것은 그다지 적절하지 못하군요.

 

인수위가 영어 교육을 왜 강조할까요. 그런 분들을 더 많이 늘리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세계로 진출하기 위해서 외국어를 되도록 많이, 그것도 전문적으로 익히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문화의식 역사의식이 먼저 갖추어진다면 영어 잘 못해도 당당할 수 있다구요? 당당하기만 할 뿐입니다.

 

일본에 의해 왜곡된 역사를 알고 있는 미국인을 만났을 때, 문화의식과 역사의식이 팽배하게 갖추어져 있어서 그 미국인에게 당당하다면 물론 좋겠지요.

 

하지만 영어 실력이 없으면 아무리 당당하더라도 그에게 올바른 역사를 설명해주지 못합니다.

 

예전에 싸이월드 광장에 떴던 동영상이 하나 있습니다.

 

외국인에게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사실을 영어로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는 분의 UCC였어요.

 

그 분은 물론 올바른 역사 교육 등에 의해서 문화의식과 역사의식도 갖추어지셨지만 무엇보다 영어 능력이 되셨습니다.

조금 더 생각해보세요. 영어 단어 몇 마디 틀리면서 위축되고, 머릿속이 백지장이 되는 것은 정체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회화를 해본 경험이 적어서입니다.

 

공교육이 정말 고민해야 될 문제가 뭔지 그렇게 모르시겠습니까?

수십년째 국어.영어.수학 이 전부였던 이나라 공교육 정말 칼을 대고 싶으면 이걸 고치시기 바랍니다.

 

영어로 신분이 결정되는 것이 현실이라구요?

학교에서 40명 모아놓고 성적발표하는 날 아이들 앞에서 똑같이 말씀해 주실수 있습니까?

"이 성적이 앞으로 사회에서 너희의 신분이다" 라고 새싹들에게 말씀하실수 있나요?

 

 

언·수·외 위주의 시스템에 문·이·예체능 계열로 나뉘면서 전문성을 더하는 현재의 공교육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영어로 신분이 결정되는 것 까지는 조금 과장된 경향이 있지만, ‘고급 인력’이 되기 위해서 영어는 두 말 할 필요도 없이 필수적이에요.

저는 새싹들에게 ‘이 성적이 사회에서 너희의 신분이다’라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 이렇게는 말 해줄 수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노력하여 거두는 성적은 여러분의 실력이 되고, 그 실력은 무한 경쟁의 세계 시장에서 더 없는 재산이요 무기가 된다’고 말입니다.

 

영어는 세계 시장에서 정말 강력한, 아니 필수적인 무기가 되어버렸습니다. 미국이라는 초 거대 강국이 망해버리지 않는 이상, 아니 망한다 하더라도 이 현실을 이제는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40명 모인 교실에서 무슨 영어수업이 가능합니까.

현직 선생님들의 능력 운운 하십니다만 현직 선생님들이 정말 회화가 안되서 영어로 수업을 못하시는 걸까요?

수많은 학생들을 같은 진도로 이끌고 가야되니까 안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위에도 적었지만 현 영어 수업 역시 문제점이 많지요. 무엇보다 교사 한 명당 학생 수가 너무 많다는 점에 깊이 공감합니다만, 그것과 영어 교육의 중요성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근거로 든 예가 조금 부적절 하군요.

 

가끔 댓글 중에서 '필요한 사람은 알아서 영어 공부를 하니까 굳이 이런 식의 영어 교육은 필요 없다'고 하시는 분들을 봤는데요, 단언코 그분은 그냥 영어 공부가 싫을 뿐입니다.

 

만약 공교육에서 영어가 폐지되어 영어를 배우지 못한다면, 그래서 고급 인력으로서의 ‘평등한 기회’가 박탈되어 버린다면 누구보다도 손해를 많이 보실 분이시지요.

 

정말 영어만 잘하면 우리가 선진국이 되고 정말 영어만 잘하면 우리가 세계 1류 국가가 된다면 다른 과목은 다 버리고 영어만 합시다.

다른 과목 뭐하려고 합니까.

안그래도 공교육은 이미 문학과 예술과 역사는 버렸습니다.

지리나 생물 같은 과목도 뒷전이 되었구요, 한문이나 제2외국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공교육이 뭐때문에 존재합니까?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려고 존재합니까?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 수 있도록 지성과 교양을 함양해주는 것이 공교육 아닙니까?

'선생님 저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싶습니다.'라고 하면 그시간에 수학이나 한문제 더풀어라.

이게 우리 교육의 현실 아닙니까?

 

학생이 지금 고등학교 1학년이라서 고2, 고3의 심화된 사회, 과학 탐구 공부를 해보지 않아서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학생보다 불과 몇 년 먼저 학교를 졸업해본 경험 상 지리나 생물은 그렇게 뒷전이 되지만은 않았답니다.

 

물론 대학 수능의 탐구 과목 난이도가 낮았기 때문에 학생들이 공부를 깊이 하지 않은 면도 있었지만(한문과 제2외국어도 마찬가지이며, 정말 안타까운 부분이지요) 요즘 탐구 과목 난이도가 점점 올라가고 있지요? 매우 적절한 대응이에요.

 

역사가 뒷전이 된 것은 탐구 과목을 선택하게 한 현 7차 교육 정책에도 문제가 큽니다. 현실적인 방안이라면 입시에서 국사를 필수적으로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있구요.

 

문학 및 예술은 고등학교 3학년, 딱 그 1년만 참도록 하세요. 대학에 와서도 얼마든지 향유할 수 있다고 봅니다.

 

공교육 중 '고등학교 3학년'이라는 1년의 기간은 어쩔 수 없이 입시를 위해 존재합니다. 현실적으로요.

 

저 역시 고3때 그것이 너무 싫었지만 졸업한 지금 생각해보면 ‘경쟁사회의 일환’으로서도 입시는 매우 중요해요.

 

모차르트의 음악, 1년만 참으세요. 막상 대학에 가서는 술로만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말이죠.

 

정말 인수위의 말이 많다면, 그렇다면 우리나라 공교육은 전과목 다 폐지해버립시다.

오직 영어 한과목만 가르쳐서 세계 제일의 선진국이 되어보자구요.

 

위에서 몇 번 언급했습니다만, 영어는 필수적인 것일 뿐이고, 그 바탕을 토대로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하지요. 너무 논지를 극단적으로 전개하는 습관은 좋지 않다고 봅니다.

 

이당선자여. 수많은 비리에도 불구하고 당신을 대통령으로 뽑아준 국민들의 마음이 뭔지 압니까?

당신은 임시입니다. 임시 대통령이요. 당장 먹고살기 힘드니까 그나마 가장 임기응변을 잘할듯한 사람이라 뽑아준겁니다.

기업인 출신이니 좀 낫지 않을까 싶어서요.

제발 쓸데없는데 삽질하지말고 본인 앞가림이나 잘해주세요.

 

솔직히 저도 이 당선인께 꼭 하고 싶은 말이네요.

 

공교육에 대한 교육철학을 국민에게 강요하지 마세요.

기본권침해입니다.

 

 

공교육은 매우 중요한 기본권입니다.

 

전문적인 고급 영어 교육을 ‘할 사람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등한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강요’하는 것을 기본권 침해라고 확대해석하시면 안 되지요.

 

이 학생이 글 첫 머리에서 ‘인수위식의 영어는 배우기 싫습니다.’라고 적어주셨지요.

 

물론 인수위가 처음 내놓은 정책에는 저도 그다지 찬성하지 않습니다만 단지 학생 본인이 싫은 것일 뿐, 찬성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기본권 침해라뇨.

 

오히려 고등 교육의 전문화라고 해석하는 것이 더 옳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경숙 위원장. 인수위는 인수인계나 하세요.

대학교에 적용할 교육철학을 중고등학교에 적용하려 하지마시고요.

대학과 중고등학교는 엄연히 다릅니다.

저는요 40명 교실에서 발표할 기회도 제대로 얻지 못하며 귀로만 듣는 원어민 수업따위 하고싶지 않습니다. 그럴바에 영어테입 듣게 어학실이나 만들어주세요.

서로 실력이 맞지 않아서 아이들끼리 눈치보는 그런 반 분위기도 싫어요.

영어수업받고 싶지않습니다.

그런것이 현실과 무관하게 대통령 업적으로 추앙되는 것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는 배우고 싶은 걸 배우고 싶습니다.

제대로요 국.영.수 말고 제대로 역사와 문학과 예술을 배우고 싶습니다.

저는 그게 21세기 문화 시민으로서 세계화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경숙 위원장께도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적어주셨네요.

 

하지만 새로운 정책의 기조를 발표하는 것이 인수위의 직권 남용까지는 아니랍니다.

 

그리고 대학의 교육철학이라는 용어를 써주셨는데, 역시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져만 가는 국제 사회에서 우리는 살아남아야 합니다.

 

늘 듣는 소리잖아요. 물적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이기에 인적 자원이 더없이 소중하답니다.

 

공교육의 수준을 높인다고 해서 그것이 싸잡아서 비난받을 내용은 아니에요. (사실 이명박 당선인의 취지에 굉장히 잘 부합하는 정책이지요)

 

이 글을 쓴 학생은 EBS를 열심히 들으면서 토익 만점을 만들었다고 했지만, 보편적으로 봤을 때 매우 힘든 일입니다. 학생이 ‘상당히’ 우수한 것이지요.

 

학생은 본인이 이루었다고 해서 모두가 가능하리라고 생각하셨는지 몰라도, 저는 그것보다 고급 영어를 더 널리 가르쳐서 모든 인문계열 학생들이 글쓴 분처럼 영어를 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기본권 침해가 아니라 위에 적었다시피 기회의 평등의 실현이지요.


 

지금 이 세계는요 영어로 모든 소통을 하는 것 같지만 말이 아닌 것으로 소통을 합니다.

우리나라 비보이들은 영어 한마디 못해도 외국에 나가서 몸으로 세계를 흥분시키고 있습니다.

김연아 선수가 영어 잘해서 세계를 감동시키고 박지성 선수가 영어를 잘해서 프리미어리그에 들은게 아니잖습니까.

우리는 이미 세계화 됐습니다.

그리고 우리 십대에게 필요한 영어는 돈을 벌기위한 영어가 아니라 세계의 다른 십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우리만의 표현들입니다.

제발 우리의 창의력을 당신들의 잣대로 억누르지 말아주십시오.

이것은 중대한 인권침해입니다.

음악으로. 색깔로. 몸짓으로 소통하는 21세기를 당신들은 보지 못 하는 겁니까?

 

제가 이 학생의 글에서 가장 지적해주고 싶은 부분이에요.

 

학생은 자신의 논지를 강화하기 위해서 굉장히 특수한 예를 들어주셨습니다.

 

김연아 양과 박지성 선수, 그리고 자랑스러운 비보이 여러분들은 일반적인 예가 아니잖아요.

 

오히려 일반적인 세계화는 학생이 위에서도 직접 언급해주었던 '일상적인' 부분들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삼성이 글로벌 기업이 되었고, 그 외에도 많은 고급 인력들이 세계 시장에서 열심히 일하며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물론 연아 양과 지성 선수, 비보이 여러분들처럼 단시간에 가시적인 효과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지속적이고 더 강력한 효과를 주고 있어요.

 

그러한 활동의 저변에는 당연하지만, 영어가 있습니다.

세계의 다른 십대들과 소통하는 데에 영어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림편지만 주고받으실 건가요?
 

 

 

무조건 새로 예로 드는 정책을 비판 아닌 비난하려고만 하지 마시고 넓은 마음으로 생각해보세요.

 

받아들일 부분은 과감하게 받아들이고, 수정해야 할 부분은 거침없이 수정해야 합니다.

 

 

혹시나 싶어 다시 한번 제 의견을 말씀드리면, '인수위의 영어 정책 자체(특히나 처음 발표한)에는 문제가 많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 취지 자체까지 나쁜 것은 아니에요.

 

글로벌 경쟁 시대. 앞으로는 더욱 거세집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좋든 싫든 그 시기에 이견이 갈릴 뿐이지 시장 개방을 해야만 할거구요.

 

 

저 역시 저 글을 쓰신 학생과 그렇게 나이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답니다.

 

아직 사회 경험이 많은 것도 아니구요.

 

하지만 고등학교에서 졸업해서 더 넓은 세상을 보니 학창시절의 좋은 추억만큼이나, 사회를 위한 준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습니다. 조금 늦기는 했지만요.

 

 

대부분의 여러분들은 성공하고 싶잖습니까.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급 인력'이 되기 위해 당연히 필수적인 요소인 '고급 영어'를, 특히나 그런 고급 영어를 공교육에서 실시한다는 좋은 취지를, 정책안이 비현실적이라고 무조건 반대하지는 마셨으면 합니다.

 

 

 

길고 모자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인수위 게시판에 올렸더니 제대로 읽지도 않고 욕하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저역시 인수위의 영어 정책이라는 것에 회의적입니다. 하지만 그 취지만은 높이 사고 싶은 것입니다.

 

그리고 덧붙여 이 글은 영어 교육 자체를 걸고 넘어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보이길래 답답해서 쓴 것입니다.

 

글의 양이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제대로 읽어나주시고 욕을 해주시면 제가 덜 답답하지요. 그렇지 않겠나요?^^

 

 

 

p.s.2 다음 아고라의 다른 분의 리플과 거기에 대한 제 리플을 옮깁니다.

 

영어공교육 강화 반대자분들은 크게 2가지 부류로 나눌 수 있어요... 영어강화는 찬성하나 인수위의 성급한 정책이 싫으신분, 영어교육강화 자체를 싫어하시는분...

 

ㄴ그렇지요. 저는 스스로를 그 틀에 넣자면 전자에 속한답니다.^^이 글 자체를 읽지 않으시고(물론 제 탓이 크지만) 저를 인수위가 제시했던 가이드라인을 찬성하는 사람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속상하기도 하구요..

추천수2
반대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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