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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와의 눈물겨운 상봉!

울컥하네 |2006.08.04 01:15
조회 1,108 |추천 0

조카가 등장하는 글은 7-8년 전의 얘기들입니다^^


▶ 조카와의 상봉.

 

조카: 삼춘~ 나 토욜날 할무니네 간다~ 히히^^

 

나: 엉. 다행이다 얼렁 와~

 

헤어진지 얼마만에 조카녀석을 보게 되었습니다.

 

조카: 사아아암추우우우운~~~~~

 

입을 귀에 걸고 달려오는 녀석을 두 팔을 벌려 안고는
녀석의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열라 두들겼습니다.

 

나: 하하~ 녀석아~ 어디 함 보자. 얼굴...얼굴???


요 볼따구니는 그대로 있네? 하하하~

 

엄마: 솔민이가 니 아들이라도 되니? 좋아하는 모습하고는.

 

나: 내 아들이나 다름없지 머.

 

맛난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기 위해 방에 들어온 조카와 나.

 

조카: 삼춘. 이짜나 스타크래프트 마니 해써?

 

나: 아니? 왜? 너, 게임방 가구 싶구나?

 

조카: 끄덕~

 

녀석의 손을 잡고 게임방으로 향했습니다.

 

조카: 나, 형들하고 겜 할래 삼춘이 붙여죠.

 

나: 또 6분도 못 버티고 깨질라구?

 

결국, 조카는 또 6분을 버티지 못하고 항복을 하고 말았습니다.

제법 오랜 시간을 겜방에 붙어있던 조카와 나는 겜방을 나섰습니다.
쌀쌀한 밤공기가 으스스 추웠으나 녀석의 머리에 얹은 제 손은
녀석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자꾸만 옆으로 붙어오는 녀석의
조그마한 어깨는 야릇한 정을 느끼게 했습니다.

 

나: 솔민아! 삼춘이 머 사주까?

 

조카: 삼춘이 돈이 어딨어? 한달에 십마논 벌면서.

 

나: 아쒸, 따식이 꼭 그렇게 분위기를 깨냐?

 

조카: 마짜노 히히~!

 

▶ 일요일.

 

뱀이 뒤엉켜 자듯 녀석과 엉겨붙어 자고 일어났습니다.

시간이 점점 흘러, 녀석이 갈 시간이 다가오고 형님은
분주히 서둘렀습니다.

 

나: 형! 그냥 솔민이 겨울방학하면 여기루 보내지?

 

형: 이제 열심히 공부도 해야지.

 

나: 아쒸, 공부는 나중에 시키구.

 

형: 간혹 형 올때 데리고 오지 뭐. 넌 임마 솔민이 타령 그만 좀 해라.

 

조카: 삼춘, 잠깐 이리와봐.

 

조카는 밖으로 저를 불러내곤 매우 곤란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조카: 삼촌... 기분나빠하지마... 알았지? 약속해...빨랑~

 

나: 응. 니가 나쁜짓만 안했으면 기분 안 나빠하지.

 

조카는 자기가 메고 있는 가방을 열면서 제 눈치를 슬금슬금
살폈습니다. 뭔가를 꺼내며 뜸들이는 그 표정.

 

나: 뭔데?

 

조카: 으응...이거...

 

뜨아~~ 녀석이 내민 것은, 다름아닌 만원짜리 지폐 두장과
담배 한 갑...

 

나: 이게 머야?

 

조카: 엉... 삼촌 주려구...내가 저금했던 거야...히히~

 

나: 주려면 많이주지. 이만원이 머야?

 

조카: 저번에 삼촌이랑 약속했잖아. 내가 이담에 크면 삼촌 자동차
사주기루... 내가 갖고 있으면 다 쓴단 말야...
그러니까 삼촌이 가지구 있어. ^^

 

나: 담배는? 그건 머하루 가져와?

 

조카: 응. 아빠 친구가 오셨는데 두고 가신 거야...삼촌 생각나서...

 

나: 그래. 고마워. 이만원은 솔민이가 쓰고 싶은 곳에 쓰고
삼촌은 담배만 가질께 응? 자동차는 상혁이가 나중에
더 커서 사줘두 되잖아.

 

억지로 녀석에게 돈을 건네준 후, 담배를 맛있게 한모금 빨았습니다.
녀석은 그런 내 모습을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조카: 삼촌 나 겨울방학 하면, 꼭 와야해 삼촌이...

 

나: 응. 그래^^

 

녀석이 떠나고 난 뒤, 콧등이 시려왔습니다.

녀석의 깊은 속을 닮고 싶습니다. 녀석의 철 없음을 닮고만
싶습니다. 하루 속히 녀석보다 더 어른스러운 삼촌이 되고
싶습니다.

 

전, 조카가 세상에서 최고로 잘 났다는 말은 하지 못합니다.
다만, 제게 있어 조카는 늘, 속좁은 내 스스로를 일깨워
주는 거울이라고, 가장 사랑스러운 녀석이라고 힘주어
말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얼마나 조카를 더 닮아야, 더 배워야 어른이 되겠습니까?
모르겠습니다. 녀석도 삼촌을 뒤에 세워놓고 몰래 콧등을
쓱 문질렀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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