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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2008.02.29 11:56
조회 42 |추천 1


 

 

- 그 남자


 


넌 꼬들꼬들한 라면 좋아하지?


난 국물이 다 졸아들 정도로 제대로 푸욱 익은 라면이 좋거든?


 


넌 커피를 싱거운 국처럼 마시잖아.


난 진한 자판기 커피가 제일 맛있더라.


 


그리고 넌 시끄러운 영화를 싫어하는데


난 졸리운 영화를 싫어하고.


 


또.. 난 밤늦게까지 놀 수 있는데


넌 맨날 집에 일찍 들어가야 하구.


 


넌 추운 걸 절대 못 견뎌서 사월까지 내복 입잖아?


근데 그거 알지?


난 겨울에도 반소매 입고 다니잖아.


대신 여름엔 에어컨 없는 데선 숨도 못 쉬구!


 


그리고 난 닭고기를 못 먹는데 넌 회를 못 먹구.


 


참, 넌 우리 할머니처럼 아침잠이 없더라.


난 드라큘라처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데..


 


텔레비전 보는 것도 그래.


난 축구, 바둑, 그리고 동물의 왕국 이렇게 세 프로만 보는데


넌 그것만 빼고 다른 건 다 보잖아.


 


참 신기하지?


그런데도 난 니가 왜 이렇게 좋냐?


아무래도 우린 전생에 기계 속에 달려 있던 톱니바퀴들이었나 봐.


너무 다른데, 너무 잘 맞잖아.


그치?


 


 


공통점이잖아.


세상엔 안 졸립고 안 시끄러운 영화가 훨씬 더 많으니까


같이 영화 보는 것도 문제가 안 되구.


 


또 난 일찍 들어가야 하고 넌 통행금지 없으니까,


니가 맨날 나 바래다줄 수 있어서


난 그것도 너무 좋거든!


 

- 그 여자


 


글쎄.. 난, 우리가 닮은 점이 더 많은 것 같은데?


 


어쨋은 우리 둘 다 라면을 좋아하긴 하잖아.


그러니깐 라면 먹을 때


일단 좀 덜 익혀서 내가 먹다가, 퍼지면 니가 먹으면 되겠다, 그치?


 


둘 다 커피도 좋아하구!


취향이 다른 거야 뭐..


원두커피 뽑을 때


첫 잔은 진하니까 니가 마시고, 두 번째 잔부터는 연하니까 내가 마시면 되지!


 


극장 가는 거 좋아하는것도

겨울엔 너 추위 안 타니까


내가 추워하면 옷 벗어 줄 수 있어서 좋구.


너무 더울 땐 나도 걸어 다니는 거 싫어.


같이 은행에서 잡지책 보고 데이트하면 될 거구.


 


닭고기락 회는 평생 안 먹고 살 수 있어.


세상에 먹을 게 얼마나 많은데..


 


어.. 그리고 난 아침에 일찍 일어나니까


너 지각 안하게 깨워 줄 수 있어.


내가 늦게까지 공부해야 할 때는


니가 나 깨워 주면 되겠다.


 


근데.. 텔레비전은 어떡하지?


난 바둑이나 축구는 진짜 싫은데..


우리, 텔레비전은 보지 말구


그냥 라디오만 듣고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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