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 싶다.
바람이 불어오면 내 손, 입술, 머리카락...
모두 미세하고 고운 입자가 되어 바람타고 떠나고 싶다.
바람따라 날고 날아 세계방방곡곡을 모두 내 눈에 담고 싶다.
여행하다가 지치면
중국 자금성 지붕 위에도 잠시...
파리 에펠탑에도 잠시...
미국 그랜드캐니언에도 잠시...
이집트 피라밋 위에도 잠시...
이렇게 쉬다가
바람이 내 옷깃을 다시 잡아 이끌면
땀 한번 훔쳐내고 바람따라 날아가면 되지 않을까?
그러고는 돌아와서 내 여행담을 들려주는거야.
가장먼저 우리 아버지에게 들려줄꺼야.
나 때문에 나이 예순이 넘게 허리 휘도록 고생하면서
이렇다 할 여행 한번 못해본 내 아버지에게 들려줄꺼야.
어머니에게 들려줄꺼야.
결혼한지 30년이 다 되도록
제주도도 한번 못가봤다고...
신혼여행도 경주로 갔었다면서
아버지 귀에 잘들리게 큰소리로 신세한탄하는
내 어머니에게 들려줄꺼야.
그녀에게 들려줄꺼야.
왜 자기는 놔두고 혼자만 갔다왔냐며
입 삐쭉내밀고는 칭얼대는 그녀에게
다음에는 꼭 같이가자고,
다음에는 내가 더 좋은데 데리구 갈거라고...
하면서 밤새도록 내 여행담을 들려줄꺼야.
나중에 내 아이에게도 들려줘야지.
아빠가 젊었을때 바람따라 하나씩 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이 다음에 너가 사랑을 할 나이가 되면
너도 아빠처럼 바람타고 여행을 떠나라고...
그리고는 돌아와서 그때는 네 이야기를 아빠한테 들려달라고...
어때 멋지지 않니?
Gone with The w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