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눈 감아봐 뭐가 보여?"
"그냥 깜깜하기만 해"
"거기가 옛날에 내가 살던 곳이야"
"어딘데?"
"깊고 깊은 바다 속.. 난 거기서 헤엄쳐 나왔어"
.
.
.
"외로웠겠다"
별로 외롭지도 않아.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그냥 천천히 천천히 시간이 흐를 뿐이지
난 두 번 다시 거기로 돌아가진 못할 거야
언젠가 네가 사라지고 나면 난 길 잃은 조개껍질처럼
혼자 깊은 해저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겠지
그것도.. 그런대로 나쁘진 않아
"이것봐. 색깔이 바뀐다. 이것 봐, 멋있다. 색깔이 바뀌어."
"가만 있어. 운전 중인 거 몰라?"
몇 살 때였을까? 열 넷, 열 다섯 무렵 그녀는
포플러 나무 아래에 누워 두 다리를 나무에 얹고
바람에 흔들리는 수많은 잎사귀를 봤다.
바람은 높은 곳에서 날아갈 듯 가느다란 가지를
살짝 흔들어 인사를 하게 했다.
헤어져도 친구로 남는 여자도 있지만 조제는 아니다
조제를 만날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