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나면 그만이라지만 감정의 앙금을 삭히기 힘들 때가 있다.
지지리 못난 인생, 홀로인 것도 서러운데 ‘차이고’ 나면 욱 하고 올라
오는 이 심경.
그래서 가끔은 쿨한 척 가식은 버리고 미친 척, 복수의 칼날을 갈기도
하는데. 헤어진 연인에게 행하는 복수, 어떤 것이 있을까? 물론 따라
하지는 말길. 그저 참고 삼아 한 번?
소심버전
* 마지막으로 술 먹자 불러놓고 화장실 간다며 도망쳤다. “황당했지?
이 자식아!”
* 인터넷에 믹키유천 전화번호라며 그 놈 번호를 올렸다.
술집에 애인구함이라고 낙서도 해놨다.
* 여기저기 아는 사람마다 뒷담화 까놨다.
물론 울면서. 최대의 피해자인 척 연기하면서.
악랄버전
* 지네 친구들끼리 뒤에서 욕한 거, 몰래 다 찔렀다.
지금 친구들끼리 파토 나서 난리란다.
* 혼인빙자간음죄로 고소해놨다. 증거?
산부인과 다녔던 거, 결혼하자 메일 보냈던 거,
돈 빌려간 거 다 모아놨다.
* 임신했다고 뻥쳤다. 계속 고민하게 내버려뒀다가 나중에
유산됐다고 다시 뻥쳤다. 지금도 거짓말이었던 거 모를 거다.
장기버전
* 죽자 살자 매달려 겨우 붙잡았다가 안심하는 찰나 내가 찼다.
좋은 남자 생겼다고.
* 그래, 스토커 짓 좀 했다. 미니홈피마다 토 달고, 메일이랑 전화로
협박했다. 신고 안 된 게 다행이지…
* 살 빼고 좀 고쳐서 일년 후에 찾아갔다. 의외로 혹하더라.
곧 결혼한다고 했다.
한때 날 사랑한다던 남자가 안녕을 고하며 멀어졌다.
이젠 사랑하지 않는다 혹은 사랑할 자신이 없다가 그 이유.
때로는 딴 여자가 생겨서 떠나기도 한다. 별별 이유가 다 있겠지만
남은 여자는 분하고 억울할 뿐이다. 이별에 준비가 안 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 크다.
그래서 욱 하는 마음에 복수를 하기도 하는데 그 뒤에 오는 허탈감은
어쩔 수 없다. 복수를 하면 뭐 하나. 이미 떠난 남자인데.
중국 무협영화를 보면 대부분이 ‘복수’를 다루고 있다.
사형 혹은 사제, 그리고 부모의 원수를 찾아 복수하는 내용. 그러나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기 마련이고 복수한 자나 당한 자나 좋은
마음일 리 없다.
엎질러진 물은 닦아야 한다. 괜히 다시 물을 엎질러봤자 더 어질러
지기만 할 뿐. 복수한 자의 마음이 깨끗이 비워질 수가 없다.
아프지만 복수를 굳이 할 필요는 없다. 그것이 정신건강상,
또 미래를 위해서도 좋다. 조금은 더 깔끔하게 과거를 정리하는 좋은
방법, 뭐가 있을까?
- 옛 연인과 관련된 물건은 모조리 버린다.
추억으로 남겨두는 건은 수납장만 꽉 채울 뿐이다.
- 자존심은 버리고 매달릴 때까지 매달려보자.
남은 후회는 복수를 더 키울 뿐이다.
- 미니홈피나 일기장에 감상적인 것을 남기지 말자.
쓰다 보면 감정만 더 극대화된다.
- 친구들을 만나 실컷 그의 흉을 해 보자.
독기와 분노는 입 밖으로 튀어나올 때 정화된다.
- 이전 남자가 아닌 그 이전, 또 그 이전의 남자를 떠올려보라.
남자가 하찮아 보일 것이다.
- 그가 아닌, 내가 못 했던 것만 기억해 보라.
피장파장, 피차일반, 쌤쌤, 머쓱해 진다.
- 복수 후의 상황을 떠올려 보라. 허탈감과 뒤처리,
내가 얻어먹을 욕과 법적책임까지.
자, 복수는 제 살 깎아 먹는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