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무렵 어머니가 전화를 하셨다.
엄마 : 언니가 아프단다.. 코피도 난다고 그러는데.. 정수도 그근처라니까
너도 퇴근하고 언니네가서 언니 어떤지좀 보고 막둥이랑 같이 들어와.
어머니가 주신 미션을 수행하러 퇴근후 언니네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하고 맛있는 김치 볶음 밥을 만들어먹고
10시쯤 집에 돌아가는길 지하철 8호선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기 위해 잠실역으로 갔고 잠실역에서 2호선을 갈아타는 순간이었다.
막둥이와 전동차를 타려는 순간..나의 오른쪽 하이힐의 뒷굽이 전동차와 역사 사이 뻥~ 뚫린 그 공간에
낑겨버리고 말았다.
헉... ㅡㅡ;; 하는 순간 뒷사람이 나를 툭~ 치고 들어왔고 순간 나의 오른쪽 하이힐은 뻥 뚫린 그 공간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순식간이었다
"얼라리?? 어머어머~ 어떡해~" 하는 순간 전동차 문이 닫히고 ㅡ.ㅡ;;;; 초난감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전동차 안의 사람들도 그 모습을 보고 웃고... 창피한 순간이었다.
체 셔 : 어머 어머~ 어떻게해... T^T ... 야~ 어떻게좀 해봐
막둥이 : 뭘 어떻게해 ㅋㅋㅋㅋㅋ 아주 가지가지 한다~
체 셔 : 아항..ㅜ.ㅜ 겁나 창피하다. ㅋㅋㅋㅋㅋ (창피하다면서 왜 난 이렇게 웃음이 나는것인가..)
창피함도 잠시.. 순간 나는 이 상황이 너무도 신기하다고 여겨졌다.
아무나 경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누구나 한번씩 해봄직한 일도 아니거니와 그 홈으로 신발이 빠질
사람이 몇이나 되었겠는가.. 그순간 나는 막둥이 한테 이렇게 말하고는 이 상황을 내 주변의 지인들에게 문자로 실중계를 해댔다.
체 셔 : 야~ 이거 대땅 신기하다.. ^^; 가방에 디카있는데.. ㅋㅋㅋ 찍어야 겠다. ㅋㅋㅋㅋ
막둥이 : 무슨 자랑 났냐? 뭘 그걸 사진을 찍어~~~~ 진~짜 특이하다~
체 셔 : 야~!!! 아무나 이런거 경험해 보는거 아니다!!!! 다~ 늬 누나 발이 작고 예뻐서 생기는 일인게야~ ㅋㅋㅋ
(참고로 나의 신발 Size 는 225~230 이다)
막둥이 : 아주~!!! 30살을 어디로 드셨세여~!!!
체 셔 : 임마~!!! 겁나 신기하긴 하자나~ 글구 신발이기에 다행이지 발 낑겼어봐 난 죽는겨~
이렇게 이야기를 하며 나름의 이 황당하고 신기한 상황을 체념하고 .. 나 스스로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어쩌겠는가.. 그렇다고 잠실역에 가서 선로에 떨어진 내 신발 한짝을 찾아 달랄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이미 벌어진 일을 마음에 담아주고 창피해 죽는다고 울상 지으면 뭐하겠는가..
그리고 이 황당한 사건을 주변의 사람들에게도 이야기해 지인들의 찌들고 평범한 일상에 즐거움을 주는 것도
괜찮을듯 해서 였다.
10여명에게 문자를 보내고 답장을 주고 다시 받으며 어느새 전철은 신촌을 향하고 있었다.
내 상황을 보았던 사람들도 어느정도 내리고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타서 열차 안은 만원이었다.
자.ㅡ.ㅡ; 이제 내리는게 문제네..
첫째, 집에 가려면 ..5호선 양평역을 가야하는데....영등포 구청에서 내려서 맨발로 5호선을 타고 양평역을 간다.
둘째, 당산역에서 내려서 맨발로 무조건 뛰어 역사를 나간뒤 택시를 타고 아파트 앞까지 간다.
셋째, 문래역에서 내려서 맨발로 무조건 뛰어 역사를 나간뒤 택시를 타고 아파트 앞까지 간다.
첫째 방법은 양평역에서 집으로 가는게 또 만만치가 않으며, 올라가야하는 계단의 수가 너무 많아 안되고
둘째 방법은 당산역은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것도 내리는 것이지만, 역사 앞 포장마차들이 즐비한 곳을 지나가야 하고
무엇보다 신호등을 건너야 했다. 그리고 그곳은 지금 공사 중인 곳이 많아 안된다.
셋째가 그나마 나은듯 했다. 문래역은 그나마 유동 인구가 적으니 좀 덜 창피할 것이고, 신호등을 건너지 않아도 되며
역사를 나가 계단도 조금만 올라가면 바로 택시가 서있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문래 역에서 내리기로 하고
왼쪽에 신고 있던 힐도 그냥 벗었다. 궂이 한짝 남은 신을 신고 있어 봤자이고, 내가 신발을 신었는지 안신었는지
전철안의 사람들은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었다. (뭐 물론 스타킹은 신고 있어 다행이었지만)
나의 생각은 적중했다. 다들 내가 신발을 신었는지 안신었는지는 못본거 같다. ㅋㅋㅋㅋ
그러나 발이 너무 시렸다..ㅜ.ㅜ 내리자마자 전철역의 의자를 보고 너무 반가워 의자로 바로 뛰어가 앉았다.
체 셔 : 야~! 좀 앉았다가자..ㅜ.ㅜ 발시려~!!!
막둥이 : 아~ 빨리와 사람들 다 쳐다보잖아.. ㅡㅡ; 사람들 나갈때 후딱나가야 모르지~ ㅋㅋㅋ
젠장..ㅜ.ㅜ 발시렵고 너무 황당하고 신기해서 나는 연신 웃음 밖에 나지 않았다. 다시금 춍춍춍~ 뛰어
문래역을 나왔고 바로 택시를 잡아 타고 아파트 앞에 내렸다.
아파트 정문까지 다시금 춍춍춍~ 뚜어 엘리베이터를 타는 순간.. 긴장도 풀리고 ㅋㅋㅋㅋ
그때서야 막둥이의 말이 생각났다.
막둥이 : 다행인줄 알어 눈이나, 비가 왔음 어쩔뻔했어? 그랬음 바로 발에 동상 걸렸을걸??? ㅋㅋㅋㅋ
체 셔 : 그러게~ ^^; 그래도 겁나 신기하다. 나 내일 로또사야지~
막둥이 : 참~ 특이하세요~ 우리 누나지만 참... 발상 독특하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귀여운 우리 콩팅이 가족들을 뒤로하고 바로 화장실부터 뛰어들어가
다리와 발만 세번을 씻고 샤워 하고 나와서야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 흔한 돌맹이, 깨진 유리조각 하나 밟지 않고 무사히 집에 들어온것이 얼마나 다행인가..ㅋㅋㅋㅋ
그리고 그런 생각또한 하게 되었다.. 아~ 역시 이래서 내가 다른 사람과 좀 다르다는 거구나...
특이하신 한가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