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총선 때마다 불어오는 ''북풍''

송영준 |2008.03.30 21:06
조회 45 |추천 0

1971년 대통령선거에서 여당의 박정희 후보는 야당의 김대중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 때 여당 측에서 두 가지 '정당하지 않은'카드를 꺼내게 됩니다. 하나는 지역감정 조장이고 다른 하나는 이른바 '북풍' 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북풍'이란 주로 보수정권, 즉 한나라당 계열(이전에는 공화당, 혹은 민정당, 민자당, 신한국당 등)이 집권여당이던 때에, 선거 철이 되면 북한이 '이상한 행보'를 하게 되고, 이에 대해 안보상 불안을 느끼게 되는 유권자들이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는 여당에 투표하게 되어 투표 결과 여당 측이 상당한 우세를 점하게 되는, 즉 북한의 '아주 우연이지만 선거때마다 빈번히 일어나는 행보'로 인해 승리하게 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북풍은 선거철마다 어김없이 대중들의 불안심리를 크게 자극하여 '여당의 안정론'에 상당한 힘을 실어주게 되고 총선에서 큰 이슈가 되곤 했었습니다. 마치 북한 정권과 우리 정권이 서로 짜기라도 한 것처럼 선거 때나 반여감정이 극에 달할때마다 북풍은 어김없이 나타나 모든 불만과 이슈들을 잠재우곤 했지요.

 

전두환 정권 시절 선거 때나 데모 등이 많을 때마다 '우연히도' 그 타이밍에 땅굴이 발견되어 '우리가 무너지면 북한이 처들어온다.'는 논리로 모든 불만을 잠재우던 수단으로서의 북풍, 노태우 김영삼 정권 때도 유독 선거철이 되면 북한이 이상한 행보를 한다고 하여 언론에서 대서특필하고 그 결과 선거에서 여당은 상당한 의석을 확보하곤 했었습니다. 이러한 북풍은 김영삼 정권의 총선 때인 1996년에서도, 97년 대선에도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10년만에 정권을 되찾은 한나라당, 총선이 코앞에 다가온 시점에서 정말로 '반복되는 우연'이 또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갑자기 북한 이 NLL경계선을 문제삼고, 대운하 정책을 비판하는 등 과격한 행보를 보이며 국민들의 안보의식과 반 북한정서를 자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반북한정서의 자극은 결과적으로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현 정권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으로의 전환을 가져오는 효과가 발생합니다. 이에 질세라 언론들은 북한의 행보에 대해 '의연하고도 확고히 대처하는 믿음직한 정부'를 대서특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북풍'으로 인해 그동안 이슈가 되어왔던 사안들, 즉 '고소영'을 비롯하여 편중된 코드인사, 대운하에 대한 찬반이슈, 정책에 대한 검증 등 많은 사안들이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고 남는 것은 '악의 축 북한으로부터 확고히 대처하는 정부'라는 어설픈 설정만 남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총선까지 남은 기간동안 북풍은 더욱 큰 이슈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또한 총선이 끝나는 시점까지 점차 목소리를 높여가며 국민들의 안보 정서를 자극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지금처럼 안보가 불안한 때에 여당에 힘을 밀어줘서 강력하게 대처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무언의 논리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보수정권이 집권하던 50여년간 선거때만 되면 '우연한 단골손님'으로 어김없이 찾아오던 북풍. 10년만에 재탄생한 보수정권의 총선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했습니다. 이제 선택은 유권자의 몫입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