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홍색 모자를 쓴 것이 나다.
윗 사진은 경기 초반 불탄 남대문을 돌 때,
아랫 사진은 골인 지점인 잠실 운동장이다.
대회 2주전 감기와 겨울철 바람 사나운 연평도의 악조건 때문에,
그리고 겨울철 불어난 자신의 체중 때문에, 반신반의 했었다.
완주기록 3시간 45분. 만족하고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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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에서 열리는 가장 큰 대회는,
10월 춘천에서 열리는 조선일보 춘천마라톤과
3월 서울에서 열리는 동아일보 서울마라톤, 두 개 대회이다.
두 개 대회는 국내 메이저 대회 중 가장 큰 규모이고,
또한 국제 대회이다. 국제공인 42.195km, 풀코스만 운영한다.
현재 자신에게 뿌듯한 것은,
예전엔 하프도 어렵게 생각하던 내가,
두 대회 모두 완주했다는 것. 처음에 비하면 많이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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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기록을 얼마나 더 단축할 수 있을까.
3시간 30분 안쪽, 아니면 어쩌면 그도 못가고 지금의 40분대에서
나의 한계점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몇 번을 노력해도 줄어들지 않는 시간대에 부딪칠지도 모른다.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지금은 알 수 없다.
이제 겨우 시작했으므로..
아직 제대로 뛰어들지도 않았으므로..
아마추어 마라토너의 꿈이라는 sub-3.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영광..
그걸 해 낸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나의 기량과 끈기, 그리고 도전하는 용기를 가늠해본다.
섬에 있는 동안은 3시간 30분 안쪽으로만.
성급한 욕심으로 악조건에서 무리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섬에서의 임기를 마치고는 동호회를 찾겠다.
3시간 10분대를 첫 번째 목표로.
두 번째 부터는 물론 sub-3에 대한 도전.
사는 동안 한 번쯤 도전해 볼 가치가 있고, 도달할 의미가 있다.
자신을 얼마나 통제하고 끈기있게 이끌고 갈 수 있는가의 문제.
조급하거나 서두르지 않고, 그러나 목표와 궤도를 잃지 않고.
가능하다. 할 수 있다. 비록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내년도 아니고, 후년도 아니지만, 지금 생각엔 너무 먼 미래같지만,
그때까지 숙성해야 비로서 좋은 맛이 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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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마라톤을 하느냐고 묻는다.
가끔 내가 생각해도 의아하다.
남들 다 편히 쉬는 일요일 아침에,
참가비를 내며 자진해서 몇 시간씩 괴로운 뜀박질을 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한계에 대한 극복 때문에',
'자신감을 찾기 위해서', 라고 말하고 싶다.
간혹 마라톤에 참가해서 뛰고 있는 소아마비를 앓으신 분들이나,
불구이신 분, 암선고를 받은 분들을 본다.
그리고 머리가 하얗게 센 어르신들.
42.195에서 자신의 무엇인가를 찾고 계신 분들이다.
자신을 극한 상황에 내몰고,
그걸 극복해 낼 수 있음에 기뻐하시는 분들이다.
자신의 한계를 조금씩 당겨 자신이 성장함에 대한 기쁨.
자신의 한계에 대한 도전
그리고 달리는 기쁨.
달리는 심장의 고동소리와 온몸의 체온, 느껴지는 바람과 햇살.
42.195의 출발점에서 그런 생각을 한다.
'오늘 이걸 극복해 내면, 앞으로의 삶에서 무엇이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얻어질 것 같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