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하나 잡아서 평범하게 사는 대한의 한 20대 중후반 청년입니다.
얼마전 겪었던 씁쓸한 일이 있어서 여기다 그냥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할까합니다.
얼마전까지 뉴스에 떠들썩하게 나와서 우리 사회를 경악케한 여아살인범사건이 진정되기도
전에 또 CCTV사건으로 우리 주변을 뒤숭숭하게 만든 사건이 터져나와서 다들 알고 있을겁니다.
정말이지 요즘엔 뉴스보기 겁날만큼 우리의 귀여운 아이들이 많이 죽고 다치고.... 어른인 제가
봐도 너무 부끄럽고 화가날 따름입니다.
그런데 이런 강력사건들이 우리들의 학창시절 최초의 고향인 초등학교까지 긴장하게 만드는가 보더군요.
불과 1주일전이었습니다.
회사업무차 출장업무를 보러 나왔는데 마침 출장을 나가는 곳이 제가 살았던 고향근처였었습니다.
운좋게 오랜만에 부모님집에도 들렀다가 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가벼운 마음으로 출장길에 올랐었죠.
출장업무 다보고 집에 잠깐 들렀다 가려고 했는데 마침 집에 가는길에 어린시절 저의 모교였던 초등학교가 보였습니다.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운전대를 틀어서 모교를 찾아갔죠.
매일같이 버스를 타고다니면서 늘상 친구들끼리 옹기종기 모여 걸어다니던 교문을 제 차를 타고 들어가보니 감회가 새로웠었습니다.
학교 주변 풍경은 10년이 훨씬 지난 세월동안 많이 변해있어서 격세지감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아무튼 차를 세워놓고 오랜만에 학교안을 구경해보았습니다.
학교의 모든 곳에 저의 6년동안의 어린시절 추억들이 고스란히 묻어있어서 정말 기분이 흐뭇했었죠.
수업시간이었던지 학교는 무척 조용했었고 간간이 1학년 교실이 있는쪽에서 병아리들이 옹알거리면서 동요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었습니다.
평화로운 학교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저도 모르게 실실거리면서 웃다가 교장선생님인지 교감선생님인지 아무튼 연세가 좀 되어보이는 분과 마주쳤습니다.
그런데 저를 되게 수상하다는 식으로 좀 기분나쁘게 쳐다보시더라구요.
일단 건네는 말투부터가 사람 기분을 팍~ 잡치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누구요?"
"네?"
"누구냐구..."
"아~ 학교 구경하러 왔습니다."
"젊은양반이 이 시간에 학교를 뭐하러 구경하러 왔나?"
약간 어이가 없더군요.
아무리 제가 나이가 자기보다 한참 어렸다쳐도그렇지 어떻게 초면에 보자마자 반말을 하면서 사람을 그렇게 대하는지...
더군다나 출장업무때문에 정장차림에 코트까지 입고 있던 저를 수상한 눈빛으로 보는것도 좀 기분이 나빴습니다.
"사실 이 학교 93년도에 졸업한 56회 졸업생인데 근처에 회사출장업무보러 왔다가 잠깐 지나가다 들렀습니다."
제가 몇회 졸업생이라고 밝혔더니 그제서야 표정이 약간 풀어지면서 그러냐며 제게 살짝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하시더군요.
얘기를 나눠봤더니 자신을 교감선생님이라고 소개하면서 모교를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요즘 하두 크나큰 사건들때문에 뒤숭숭해서 약간 의심을 했으니 이해해달라며 사과를 하시더라구요.
저두 그래서 아무렇지않게 웃어넘기며 괜찮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정말 오랫동안 그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는데.... 아무튼 오랜만에 찾은 모교에서 졸지에 납치범으로 의심을 받은 좀 특별한 경험을 해보고 학교를 나섰습니다.
그리곤 많은 생각을 해보았죠.
저분이 오죽했으면 저러셨을까... 하고 말이죠.
요즘 우리 초등학교 모두가 다 긴장을 하고 있는가봅니다.
초등학교는 우리들의 고향과도 같은 곳인데... 그런 학교가 저렇게 낯선사람들을 경계하고 의심을 하는걸 보면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 아닐런지.....
괜히 씁쓸했던 모교방문기였습니다.
하루빨리 우리 아이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