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사랑을 말하다] 그리움이 차올라서,

김경진 |2008.04.04 14:05
조회 64 |추천 2



그리움이 차올라서,

꾸역꾸역- 무언가를 계속 먹어야 했다.

마침 입안에 혓바늘이 돋은터라

그녀는 밥같은걸 잘 삼킬 수 없었다.

그래서 대신 물을 많이 마셨다.

커다란 생수통을 붙잡고 벌컥벌컥 마시면,

모질게 질긴 그리움이-

조금은 내려가는것 같았다.

 

혓바늘-

그녀는 떠올린다.

그녀가 혓바늘이 돋았다고 했을때, 그가 약국을 들러 그녀의 집앞으로 '헉헉'거리며 뛰어왔었다.

그리고 감기가 걸렸다고 말했을때, 그는 한봉지의 약과 올망졸망한 귤이 가득 담긴 검은 비닐 봉투를 들고 한밤중에 홍길동처럼 나타났었다.

그는 대학에 막 들어간 신입생만 가질 수 있는 순수한 눈빛으로 그녀의 감기와 외로움을 치료해주었다.

 

그렇게 좋은 추억들이 헐떡이며 살아있는데....

어떻게 ... 그리움을 죽일 수 있을까....

 

 

어느 시점부터는 참혹했던 기억들이 좋은 추억들을 능가했다.

누가 먼저 사랑하게 됐는지 기억하지 못하듯-

누가 먼저 미워하게 됐는지 기억할 수도 없었다.

처음엔 바위틈에서 흘러나온 작은 시냇물이었는데,

그 작은 물줄기들이 모이자, 결국엔 큰 강이 되어버렸다.

그들 사이엔 엄청난 양의 미움이 흘러넘쳤다.

서로에게 상처되는 말을 주고 받은 후엔,

항상 미안하다고 그녀가 먼저 말했었다.

먼저 사과하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전화벨에 온 신경이 매달려 있는 순간들을

더이상 견딜 수 없었다.

그녀는 그런 순간이 오면 이런 생각을 했다.

 

- 그 없이도 내가 살아갈 수 있을까?

    ...... 아니 ... 자신이 없어, 한순간도 ...

    왜 ... 난 여기까지 온거지?

    절대로 사랑 같은거, 다신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그와 헤어진후 그녀는 밤에 혼자 운전할 때가 많아졌다.

차창을 열고 머리결을 바람에 휘날리며 달리는 동안은,

그럭저럭 견딜만한 기분이 되었다.

그런데 라디오에서 그가 좋아하는 80년대 팝송이 흘러나오자

무심결에 따라 부르고 말았다.

그러다가 흥에 겨워 자신도 모르게 핸들을 툭툭치며 장단까지 맞췄다.

그녀는 그때 문득 생각했다.

 

사랑이 .......  갔다 ....

한 시절이 ...  갔다 ....

 

 

 

사랑을 말하다.

추천수2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