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벌]
1997. 세모를 하루 앞둔 12. 30. 여자 4명을 포함한 23명의 사형수에 대한 사형집행이 이루어진 후 10년 이상 사형수들에 대한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들을 사형시키지 않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어떻게 하면 범죄를 줄이고, 죄인을 교화하여 사회로 복귀시킬 수 있을까?
어떤 형벌과 처분을 하면 죄인도 승복하고, 백성들도 수긍하게 될 것인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상이다보니 수사기관이나 법원이 일반인들의 감정에 조금만 어긋나는 처분을 하면 유전무죄니 무전유죄니 비난을 받고,
유명인사가 구속이나 실형을 당하지 않으면 객관적으로 적정한 처벌임에도 처벌을 받지 않는 것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일반 백성들이다.
법률과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처벌·보안처분 또는 강제노역을 받지 않는다(헌법 제12조 제1항)
죄를 짓더라도 그 벌로는 생명(사형),신체(징역, 금고, 구류), 명예(자격상실, 정지), 재산(벌금, 과료)의 자유에 대한 제한만을 받게 된다(형법 제41조).
보안처분은 형법에서 정한 벌을 보충 또는 대체하기 위하여 범죄자의 자유를 박탈하거나 제한을 수반하는 격리 또는 개선하기 위한 처분으로 신체의 자유박탈을 수반하는 것과 박탈을 수반하지 않는 보호관찰, 보안관찰, 선행보증, 거주제한, 단종(거세) 등이 있다.
우리 법은 치료감호(치료감호법), 보안관찰(보안관찰법), 보호관찰, 사회봉사명령, 수강명령, 갱생보호(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소년법), 치료보호(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보호처분(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등 특별법에서 보안처분 규정을 두고 있다.
강제노역은 말 그대로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노역을 행하게 하는 것으로 현행법상은 벌금과 과료를 납부하지 않는 경우에 환형유치하여 노역장에서 작업을 하게 하는 것이 전부이지만, 엄격하게 말하자면 사회봉사명령이나 수강명령은 일종의 강제노역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는 사회방위를 위하여 죄를 지은 범인에게는 그 응분의 댓가를 주어 책임을 지게하고(특별예방효과), 일반사람들에게는 겁을 주어 범죄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일반예방효과), 범죄인에게 적정한 벌을 가함과 동시에 교화를 통하여 그가 사회로 복귀하여 정상적인 시민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국가의 중요한 의무가 아닐 수 없다.
최근에 각종 특별법에서 형벌을 유보하면서 또는 형의 집행 이후에 보안처분을 하는 규정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제도의 다변화나 다양성이 아니라 이러한 처분을 행하는 과정에서 국가가 범죄인들을 어떠한 방법으로 교화하고, 순화시키는 기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다.
형벌과 보안처분은 경계가 모호하고, 강제노역은 크게 활용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신체의 자유를 박탈, 제한하는 형벌과 보안처분 그리고 강제노역을 적절히 병행, 활용함으로써 구속과 불구속의 중간 제도를 만들고,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보안처분을 새로운 형벌로 법제화하여 형벌을 다양화하는 것은 어떨까?
가령, 징역이나 금고, 구류라는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구속, 구금제도 이외에 GPS를 이용한 전자추적장치를 부착하여 주거를 제한하거나 일장한 장소 또는 특정한 사람에 대한 접근을 금지하거나 강제로 특정한 장소에서 특정한 행위를 하게 하는 것은 현행 교도소의 형집행과 달리 새로운 개념의 형벌로서 구속도 아니면서 구속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전자추적장치를 활용하여 죄인으로 하여금 전화, 인터넷 등 통신의 사용이나 집회의 참석을 금지, 제한하거나 법률행위나 특별한 사실행위를 금지, 제한하여 간접적으로 범죄와 관련되는 행위를 차단함으로써 형벌의 효과는 물론, 재범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구속과 불구속의 중간적인 제도는 신체의 자유는 범죄인에게 물론 각종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제한당하는 구속제도를 대신하여 어느 정도의 자유를 보장하는 대신 각종의 제한, 금지를 통하여 형벌의 효과를 거양할 수 있을 것이고, 동시에 구속되지 않으면 처벌받지 않는 것으로 인식된 우리네 법감정을 완화하면서 한편으로 국가 혼자 범죄인의 감시와 교화를 독점하여 권한은 물론, 책임을 전담하지 않고, 사회와 가족과 함께 분담할 수 있는 새로운 행형제도로서의 의의도 크다고 할 수 있다.
나아가 현행 교도소를 민간교도소 등 다양한 교화방법을 구비한 구금시설로 다변화시킴으로써 범죄인을 사회로 복귀하고 재범을 방지하는 효과를 거양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최근 일부 사람들이 인권침해나 헌법위반으로 거론하는 성범죄자에 대한 얼굴 등 신상공개와 전자감시제도도 이러한 방향에서 재검토하여 인권침해에 대한 시비가 없이 적정한 형벌권이 행사되어야 법치주의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다.
(‘08. 4. 최영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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