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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한국 18대 총선 향보

박기영 |2008.04.10 12:52
조회 83 |추천 0
매일경제 한나라 과반 턱걸이…표심은 냉정했다 기사입력 2008-04-10 02:31 기사원문보기 개표 초반 압승을 예상했던 한나라당 지도부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과반의석을 간신히 넘길 것으로 선거결과가 나타나자 담담한 표정으로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안상수 원내대표, 정몽준 최고위원.

 

 

 

 

 

 

 

 

 

 

 

 

 

 

 

 

 

 

 

국민의 선택은 절묘했다. 그리고 냉정했다.

4ㆍ9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한나라당에 과반의석을 안겨주되

간신히 턱걸이하는 과반을 줬다. 절대승리를 주지 않은 것은

일은 열심히 하되 독선으로 빠지지 말라는 분명한 메시지다.

 

'안정론'과 '견제론'이 맞부딪쳤던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힘을 주었지만 모든 상임위를 장악할 수 있는 절대 과반은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견제'의 여지를 충분히 남겼다.

전체적으로는 보수화 추세가 두드러졌다. 한나라와 친박연대,

자유선진당 등 보수세력을 다 합치면 개헌이 가능한 의석이다.

그렇다고 진보세력의 완전한 몰락도 아니다.

통합민주당은 81석을 얻어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고 민노당도

붕괴는 모면했다. 의석수로는 가위 황금분할이라 할 만하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살리기 개혁드라이브를 지지하지만

인선파동, 공천실패와 같은 일방적인 독주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민심의 심판을 내리겠다는 의지가 이번 선거 결과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 이명박 경제살리기 힘 얻어 = 한나라당이 일단 과반수까지

확보함으로써 이명박 정부의 경제살리기 개혁에 힘이 실리게 됐다.

지난 87년 민주화 이후 17대 국회에 이어 두 번째로 여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는 여대야소 의회구도가 재현된 것이다.

 

한나라당은 특히 2006년 5ㆍ31 지방선거에서 지방자치단체

권력을 장악했으며 지난해 12월 대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둠으로써 행정권력까지 움켜쥐었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

18대 국회 과반의석을 달성해 사실상 대한민국 개혁의 전권을

거머쥔 셈이 됐다.

 

이명박 정부가 향후 추진할 경제살리기 개혁 과제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당장 산업은행 민영화를 시작으로 공기업

민영화가 속속 진행될 예정이고 공공부문 개혁이 더욱 깊숙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국민 한 분 한 분이 위대한 정치적

결단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을 크게 변화시키라는

소명을 한나라당에 주셨다"면서 "결국 이명박 대통령을 뽑은

이유가 경제 살리기를 해달라는 것이었고, 이를 이루기 위해

과반을 밀어줘야 되겠다는 정치적 결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독주에 대한 날카로운 견제 = 국민들은 여당에 과반의석을

밀어주면서도 절대적인 힘을 넘겨주지는 않았다.

지난해 대선 승리 이후 50%대의 정당 지지율로 고공행진을

벌여 이번 총선에서 압승이 예상됐던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부의

 부적격 장관 인선 논란과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서 전통적 지지층 이탈과 '견제론' 확산을

초래해 자멸하는 모습을 보였다.

언제든지 독주를 견제할 여지를 남겨 놓은 것이다.

특히 새 정권의 2인자를 노리는 이재오 의원이 은평을에서

낙마하고 공천에 깊숙이 개입했던 이방호 사무총장과 정종복

사무부총장에 대한 지지를 철회함으로써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새 정부 인선파동과 공천파동 등을 거치면서

당내 반발에 직면한 것은 물론 국민들의 반감을 샀다.

 

이 과정에서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한

대선과는 달리 국민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으며 이 같은

분위기가 총선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530만여 표 차로 압승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총선결과는 사실상 패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권자의 뜻은 경제살리기 등 할 일은 하되 결코 오만하지

말라는 경고가 담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

 

당내 최대 견제세력인 박근혜 전 대표계의 세력확장도 눈에 띈다. 친박연대와 무소속을 포함해 총 50여 석을 확보해 향후

국정운영에서 실질적인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박 전 대표 진영이 경선 때부터 반대해왔던 한반도 대운하 등은

앞으로 추진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는 9일 비례대표를 포함해 15석 안팎의

의석 확보라는 선전을 거둔 18대 총선 결과와 관련해 "도와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이

박근혜 전 대표를 도왔다는 이유만으로 공천을 탈락시킨 것이

잘못이고, 우리는 열흘 만에 이렇게 선전했다"면서 "친정인

한나라당이 과반이 된 것은 다행이고, 앞으로 국민 눈높이에서

겸허하게 국회를 원만히 이끌어가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강조했다.

 

 ◆ 급속한 보수화…힘잃은 좌파도 몰락은 모면 =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등 보수정당과 보수성향 무소속 후보들이

 확보한 의석을 모두 합치면 200여 석에 이른다.

 20~30대 젊은 층이 급속히 보수화한 게 가장 큰 요인이다.

 하지만 개혁진영 맏형격인 민주당은 당초 목표였던 개헌저지선

(100석)은 물론 견제야당의 위상을 세울 수 있을 정도의 의석

확보에 실패해 지도부 책임론이 대두되면서 적잖은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자유선진당에 힘을 실은 것도 과거

좌파정권의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심판으로 해석된다.

 

또 자유선진당은 충청권에서 선전했으나 원내교섭단체 구성에는

 실패했으며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17대 총선 당시 의석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이처럼 한나라당이 승리를 거두면서 17대

 

총선 때 열린우리당의 과반의석 확보로 보수에서 진보로 넘어갔던 의회권력은 4년 만에 다시 보수 진영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국민의 뜻을 겸허한 마음으로 높이 받들고자 한다"면서도 투표율이 저조한 점을 거론, "우리 민주주의가

상당히 어려운 위기가 왔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의 독선과 독주를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에 대해 더 큰

책임을 느끼게 된다"고 밝혔다. 또 구체적인 정치적 이슈나 정책

 공방도 부각되지 않은 채 각당의 내홍 속에 '안정 대 견제'라는

공허한 구호만 난무했고 공천작업이 선거에 임박해서야 끝나는

바람에 인물 검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46%라는 역대 총선 사상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것도 정치권에

대한 민심의 불신을 반영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 정치권 이합집산 예고 = 이 같은 절묘한 의석수 배분으로

총선 이후 정치적 이합집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정운영의 키를 쥐고 의회의 협력을 받아 개혁 드라이브를

이끌기 위해 이명박 정권은 '친박' 인사들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한나라당 의원만으로는 전 상임위 장악이 어려워

주요 국정현안 고비마다 암초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친박연대 무소속연대 등 친박인사들과 손을 잡는다면

이 같은 고비를 무난히 넘길 수 있다. 여기다 진정한 보수를

표방하며 충청권에서 탄탄한 기반을 마련한 자유선진당과

협력한다면 개헌까지도 내다볼 수 있는 세력을 형성하게 된다.

 

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끊임없이 친위세력 영입에 나설 것이고

무소속과 친박연대 의원들은 확실한 견제세력으로 자리잡기

위해 자유선진당 등과 연대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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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밤 각 당사에서 총선 개표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왼쪽부터)의 표정이 크게 엇갈린다. <김성중ㆍ박상선ㆍ이승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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