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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이야기...

김동선 |2008.04.12 15:03
조회 135 |추천 1

  "한동안 저는 그녀에게 푹 빠져 지냈습니다.

특히 그녀는 정말 이해심이 깊었습니다.

제가 어떤 잘못을 해도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다고 말해 줬죠.

 

그녀의 그 넓은 이해심은 주로 정신병자를 대상으로 한 것 같았습니다.

술 먹고 시비 걸고 그런 이상한 아저씨들을 만나도 화를 내는 게 아니라

'저 사람은 얼마나 힘들까?'라고 말하는 그녀였습니다.

착하다고 생각했지만 가끔은 좀 이상해 보였죠.

 

그리고 평상시엔 밝았지만 자살이나 정신병 이야기만 나오면 태도가 변하는 것 같았습니다.

한 번은 뉴스에서 누가 자살했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아무 생각 없이

'저런 사람들은 동정할 가치도 없다. 자살할 용기로 살지. 더 힘든 사람들도 많은데…."

이렇게 그녀에게 말했는데 표정이 굳어지더니

'사람의 고통이란 건 그렇게 잴 수가 없는 거다'고 말하고

그 뒤로 집에 갈 때까지 입을 다물어 버리더군요. 

 

며칠 전에 보고 말았습니다. 항상 긴팔만 입던 그녀의 팔을 우연히 보게 됐는데

세상에…. 손목부터 시작해서 온 팔에 몇 개인지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칼금이 있더군요.

팔 안쪽이고 팔등이고…. 아마 50개 정도는 돼 보였습니다.

 

어릴 때부터 정신병이 있어서 초등학교 때부터 자살을 기도했다고 합니다.

특히 중고등학교 때는 학교에서 자살기도를 해서 퇴학 당할 뻔하고.

맨날 자해하고….

 

그러다가 어떤 계기로 마음을 다잡고

'나처럼 괴로운 사람들을 도와주자'는 심정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명문대 심리학과에 입학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자살 생각은 안 한다고 하더군요.

 

여친은 자기 과거에 대한 후회는 없다고 합니다.

자기는 자기가 약해서 고통스러워 했던 자해를 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살아 있으니까 됐고, 앞으로 열심히 살거라고 하는데….

 

사실 처음에 저의 대시를 몇 번이나 거절했던 것도 이런 이유라고 하더군요.

자기의 과거를 알게 된 남자들은 다 떠나갔다고. 다시 상처받는 게 두렵다고.

그럼 왜 처음부터 말하지 않았느냐고 하니까 예전에 처음부터 말했던 남자가 있었는데

그 남자가 소문을 내고 다녀서 아주 안 좋은 결과가 났었다고 합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전 지금까지 살면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자살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왜 그런 짓을 합니까? 잘 먹고 잘 살고 사지 멀쩡한데 차라리 죽을 용기로 살 것이지.

얼마나 이기적이고 자기만 생각하는 행동입니까? 그게.

 

사랑으로 감싸안는다고 하지만 솔직히 자해한 흔적이 그렇게 많은 걸 막상 보니

여친이 미천년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어리석은 짓을 왜 합니까? 이해가 안 됩니다.

 

전 솔직히 그녀 많이 사랑합니다. 하지만 제가 어떻게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이르지만 결혼까지도 생각했었는데. 정신병 유전되는 건 아닌가 걱정되고.

하여튼 모르겠습니다. 제가 미친 건지 여친이 미친 건지.

 

여친 팔을 본 이후로 지금까지 연락 안하고 있습니다.

여친이 전화했는데 제가 안 받았고, 나흘 정도 됐는데… 지금은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여친은 자기는 평범하다고 생각해 왔다고 합니다.

오히려 자살 생각 안해본 사람들이 더 드물지 않냐고. 더 심각한 사람들도 많다면서."

 

댓글

1. 그런 상황에도 꿋꿋이 살아남고 노력해서 극복한 여자분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타인의 아픔을 이해 못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을 통해

당신의 그런 인식을 바꿀 좋은 기회이죠.

당신마저 그녀의 과거를 다른 남자처럼 버린다면

그녀는 이후로 더더욱 사람에게 마음을 닫을 겁니다.

 

2. '내가 정신병력이 있던 사람이나 자살이나 자해를 한 과거가 있는 사람보다 더 낫다'

는 생각은 편협한 생각입니다.

어쩌면, 그 사람들은 인격적으로나 삶의 기준에서

더 심오한 깊이로 인생을 들여다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어린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깊은 통찰로 문제의 답을 선택한 여자분에게 박수를 드리고 싶습니다.

한편으로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돼서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보이지 않는 마음을 볼 수 없는 사람이 어떻게 사람은 한다는 것인지….

 

3. 당신은 여자친구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사랑한다면 그 사람의 과거까지 지울 수 있습니다. 물론 신경이 쓰이긴 하겠지만요.

우울증이나 자해하는 행위가 미친 짓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신병자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합니까?

물론 정신병자 맞죠. 정신에 병이 생긴 사람이니까요.

정신병, 마음에 생긴 상처를 뜻합니다.

당신들은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의 심리나 마음을 알지 못해서 그런 말이 나옵니다.

당신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여친은 당신 때문에 괴로웠던 과거를 떠올리고 다시 한 번 죽음을 생각할지 모릅니다.

 

4. 여자친구분과 질문하신 분은 생각과 깊이가 굉장히 차이 나는 것 같습니다.

여자친구분은 굉장히 힘든 삶을 사셨고 그만큼 인생을 더욱 깊이 사셨고 굉장히 성숙하신 분 같습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바로 그러한 힘겨움을 겪은 사람이죠.

힘든 일을 겪으면 겪을수록 성숙되고 깊이 있는 사람이 되는 법이니까요.

님은 아무래도 그만큼 큰 고통을 겪어보지 못하신 것 같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잖아요?

아무튼 그 여자친구분은 더욱 깊이 있는 상대방을 만나야 될 것 같습니다.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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