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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해줘(sauve-moi)..

김수경 |2008.04.15 23:28
조회 183 |추천 0


 

구해줘, 기욤 뮈소

 

내가 굳이 책 제목에 불어의 원래 제목까지 넣은 이유는..

불어로 'sauve-moi'는 구해줘, 즉 '살려줘!'라고 한다..

하지만 기욤 뮈소의 대표작쯤 되는 '구해줘'를 읽은 나는 원래 제목의 '살려줘'의 '구해줘'가 아닌, 누군가에 명령조로 지시하는 '구해주어라'의 '구해줘!!'로 해석하고 싶다..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기욤 뮈소의 소설을 읽고 이 작가의 작품을 좀 읽어봐야겠다는 호기심이 생겼더랬다..

그래서 집어든 책이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주었다는 (이 책 '구해줘'는 출간 2주만에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78주 연속 온.오프라인에서 베스트셀러에 랭크되었단다.. 어느나라 통계인지 모르겠으나 프랑스의 통계가 아닐까 싶다.) '구해줘' 되신다..

책 표지에 나와 있는 홍보용 글에는 이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는데, 솔직히 책을 막 덮자마자 느낀 생각은..

 

- 이 작가 뉴욕 무척이나 좋아하는 구나..

- 작가는 불교의 윤회를 무척 신봉하는건 아닐까..

- 작가는 도시 빈민가, 혹은 초저소득층에 대한

 어떤 환타지 같은게 있는 걸까..

- 도대체 소설의 장르가 뭘까.. 스릴러? 드라마? 애정?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장편소설'인데도..ㅋㅋ)

- '사랑하기 때문에'보다 먼저 '구해줘'를 읽었어도 기욤 뮈소라는 작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사랑하기 때문에'를 찾아 봤을까..

 

뭐 그정도의 짧은 생각들이었는데....

시간이 좀 지난 지금...

- 난 소설을 읽건 영화를 보건 그 여운이 좀 길게 간다..

 어떤때는 일주일정도 오랜 여파에 시달리기도 한다.. (독특해.. ㅋㅋ)

 

 

그런게 아니었다..!!!

그리하여 결론 내린 것은...

소설속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각각의 아픔과 상처를 보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줄리에트는 프랑스에서 배우로 성공하기 위해 뉴욕으로 건너왔지만 3년이 지난 지금, 빈털털이에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노처녀 신세가 되어 프랑스로 돌아가게 되었으며, 샘은 빈민가에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으나 그 힘든 역경을 버텨내고 드디어 의사로 성공하였으나 가장 가까운 사람인 아내의 상처를 치료해주지 못해 자살로 이끌게 되었다는 자책감과 과거의 큰 잘못을 가슴 속에 묻고 살아가고 있고, 그레이스는 자신이 어떻게 죽게 되었는지, 왜 그렇게 되었어야 하는지를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사명'이라는 이름하에 너무나 힘든 일들을 처리해야 한다.  더불어 조디와 마크는 헤어날 수 없는 알콜과 마약에 취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등장인물들의 얽힌 이야기들을 실타래 풀듯 이어가는 이 소설은 앞서 읽었던 '사랑하기 때문에'와 거의 같은 흐름으로 흘러간다..

긴박한 사건들이 이어지고, 신비한 인물들 뒤엔 더 알 수 없는 과거와 사연과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다..

책을 손에 쥐면 도저히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뭔가가 있다..

더불어 마치 영화 한편을 보는 듯한 세밀한 묘사들은 정말 '조만간 이 책은 영화화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한다..  ㅎㅎㅎ

 

소설의 모든 결말은 마지막 장..

소설가의 표현대로 '책을 다 읽고 덮었을 때 더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마지막은 그레이스의 편지가 장식하게 되는데, 과연 가슴 따뜻한 뭔가를 느낄 수 있다..

물론 '이게 뭐야~'라고 치부해 버리면 한없이 유치해지고 한없이 뻔한 결말이겠지만 시각을 달리한다면 감동은 물밀듯 밀려든다.. 

 

어쩌면 구원을 받은 쪽은 줄리에트와 샘이 아니라 그레이스와 마틴일지도 모른다..`

 

 

기욤 뮈소의 소설..

하루빨리 영화화 되어 극장에 걸리기를 기원해 본다..

내가 너무 동경해 마지 않는 뉴욕의 풍경들이 눈요기를 해 줄테고, 멋진 이야기들이 펼쳐질테니까..  ^^

 

 

 

 

*

 

거의 마지막 부분을 지하철에서 읽었는데,

샘과 그레이스가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게 되는 대목이 있는데, 그 때 내 mp3 player에서는 거미의 '미안해요'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어쩜 그리도 타이밍을 잘 맞춘 BGM이던지..

눈물이 찔끔 나올 뻔 했었다..  ^^

 

 

 

 

**

 

정말 마지막 몇장만 읽으면 되는데 종착역에 와 버린 나는,

개찰구로 나갈 생각도 하지 않고 지하철 역사의 의자에 앉아 끝까지 읽었다는...

그리고는 집으로 걸어가는 내내 그 여운으로 살짝 뭉클 했었다는...  ^^

 

 

 

 

 

p.35

내가 자네에 대한 존경심과 우정으로 말하겠네.

난 결혼을 세 번 했고, 그러기에 장담할 수 있지.

자네가 단 한번이라도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해본 경험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자격을 충분히 갖춘 거라네.

 

 

 

p.61

인간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왜 딱 한 사람에게만 반하는 걸까?

 

 

 

p.95

단 몇 시간일지라도 짜릿한 행복의 광휘는 이따금씩 삶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환멸과 권태의 일상을 충분히 견디게 해준다.

 

 

 

p.136

운명은 순응하는 자는 태우고 가고, 거부하는 자는 끌고 간다.

- 세네카

 

 

 

p.186

흔히 사람들은 사진 속에 행복한 순간을 영원히 담아두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사진은 그리움을 불러일으킬 뿐이다.

사람들은 영원을 기대하며 셔터를 누른다.

그러나 찰칵 소리와 함께 그 순간은 영영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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