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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그가 그녀를 따라다니는 거리를

김경진 |2008.04.16 16:49
조회 51 |추천 1


그가 그녀를 따라다니는 거리를 km로 환산한다면

적어도 1000km는 될 것이다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이 그렇 듯 그녀는 항상 도도햇다

흑심이 있는 '죄'만으로, 남자가 쩔쩔매도록 만들었다

어느 날 남자가 떠나겠다고 하자

그녀는 옆얼굴만 보인체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면서 물었다

 

" 이제 끝난거야? "

 

남자는 한번도 허물어지지 않는 그녀 때문에

다시 한번 상처를 받았다

헤어지자고 한건 자신이었지만 그녀에게 차인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는 자신의 마음을 다 잡기 위해

집으로 돌아오는 골목길에서 중얼거렸다

 

'끝인거야, 돌이킬 수 없는거야, 끝났어'

 

여자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혓바늘이 돋았다

지독한 혓바늘이라서 밥알이 혀에 닿으면 송글송글 돌기가 일어나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여자는 일주일 동안 밥을 못 먹고 끙끙 앓기만 했다

일주일이 지난뒤 거울을 보면서 혀를 내밀어 봤더니

혀끝에 반짝하고 빛나는 비늘 같은것이 돋아나고 있었다

 

'이러다 물고기가 되는걸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그녀는 전화기를 들었다

그에게 무조건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의 집앞으로 달려갔다

여자는 그동안 두사람이 만났던 순간들을 기록한 두꺼운 노트를 내밀었다

그안에는 두사람이 같이 걸어 온 여정들이 낱낱이 적혀있었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추억들만 편집한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그건 그들이 만든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파라다이스'였다

 

 

여자는 울었다

이 기록들을 버릴 수가 없다며,

그를 잊을려면 버려야 하는데 이걸 버리면 자신도 환영처럼 희미해지다가 없어질 것 같다고...

제발 다시 내게 와 달라고...

남자는 그녀의 낯선모습에 충격을 받고 생각해 보자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한달 후에

이미 반은 투명해진 그녀에게 연락이 왔다

모든 연인들이 꿈꾸는 것이 찾아왔다

 

 

그건 '해피엔드'

 

 

사랑을 말하다 성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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