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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고, 그래도 내 모교..

김민구 |2008.04.20 23:12
조회 1,288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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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 모교가 인권문제와 사학비리로 도마위에 올랐었다.

나는 진성고 3기 졸업생이다.
진성고가 있는 광명시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마치고 진성고에 들어갔다.

당시 진성고는 유난히 튀는 육사 생도 스타일 교복에
전교생 기숙사학교라는 이색적인 학교 시스템 등을 갖추고
광명시의 우등생들은 물론
서울과 경기도 일대에 공부 좀 한다는 친구들이 모여들었다.

난 고등학교 3년을 진성고에서 다 보냈다.
떨어지는 성적과 나홀로 외로운 싸움을 보내기도 했고  
사춘기 시절 짝사랑으로 애간장 다 태우기도 해봤다.

그때는 빨리 고등학교를 벗어나 대학에 가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그 시절이 지금에 와선 그립기만 하다.

개성넘치는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독특한 학교 문화에 나름의 재미와 전통을 만들어 갔던 시절이었다.
매를 맞아도 금새 웃었고 때론 말도 안되는 방침에
갖가지 아이디어로 이겨냈다.

모의고사나 시험을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실제 영화보다 더 재미있게 보던 비디오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밥먹으러 와서 반대편에 줄서있는 여학생들과
눈 맞춤을 즐기며 미묘한 감정 타기를 했던 것도 그립다.

그리고 짝사랑 하는 이성친구에게
가운데 금남, 금녀의 문을 뚫고 오가던 러브레터와 새롱거림도
잊지 못할 추억거리다.

위의 사진은 진성컵 예선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난 후 찍은 기념 사진 이다.
위에 입고 있는 티셔츠가 진성고 매점에서 강제로 팔았다고 문제가 되었던 진성티다.
저 티는 저 사진에 있는 11명의 친구들이
공부하며 생활하며 열심히 뛰며 묻은 땀으로 얼룩졌고
고등학교 3년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티셔츠들이다.
그것이 지금은 사학비리의 한 예가 되버렸다.

옆에 함께한 고등학교 2학년 때 담임 선생님.
우리 학생들을 너무 사랑했다. 그리고 고민했다.
보고 싶은 선생님이다.

근데 진성고의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인권을 무시하고 학교측의 앞잡이로 내몰렸다.
가슴 아프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한 후배가 출연해
졸업생 대표로 인터뷰를 했다.
아쉬움을 져버릴 수 없었다.
현 사태에 대한 '안타깝다'는 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내가 인터뷰 상대였다면
진성고 졸업생으로서
모교에 대한 애정을 표하고
이번 문제가 학교, 선생님, 졸업생과 후배들, 그리고 학부모님들
모두에게 긍정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해결 되길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다.

이번 진성고 사태는
세대가 변하고 시대가 끊임없이
변하고 있음을 체감하게 된 일이었다.

학교도
21세기를 살고 있는
학생들의 시선과 사고의 수준,
문명의 이기에 자유롭고
디지털 사고와 방법에 능숙한 세대들의 인식에
발맞추어 함께 변화해가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진성고 졸업 후,
얻은 것 보다 잃은 것이 더 많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았음을 느끼고 있다.

웃고 울며 정든 내 모교의
자랑스런 동문으로
기억될 날이 오길 바래본다.   www.newsincoffe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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