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면 길었던 특검이 어제의 기자회견으로 사실상 종료되었다.
그간 특검을 조속히 끝내달라고 죽치고 애원하던 삼성맨들은 어서 집으로 돌아가시길..
삼성특검 99일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결국 이건희회장을 비롯해 10여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마무리를 지었지만 석연치 않은건 누구나 마찬가지일게다. 특히나 이회장에 대해선 1100억여원의 조세포탈 혐의만을 지운 셈이니.. 앞으로 이루어질 공판에서 또 솜방망이 처벌이 떨어질것에 대한 나의 예상은 적중할것으로 보인다. 구조본 인사 몇명만 대신 좀 세게 맞을테지만..
삼성특검의 한계는 그 시작부터 명백했다.
첫째, 처음부터 비자금 부분 이외에는 수사 의지가 거의 전무했다.
삼성 특검의 수사대상은 크게 세가지였다. 경영권 불법승계가 그 중심이고 그를 무마하기 위해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했던것과 그 로비 자금을 만들기 위한 수많은 비자금 조성 행위가 그것이다.
비자금 조성에 관한 조사는 나름 특검 시작부터 발빠르게 진행되었고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다는게 일단의 평가이다. 하지만 정관계 로비부분이나 사실 이 문제의 핵심인 경영권 불법승계 부분은 구렁이 담넘어가듯 어물쩡 넘어가버렸다. 그러고서 99일이 지난 오늘 실체가 없다는 이유로 수사를 접었다.
둘째, 방대한 수사 과제에 비해 그 기간이 너무도 짧았다.
이는 삼성의 불법 비자금 조성 및 로비에 대해 첫 포문을 열었던 김용철 변호사도 인정했던 바이다. 99일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그들이 수고한건 사실이다. 그래도 아쉬운건 좀더 삼성 문제에 대한 실체를 좀더 건드려줬으면 했던게 여러 사람들의 바람이 아니었을까? 그냥 이대로 기소하고 말면 정말 면죄부를 주는 셈이 아닌가?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폭로로 시작된 삼성의 불법경영승계 문제는 웬지 그저 이렇게 막을 내리는게 아닌지 싶다.
특검과 특검 사무실 앞에서 천막치고 특검을 조기에 끝내라고 소리쳤던 사람들에게 묻고싶다. 이런 식으로 끝내는게 과연 삼성을 위한, 그리고 국가경제를 위한 길인가? 삼성 일가를 위한 건 아닌가? 특검의 장기화로 인한 일시적 대외신인도 하락과 투자선의 차단이 그리도 문제가 되는 일인가? 장기적으로 투명경영의 의지를 대외적으로 확실하게 보여주는게 삼성을 위해서나 국가의 신인도에 있어서나 더 바람직한게 아닐까? 지나치게 내가 이상적인 말만 내뱉는건가?
9인회라는 소수 임원 중심의 비밀경영 및 대표적 무노조 기업으로 국내 및 세계 굴지의 기업이 된 삼성. 우리는 이제 그 성장의 이면을 봐야 할 때이다. 이병철-이건희-이재용 으로 이어지는 재벌일가의 세습 경영의 폐해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한다. 특검 수사 종결로, 그리고 앞으로 있을 공판이 끝난다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게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과제를 남겨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