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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을 쫓는 아이(스포일러 투성이)

한혜령 |2008.04.28 00:30
조회 46 |추천 0

아미르와 하산 이 둘은

계급사회인 아프가니 스탄에서 지배 민족과 피지배민족에 속한 아이들이다.

(이 영화를 통해서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에 대해서 좀더 잘 알 수 있었다. 이제껏 내가 알고 있던 것은 탈레반 정권하에 있고 살기 어려운 곳이라는 것 정도...)

 

하산은 아미르네 집 하인의 아들로서 아미르를 도련님 도련님하고 부르지만

 이 둘의 우정은 그 누구보다 공고하다

 2인 1조의 팀을 이루어 행하는 연싸움에서 이 둘의 완벽한 조화는 이 견고하고 완벽한 듯이 보이는 우정을 상징하는 듯하다

 

 

부잣집 도련님인 아미르는 산고의 고통으로 목숨을 잃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죄의식을 가지고 있으며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여리고도 감수성 풍부한 소년이다.

그에 반해서 하산은 아미르보다 나이도 어리고 체구도 약하지만 새총이 상징하듯이 아미르 곁에서 그를 굳게 지켜주고 조건없는 우정을 부어주는 강하고 용감한 소년이다.

 아미르는 하산에게 책을 읽어주고 자신이 쓴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산은 그런 아미르를 좋아하고 또 잘 따른다.

 

놀랐던 점은 아프가니스탄에도 우리의 전통 민속놀이라 여겼던 연 싸움이 있다는 점이었다.

사금파리를 줄에다 입혀서 연줄을 서로 비비면서 상대방의 연을 끊어내는 싸움

 이 완벽한 팀은 연싸움에서 승승장구 하고

끊어진 상대방의 연을 주으러 가는 하산은 너무나도 해맑게 아미르에게

 

"도련님 당신을 위해서라면 천번이라도 연을 주어오겠어요" 라고 외치며 끊어진 연을 찾아 내달린다.

 

give & take가 당연시 되는 오늘 날  조금은 바보스러워 보이는 이 맹목적인 우정 앞에서

피지배계급의 근성이 우정과 오버랩된 것은 아닐까라고 순간 생각했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이유야 어떻든 조건없이 주는 기쁨을 온 몸으로 체화한 하산은 누구보다 행복해 보였으며 조금은 우울해보이는 표정의 이 꼬마가 아미르를 보며 웃을 때의 그 표정은 참 아름다워보였다.

 

우정을 의미하는  연이 어디 어느 곳에 떨어져 있던 신통하게도 그 떨어지는 곳을 직감으로 알아내고

 달려가서 주어오는 하산

 무조건적인 우정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이렇게 완벽해 보이는 이 둘의 사이에도 금이 가기 시작한다.

아미르의 우정은 하산의 마음의 크기와는 조금 달랐던 것 같다.  

(관계에 있어서 이보다 더한 비극은 없을 거다

 그렇지만 비극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연을 주우러 달려갔던 하산은 피지배민족인 하자르족을 우습게 보는 동네 불량배들에게 걸려 곤란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연을 주지 않으면 그냥 보내주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덩치 큰 아이들 틈에서 그깟 연이 뭐라고

 오직 아미르를 위해서 연을 끝까지 사수하면서 모진 꼴을 당하는 하산.

 너무나 충격이었다. (나중에 영화를 보면서 안 사실이지만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 여성들의 외부 출입과 노출을 철저하게 통제하기 때문에 비교적 접근이 쉬운 어린 소년들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악습이 존재한다고 한다. )

 

그렇지만 더 슬픈 사실은 이 모든 장면을 아미르는 숨어서 모두 지켜보았다는 사실이다.

 아미르는 그 상황에서 하산을 구하기 위해서 그 아이들에게 덤비지도 혹은 "하산 그냥 연을 줘버려~!!" 라고 외치지도 못한다.

 그저 조용히 숨죽이며 지켜보다가 하산 앞에 나서서

"어디 있었어?"라며 시치미를 떼고 연을 받아든다.

 

얼마나 하산이 불쌍하고 아미르가 밉던지.

내가 영화에 너무 몰입했나보다

생각해보니 아미르도 얼마나 약하고 어린 소년인지

나도 얼마나 비겁한 순간들이 많았었는지 생각해보니

이건 정말 이 둘에게는 서로에게 모두 비극이었다.

 

친구가 험한 꼴을 당할지 알면서도 연을 쉽게 놓을 수 없는 어린 소년의 욕심

이건 아미르에게도 큰 상처가 된다

하산을  볼때마다  어김없이 아미르는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게 되고

 아버지에게 하산 가족을 내보내 달라는 부탁까지 하기에 이르지만

아버지는 이상스러우리 만큼 하산 가족을 감싼다.

그저 정의감 강하고 소신있는 아버지라고 여겼는데 이 장면 나중에 큰 비밀이 밝혀지는 복선이 되기도 한다.

 

수치심을 자극하는 하산에게 잔인하게 대하는 아미르

 아이들의 잔인함이란 바로 이런 경우를 말하는 걸까.

심지어는 도둑으로 몰아 내쫓기 위해 자신의 시계를 하산의 침대 밑에 놓아두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잔인한 아미르에게 한마디 불평없이 순응하는 하산

저 조그마한 아이는 어린 나이에도 세상의 비밀을 알고 있구나 싶없다.

자신을 돌보지 않는 용기를 발휘하고 있잖아..

그게 맞는 건지 틀린 건지를 떠나서 말이다.

 나는 사실 스크린에 뛰어들어가서  하산을 감싸주고 싶었지만...ㅡㅡ;;

 

 

 결국 하산 부자는 떠나려는 그들을 만류하는 주인의 손길을 뿌리치고  그들 곁을 떠난다.

 

이 때만 해도 아프가니스탄은 그리 잘 사는 나라는 아니었지만

사람 사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던 나라였다.

그렇지만 러시아의 침공으로 나라사정이 점점어려워 지자

아미르 부자는 미국으로의 망명길에 오른다.

 

어린 시절 상처가 되었을 이런 경험들도

시간속에 점점 흩어져 가고

아미르는 미국 땅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작가가 되고 사랑을 해서 예쁜 아내도 맞이하며

나름 행복하고 자아실현적인  삶을 살아간다.

 

그러던 중 그의 과거의 기억과 마주하는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어린 시절 그의 작가적 재능을 알아주었던 친했던 아저씨가 아프다는 편지를 받고 파키스탄행에 오르게 되는데

 아저씨에게서 출생에 관한 엄청난 비화를 듣게 된다.(출생에 관한 비화라면 이미 한국 드라마에 단련될 데로 단련된지라.....)

사실 하산이 아미르의 배다른 동생이라는 사실말이다.

 그토록 강직해보였던 아버지가 자신의 하인의 아내와 정을 통해 낳은 아이가 하산이었다.

그렇게 곧고 강직해 보였던 아미르의 아버지에게도 이런 과오가 있었다는 것이 인간의 모순에 대해서 말하는 것 같았다.

 

문득문득 아미르에 버금가는 애정을 보였던 아버지의 태도가 그 때서야 납득이 가는 아미르

더 놀라운 것은 폭력이 난무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아미르의 집을 지키던 중 또 그 우직한 태도 때문에 죽음을 당한 하산 부부에 관한 소식이었다. (천성은 어쩌지 못하는 걸까......)

그리고 남겨진 하산 부부의 아들에 관한 이야기..

 아저씨는 아미르에게 가서 조카를 데려오라고 권한다.

 

하산이 남긴 마지막 편지를 찬찬히 읽던 아미르는 그의 조카를 데려오기로 결심한다.

 

우정에 대한 배신으로 괴로워했던 아미르에 비해

하산의 편지에서는 그 배신에 대한 원망의 한자락도 엿보이지 않는다.

아직도 절대적이고 무한한 우정을 보이고 있는 편지..

어릴 때의 추억이 담뿍 담겨 있고 또 당신이 돌아와서 아프가니스탄에 꿈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하산의 메시지

아직도 그에게 아미르는 너무나도 멋지고 훌륭한 도련님이자 경애하는 친구이자 지키는게 마땅할 우정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역시 조건없이 주는 쪽에서는 아무런 흠이 없다.

 

탈레반 정권하의 아프가니스탄은 위험이 난무하는 공간이다.

 그 곳에 가서 아이를 데려오는 것은 모험이다.

그런 모험을 감행하는 아미르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나는 스크린에 뛰어들어.."야...그 연 줘버려~!! " "쟤는 시계를 훔치지 않았어요"

라고 이야기할 용기는 있어도

그런 곳 까지 찾아가서 하산의 아이를 구해올 용기는 없다.

 특히 나중에 아미르가 겪게 되는 죽음의 위협을 보자면 더 그렇다.

비록 아미르는 어린 시절 비겁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받았던 무한한 애정의 깊이를 통해서 자신을 돌보지 않을 용기를 발휘하게 되는 것이다.

 깊이 있는 관계라는 것이 그런 것이다.

자신을 깰 수 있는 용기를 발휘하게 해 주는 것..

그 여린 아미르에게 있어서도

사람을 가장 강력하게 성장시키는 동력은 관계와 소통에서 온다는 것을 새삼 또 느꼈다.

 

나는 단지 돈 때문에 자신을 버리는 사람은 신뢰하지 않는다.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아미르의 아이를 구해내는 과정속에서

 탈레반 정권하의 비참한 아프가니스탄의 모습이 그려진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간음한 여인을 공개된 장소에서 돌로 쳐죽이는 장면이었다.

어린 소년을 성적 노리개로 삼는 자들이 그런 처형을 행할 수 있다니

그런 뻔뻔한 법과 정의가 어디있담..하는 생각에 울컥했다.

예수님이 나서서 "너희들 중에 아무 죄없는 자만이 돌로 쳐 죽여라"라고 나서서 말씀하심이 그런 것이 아닐런지..

(물론...나는 그럴 용기는 없다..ㅠ.ㅜ단지 울컥하고 있을 뿐이었다. )

 

탈레반정부하에서 성인 남자들의 성적 노리개로 팔려갔었던 하산의 아들은

사회적 악습과 잘못된 세상 속에서 대물림된 상처요 아픔이었다.

 

미국 땅에서 따뜻한 침실을 갖게 된 아이지만

엄청난 트라우마 때문에 사람들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아이를 보면서 가슴이 에렸다.

"차라리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더러운 저를 보지 않아도 되니까요"

 

이 어린 아이 입에서 자신을 부정하는 소리가 스스럼없이 나오게 만드는 세상이라니..

최소한 똑바로 있는 사람이 자신을 탓하게 되지는 않을 정도로는 세상이 바로서야 하는 것 아닐까.

 

 

엄청난 상처 앞에서 마음의 문을 쉽게 열지 못하는 아이에게

 연을 쥐어주는 아미르

너희 아버지는 연 날리기의 명수였단다.

아미르는 하산의 아들에게 어린 시절은 자신이 쥐었던 연패를 쥐어준다.

"너희 아버지는 어디에 연이 떨어지는 줄 알았어~ 그냥 알았지.."

아이는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경애 어린 그 말 앞에서  반응한다

 연패를 쥐고 그 둘은 멋진 팀을 이뤄 연싸움에서 이긴다.

떨어진 연을 찾으러 뛰어가면서 아미르는 하산의 아들을 쳐다보며 소리친다.

"너를 위해서라면 1000번이라도 가서 주어올꺼야"

 

 

아...그 말에...정말....감동...백만배..

 

우정과 화해와 용기의 상징 연...

 

연을 통해서 보여지는 아미르의 우정 앞에 아이의 마음은 조금씩 문을 열어 갈 것이다.

 

 

너가 연패를 어떻게 쥐고 어느 쪽으로 나아가든지 간에 나는 어디든 달려가서 그것을 주어 너에게 줄거야..

 

너를 위해서

 

과오를 통해서 성장을 선택한 아미르의 용기에 박수를

그에게 용기를 가르쳐 준 하산에게 경의를~[

 

그리고 좀더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세상이 되기를

 한 개인의 노력에 의해서 한 아이에게  뿐만이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에 남겨진 수백만 아이들 모두에게도 희망이 주어지는

 

 

그런데 나는 일요일 내내 쿨쿨 잠만 잤다...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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