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사랑을 나눌 예촌을 찾아서
광산구 임곡과 본량의 경계에 있는 용진산은, 들녘에서는 드물게 보는 겹겹으로 포개져 있는 높은 산으로 산 정상에 있는 뾰족한 암석이 하늘을 향해 높이 솟아 있는 모습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경치가 빼어나 조선의 개국 공신(開國功臣) 삼봉 정도전(三峰 鄭道傳)선생은 전국을 두루 돌다 이곳에서 상당 기간을 머물면서 용진산의 자태를 칭송하다 떠나간 산으로도 유명한 산이다. 도심 근교에 위치하여 바쁜 직장인들에게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이어서 좋고 등산코스로 2시간 정도가 소요되니 현대인에게는 딱 맞는 산이다.
▲ 아름다운'예촌'의 전경,한씨는 15년 동안 정성껏 모은 돌들로 아름다운
정원을 꾸며 놓았다.
바로 이곳 용진산 자락인 사호동 원사호 마을에 아름다운 사랑을 나눌 가든형 식당 예촌이 지어지고 있다.
예촌은 광주의 건축 사업가이며 5.18유공자인 한운용씨(47세)가 30억원 규모의 자비를 투입하여 신축하고 있으며 시설물이 완공되면 운영권과 수익금전액을 아름다운 가게의 소년소녀 가장 돕기 사업에 전액 사용하기로 하여 아름다운 가게의 또 다른 분신이 될 예정이다.
새하얀 머리칼에 흙이 잔뜩 묻은 청바지, 털신을 신은 한씨는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은 펜션앞에서 직원2명과 함께 열심히 흙을 나르고 돌을 줍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작년 6월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1만 1000여㎡의 땅을 직접 포크레인으로 파고 돌을 골라내며 땅을 메우는 등 손수 예촌을 만들어 온 것이다.
한씨의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닦아낼 때쯤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어린 시절 절간을 전전하며 불우한 시절을 보냈습니다. 젊어서 포크레인을 배워 건축업을 시작하게 되었지요. 포크레인 2대를 가지고 아내와 결혼을 하였고 1남2녀의 자녀도 두었답니다. 제가 소년소녀 가장을 돕기로 결심하게 된 결정적 동기는 당시 아내가 월곡동에서 마트를 했었는데 예전 월곡동은 다른 동네보다 한 가정 부모 밑에 자라는 아이들이 유난히 많았지요. 그 곳에 어린 청소년들이 물건을 훔쳐 가는 것을 보고 배고팠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고 그때부터 소년소녀 가장 돕기 사업을 하기로 결심을 하였습니다.”
하얀 머리카락과 두툼한 손에서 그동안 부지런히 살아온 한씨의 세월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사회단체들 중 현해성씨가 운영위원장으로 봉사하는 아름다운 가게와 인연을 맺게 된 사연도 잔잔한 감동이었다.
2004년 당시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현해성(아름다운가게 첨단점 운영위원장)씨를 알게 되었는데 알게 된 사연도 독특하였다. 당시 현해성씨를 지지하던 무안군의 여성당원이 한운용씨에게 편지를 보내(2차에 걸처) 왜 현해성씨를 지지하여야 하는가? 현해성씨의 숨은 봉사활동 내역을 들어보면 현 후보를 지지하게 될 것이니 관심을 가지고 현해성씨를 지켜봐달라는 자필 편지를 받고나서 부터였다고 한다. 부모님에게도 자필 편지를 쓰지 않는 시대인데 도대체 현해성이란 사람이 어떤 사람이기에 이렇게 구구절절 사연을 적어 모르는 나에게 편지를 보낸단 말인가? 그것도 자원봉사자가......
그때부터 현해성씨를 남모르게 지켜보고 관찰을 하였다고 한다.
그 당시 현해성후보는 낙선의 고배를 마셨지만 끊임없이 불우한 이웃을 위해 애쓰고 있었다. 첨단 열린음악회를 만들어 그 곳에서 나오는 수익금 전액을 불우이웃돕기에 쓰려고 후원자들을 모으고 있을 때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던 한씨는 현해성씨를 찾아 나섰고 자기의 사업계획을 설명하면서 도움을 요청하였다고 한다. 이렇게 두 사람은 자연스레 첫 만남을 갖게 되었다.
첫 만남 이후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었고 한 씨가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70여통의 편지로 서로의 마음을 나누었다고 한다.
2년 전을 회상하는 현해성씨는 사비를 투자하여 용진산에 불우이웃돕기 사업을 시작하려 한다는 한씨의 말을 듣고 반신반의 하였다고 한다. 요즘 세상에 그 많은 돈을 투자하여 제 삼자에게 운영권을 준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공사 착공때부터 관심을 가져 주라고 부탁하기에는 무리다 싶어 한씨는 소년소녀가장돕기 사업추진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면서 아무 말도 없이 현재의 땅과 건물을 매입하여 하나씩 고쳐 나갔다.
▲한씨의 손길로 지어지고 있는 예촌의 펜션
정열의 빨강과 순결의 하얀색을 페인트칠 해가면서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삶이 이러하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건물에 나타냈으며, 예촌의 벤치 하나, 물건들 하나하나를 다 드러나게 하지 않으면서 이곳엔 뭐가 있지? 하는 호기심이 일도록 배치를 해 놓았다고 한다. 삶이 고단한 사람들이 이곳에서 작은 기쁨들을 곳곳에서 찾아냈으면 하는 한씨의 배려인 것이다.
15년 동안 모아온 커다란 돌들과 장독, 오래된 물건들은 하나씩 예촌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정원을 꾸미고 실내를 장식하는데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작은 물건하나도 쉽게 버리기 십상인데 하나씩 하나씩 모아온 물건들은 보물이 되어있었다.
건물과 조경이 다 정돈 되어갈 때 쯤 2008년 2월 어느 날 한씨는 현해성(아름다운가게 첨단점 운영위원장)씨를 찾아가 이제 기반시설이 90%이상 완공되었으니 예촌의 운영을 부탁했고, 현해성씨는 아직까지 아름다운 가게에서는 이런 사례가 없었기에 자원봉사자와 협의를 하였다고 한다. 운영위원회를 꾸리고 수익금은 아름다운가게의 기부 목적에 맞게 쓰자며 동의를 구하였고 양자 간 협약서를 체결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씨는 2가지를 제안하였다고 한다. 첫째는 수익금은 아름다운 가계의 운영목적에 부합되게 소년소녀가장을 도울 것. 둘째는 한 달에 두 번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너무나도 순수하게 제의를 하는 한씨의 주문대로 운영하기로 합의를 하였고 새로 만들어진 예촌 운영위원회의 요구 조건은 첫째 한씨가 운영에 관여하지 않고 전권을 위임할것. 둘째, 한씨 가족 중 한명이 자원봉사에 참여하여 돈으로만 하는 봉사가 아닌 몸과 마음으로 하는 봉사 할 것을 서로 약속하였다.
아름다운 계약 내용이 성립된 것이다.
한씨의 마음은 이곳에만 머물지 않고 또 다른 예촌을 2개 더 구상, 실제로 준비중에 있다.
“또 다른 예촌 2곳을 더 만들어 이곳에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광산구의 배곯은 청소년는 꼭 없게 하고 싶습니다. 광산구에는 아직도 배고픈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학교급식이 있지만 급식비를 내지 못해 점심시간만 되면 슬그머니 나가는 아이들이 있지요. 저소득을 신청하면 될 성도 싶은 데 설혹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나 당하지 않을까 걱정한 부모가 그나마도 포기한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니 어떡합니까? 이렇게라도 도와야지요.”
두 번째의 예촌은 용진산을 넘어 2,000여평의 땅을 매입, 첫삽을 뜨기 직전이다. 5월. 첫번째 예촌이 준공되면 바로 두 번째 예촌에서 다시 땅을 파고 벽돌을 얹을 것이다.
또한 세 번째 예촌을 위해 땅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이렇듯 한씨와 예촌 운영위원들은 차근 차근 예촌을 만들어 가고 있다.
5월 10일께 곧 문을 열 첫 번째 예촌은 들어오는 입구부터 다른 식당과는 차별화가 된다. 지나다니는 등산객들이 많은 이곳에 누구든지 재활용 가능한 물건을 넣을 수 있는 재활용 통이 놓여진다. 이곳에 모아진 물건은 아름다운 가게로 가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다시 싸게 팔려 생명력을 이어가고 그 수익금으로 소년소녀가장을 돕게 된다. 예촌을 지나다니는 모든 사람은 직, 간접적으로 모두 기부활동을 하는 셈이다.
▲넓고 아름다운 정원에서 결혼행진곡이 들려 올날이 멀지 않았다.
예촌 안으로 조금만 더 들어오면 넓은 정원이 있다. 이곳에서 어려운 부부들의 결혼식과 미술 전시회, 사진전시회도 가질 예정이다.
예촌의 1층 식당으로 들어가는 길목엔 작은 소원지가 있어 작은 동전을 던져 자신의 소원을 빌수 있는 곳도 만들어 놓았다. 이곳에 던져진 작은 동전하나 하나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쓰이게 된다.
▲정원과 1층사이의 소원지. 사랑하는 사람과 이곳을 건너며 간절한 소망을
이야기 해 봄직도 싶다.
소원지를 지나 오작교를 건너 돌계단을 올라가면 1층 항생제를 쓰지 않은 오리, 닭 전문점으로 들어 갈 수 있다. 특별히 충청도 농원에서 김광윤 연구소장이 연구, 사육하고 있는 건강한 음식으로 제공된다.
2층으로 올라가면 아름다운 용진산을 사방으로 볼 수 있도록 카페가 꾸며져 있다. 힘차게 솟아있는 용진산의 4계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이곳에서는 셀프로 차를 마시고 모금함에 정성껏 찻값을 넣으면 된다고 한다. 또한 예식을 마친 신랑 신부들이 피로연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용진산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볼수 있는 아름다운 카페.
1층 식당 옆엔 아담한 찜질방도 있다.
그곳은 연료값 정도만 받고 운영할 예정이며, 예촌을 찾는 이들의 휴식을 위해 마련된 곳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수 있는 좋은 부가시설이다.

▲(좌) 아늑한 찜질방.나그네의 피로가 싹 가실듯 하다.
(우) 어린이 풀장. 개구쟁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밖으로 나와 왼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어린이 풀장이 있다.
물 좋아하는 개구쟁이들이 이곳에서 뛰어다니며 물장구를 치고 놀 모습을 상상만해도 행복바이러스가 퍼질것 같다.
학교 수업의 일부인 자원봉사활동을 원하는 학생들은 이곳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도와줄 것이다.
수영장 밑으로 내려가면 한쪽에 지어지고 있는 팬션.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펜션예약을 주문한다고 한다.
수영장 위로 올라가는 길을 따라가면 넓은 또 다른 정원이 기다리고 있다. 그곳에서 밑을 내다 보면 아래에서 올려다본 예촌의 모습과는 다른 또 다른 예촌을 느낄수 있다.
▲수영장 윗쪽에 있는 넓은 정원.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예촌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수영장 반대길로 내려가면 작은 약수터가 나온다. 지하 250m 천연 암반수이다. 예촌은 보는 방향에 따라서 걸어가는 방향에 따라서 각각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만든이의 숨은 재치로 이끌어낸 재미가 바로 이것이다.
▲지하250m의 천연 암반수이다. 시원한 물 맛이 일품이다.
아직은 어린나무들도 있고, 이사온지 얼마되지 않아 자신의 자태를 제대로 뽐내지 못하고 있는 큰 나무들도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자신의 자리를 잡고 아름다운 예촌의 일부가 될것이다.
현해성 아름다운가게 운영위원장은 “봉사란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힘든 것이 아닙니다. 옆집에 혼자 사는 할머니가 계시면 적적할 것이니 한번 씩 들어가 말벗이 되어 드리는 것이고, 옆의 친구가 배가 고파 있으면 밥 한술 나눠 먹는 것이지요. 상대방의 필요를 알고 그곳에 있어 주는 것 그것이 바로 봉사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하면서 진정한 봉사의 길을 걷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일본 샷뽀로에서 유학을 하던 시절에 유난히도 눈이 많이 내렸는데 노약자 분들이 눈 때문에 거동도 하지 않고 집안에만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여 인근 지붕의 눈도 쓸어주고 골목길 눈을 치워 주었더니 노인 분들이 그렇게 좋아 하시더군요. 나의 조그마한 정성이 큰 기쁨으로 돌아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매주 일요일에는 인근 노약자분들을 한분씩 모시고 목욕봉사를 다니기 시작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노인분들이 이상한 눈초리로 경계도 하였고 저도 쑥스럽고 부자연스러웠지만 앙상하게 말라있는 어르신들의 떼를 밀어들이면서 진한 감동의 물결이 밀려 왔습니다.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시는 어르신들이 이국땅 젊은이의 손을 꼭 잡으면서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은 참으로 가슴 아픈 모습이었습니다. 봉사의 참 맛을 그때 느꼈었고 매주 이어지는 목욕 봉사야 말로 제 인생의 활력소가 되었지요. 나중에는 집사람도 여성 노약자분을 모시고 같이 봉사를 다녔는데 그날 밤은 둘이 행복에 겨워 참 좋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우리사회에 봉사문화가 널리 전파 될 때 맑고 건강한 사회가 이룩될 수 있습니다. 한운용씨의 소망대로 광산구의 불우이웃을 돕고자 하는 마음에 일조를 하면서 예촌이 거듭나는 봉사의 원산지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작은 소망을 피력하였다.
< Photo 로 보는 예촌의 구석 구석>
▲ 예촌 옆 등산로로 올라가는 입구에 반갑게 이웃을 맞이하는 고령의 수목
▲ 동전을 던지며 소원을 기원해 보세요. 아름다운 열매로 돌아옵니다.
▲ 15년동안 모아온 장독. 주인장을 닮아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겨움을 더해준다.
▲ 곳곳에 놓여진 우리 조상들이 쓰던 물건들이 정겨움을 더해 준다.
▲ 타자기와 재봉틀등 잊혀져 가고 있는 물건들이 박물관을 연상케 한다.
▲ 다듬이질 소리가 들릴듯 한 예촌의 실내모습
▲ 2층 카페에서 베란다를 통해 바라본 보습
▲ 2층에서 내려다본 예촌의 정원모습. 조금만 있으면 잔디도 나무들도 자리를 잡아 푸
르름이 가득할 것이다.
▲ 예촌에는 버려지는 것이 없다. 쓸모가 없을 것 같은 나무도 예쁜 화분으로 변신하여
주인을 만날 것이다.
▲(좌)현해성 아름다운가게 첨단점 운영위원장과 (우) 광주인터넷뉴스 대표이사가 아름
예촌의 탄생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예촌 문의 전화 ] : 062 - 954 - 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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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향숙기자(gjinews93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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