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술잔을 기울이며 술친구 형님과 나눈 대화....
" 내가 어릴때 디제이를 했었는데....
크게 인기있는 곡은 아니지만... 나만 좋아하던 노래를 틀었을때....
'아저씨, 이 노래 제목이 모예요?' 하고 누군가 물어보면....
난 그게 그렇게 좋더라..... "
내겐 주성치가 바로 그런 대상이다.
1990년 무렵 을 통해 처음 주성치를 만났을때....
처음엔 무척 황당하고 기가막혀 어안이 벙벙했던 기억이 어슴프레 떠오른다.
이게 모야.....
이게 영화야?
쟨 대체 모니?
이것이 그에 대한 나의 첫 감상이었다.
당시 본의 아닌 백수로 지내면서
하루에도 대여섯편의 비디오를 섭렵하던 상황이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주.성.치'라는 이름 석자에 열광해마지 않는 나는 아마..... 없었을게다.
하루에 대여섯편을 뚝딱 해치우는 알바 아닌 알바를 했던 탓에....
단골 비디오 가게의 컬렉션에서는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어졌고....
이내 닥치는대로 비디오를 골라 데크에 꽂는 사태가 전개되었고....
그 비디오들 중에 다수의 주성치 영화가 있었다....
이때 섭렵한 영화들이 , , , , 등이다.
회를 거듭할수록 묘한 매력이 느껴졌다.
엄청 유치하고 황당하지만.....
주성치만이 구가할 수 있고, 주성치가 행하기에 더욱 매력적인....
소위 주성치식 코미디의 매력이랄까.....
이 때 까지만해도 주성치는 나만의 컬트였다.
주변에 주성치를 아는 사람도 극히 드물었거니와
내가 추천을 해도 돌아오는 반응은 극히 썰렁한....
일종의 변태를 바라보는 듯한 삐딱한 시선이었다.
그래서 더욱 주성치에 열광하게 되었고,
주성치의 레이블이 붙은 영화는 단역이고 고전이고를 불문하고 닥치는 대로 사 모았다.
이러한 주성치에 대한 애정은 을 깃점으로 숭배로 격상된다.
이제 주성치의 영화는 더 이상 B급 코미디도,
일부 매니아만이 열광하는 컬트 무비도 아니었다.
나름의 시놉과 치밀한 편집, 코끝 찡한 감동과 통쾌한 클라이막스를 지닌....
무엇보다 주.성.치.식. 코미디와 오맹달로 대표되는 그의 사단이 든든하게 백업을 하는
작.품.으로 인정받기에 조금의 부족함도 없게 되었다는 것이.....
나의 평가다.
뒤를 이은 가 이러한 나의 평가를 더욱 확고한 것으로 만들어 주면서....
이제 주성치는 내게 있어 에 버금가는 매스터피스로 자리하게 되었다.
이 무렵......
불행히도(?)..... 가 만들어졌고.....
드디어 땅 밑에서 추앙바던 우리들만의 우상 주성치는.....
명실상부한 대중의 스타로 치솟아오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그러한 작금의 상황이 몹시 슬펐다.....
마치 나만의 비밀기지가 아이들 모두의 공용 놀이터로 전락(?)한 것 같은 기분이었달까.....
이미 주성치라는 브랜드는
중화권에서는 영화계 전체를 통털어 영향력 1위에 여러해 동안 손꼽힐만큼 대단한 것이어서....
그의 영화가 더 크고 더 화려해져 더 큰 시장으로 뻗어 나가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었지만.....
적어도 우리나라에서 만큼은 소수만 열광하고 소수만 향유하는......
나만의, 작은 우리들만의 컬트이길 바랬는데.....
(뻔뻔하리만치 이기적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성치님이.....
그 동안 열악했던 환경을 극복하고
화려한 그래픽과 풍부한 자본의 도움으로 보다 완성도있는 Visual을 만들어 내게 된 것은
더 할 나위 없이 기뻤다.
무엇보다.....더 치밀하고 더 화려해졌으면서도
자신의 본모습, 즉, 주성치식 코미디를 잊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더 많은 자본과 더 풍족한 제작 환경을 분명 그로 하여금 다른 생각을 하게 했을수도 있는데.....
그는.... 자신의 영화가 가진 미덕이 무엇인지....
무엇이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에게 열광하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었고....
이를 잃으면서까지 다른 가치를 쟁취하려는 무리수를 두지 않았다.
아니,
풍부한 제작 환경이 자신의 영화가 가진 미덕을 어떻게 Version Up 시킬 수 있는지를 정확히 간파하고 영리하게 이를 실천,
분명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업그레이드된 명작을 탄생시켰다.
바로 !
영화에 있어 자신의 뿌리와도 같은 쿵푸와 이소룡에 대한 오마쥬,
적재적소에 배치된 주성치 사단의 매력 (비록 오맹달과 황일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어 아쉽지만...),
절묘한 패러디와 뮤지컬씬,
과장된 몸개그와 극적인 반전(?),
여기에 더해진 화려한 그래픽과 세련된 편집까지.....
이 만큼 매력적인 오락영화를 달리 또 꼽을 수 있겠는가?
바로 이러한 점이 내가 지금도 열렬히 그를 숭배해마지 않는 이유다.
쉼없이 진보하고 진화하여,
이제 중화권 영화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성장하여 세계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본류를, 자신의 본질을 잃지 않는.....
자신감 넘치는 꿋꿋함!!
그러한 그가 4년만에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