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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는 오해다, 수로가 답이다?

이재환 |2008.05.10 14:59
조회 83 |추천 0

그렇지 않아도 운하 얘기가 왜 안나오나 싶었다. 최근 영국을 방문중인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은 운하에 대해 국민의 반대 여론이 높은 것은 오해 때문이라고 했다고 한다. 또 여기에 곁들여 운하는 수로에 불과하며, 치수를 위한 것이라고도 했단다. 

 

한마디로 국민들이 정부의 운하정책을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놀라울 것도 없다. 이 정부는 온국민이 '미국산 광우병 의심 쇠고기 수입문제'를 걱정하는 것도 '오해'라고만 하고 있으니 말이다. 

 

운하가 오해?, 그럼 국민의 2MB 지지도 오해?

 

따라서 필자도 그 말을 정부에 그대로 되돌려 주고 싶다. 내가 보기엔 지난 대선에서 상당수의 국민이 2MB를 지지한 것도 전적으로 '오해'에서 비롯한 것처럼 보인다. 국민도 이 정부를 능력있고, 참신한 정부로 오해한 것이다. 그래서 대선 당시 상당수의 국민들이 2MB를 지지했을 것이다.

 

요즘 뉴스에서 '2MB 탄핵서명'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자주 보도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이런 심증을 굳히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뒤늦게나마 국민들은 현정부에 대한 '오해'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필자의 이런 주장에 적지않은 정부 당국자들은 기분이 꽤 상할 것이다. 아니, 어쩌면 발끈해서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나설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렇게 하기전에 먼저 알아 두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그런 식의 논리가 현 정부가 지금까지 취해온 태도였다는 점이다. 역지사지로 정부의 그런 행태에 국민들이 발끈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은 아닐까.

 

실제로 정부는 운하문제만을 가지고도 벌써 여러차례 논리를 바꾼 바 있다. 하도 많이 바뀌어서 이제는 정부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도 기억이 안날 정도이다. 그동안 정부가 사용한 논리는 크게 '운하의 경제성 및 실용성-> 고용창출효과-> 관광 효과' 등의 순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그때마다 반박 논리와 국민적 반발이 잇따랐다.

 

이런 시점에서 최근 정부당국자는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운하가 아닌 수로'라며 발뺌을 하고 있다. 운하나 수로나 국토를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사업이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런대도 정부는 또다시 국민을 상대로 '말 장난'을 걸고 있는 것이다.

 

운하를 반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

 

여러말 필요없이 필자가 운하를 반대하는 이유부터 밝히겠다. 정부는 처음부터 줄곧 운하를 '민간투자'의 형태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그러나 기업들은 바보가 아니다.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사업에 쉽게 투자할리가 없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 함정이 있다. 운하가 겉으로는 민간투자 사업일지라도, 실상은 국가의 재정이 들어가는 공공사업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가 운하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적정한 보상책을 제시해야 한다. 운하를 착공하는 기간은 물론, 착공 후 수년까지도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기업의 재정부담을 정부가 일정부분 보전해 주는 등의 대책을 세워야만 한다. 또 그런 조건이 전제되어야만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게 되면 결국 운하공사에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이 투입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운하가 공적자금을 투입할 가치가 있는 사업일까. 이 부분은 현재의 물류운송체계나, 전반적인 시스템을 통해서 보더라도 실효성이 거의없다는 것이 수많은 전문가들이나 언론에 의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물론 정부는 이런 모든 주장에 대해서도 '오해'라며 일축하고 있다.

 

중국이라면 운하도 가능하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이 아니다

 

만약 우리나라가 중국과 유사한 환경이라면, 운하는 필요할 수도 있다. 중국의 경우 운하를 통해 거대한 대륙의 곳곳을 하나의 유통망으로 연결하는 것은 물론, 치수의 효과까지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황하를 중심으로 수시로 물길이 바뀐다. 게다가 우리처럼 맑은 강물이 흐르는 것도 아니다. 어차피 황톳물이 흐르는 황하는 그것을 파헤친다고 해도 환경이 크게 파괴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운하를 통해 수백년 혹은 그 이상을 주기로 수시로 바뀌는 황하의 물길을 바로잡아 치수의 효과를 거둘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환경은 이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지금도 한강의 곳곳에는 댐이 있어서 집중호우에 대한 대비가 비교적 잘 되어 있다. 또 그렇게 댐으로 모아진 물은 식수나 농경용, 심지어 공업용으로까지도 쓰이며 이미 '치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래도 물이 부족하다면, 바닷물을 담수화해 공업용수로 쓰는 방안을 모색하면 된다.)

 

물론 지금의 수질관리 혹은 하천관리 체계를 이룩하기 까지는 기존 정부들의 상당한 노력과 시간 그리고 막대한 예산이 들어갔기에 가능했다. 운하는 이런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릴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다. 그것이 수로라고 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강 상류의 각종 수도 관리사업 시설의 막대한 이전 비용, 그리고 수도권의 수도사업을 재정비하는데 걸리는 시간 비용에 대해 정부가 아무런 대책이 없기는 마찬가지일 것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대체 무엇 때문에 운하문제에 집착하는 지는 알 수가 없다. 다만 그런 집착이 현 정부의 집권기 내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실제로 그런 정황은 우리사회 곳곳에서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따라서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인지, 아니면 취임초부터 '정권말기 증상'을 보이다 끝내 좌초할 것인지는 순전히 정부의 선택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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