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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상(觀想)기도와 명상(暝想) 이렇게

이양자 |2008.05.13 02:01
조회 97 |추천 0
              <부처님 오신 날 특집-‘바른 수행’ 가이드>

 


‘나홀로 수행’은 한계… 올곧은 ‘멘토’ 만나야

  관상(觀想)기도와 명상(暝想) 이렇게

 

 

근래 특정 종교를 불문하고 신도들 사이에 일방적인 신앙활동보다 개인적 수행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성 종교계는 이같은 현상을 주의깊게 보고 있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흔히 불교 등 수행에 의지하는 종교를 ‘자력신앙’, 기독교 등 ‘믿음’에 의지하는 종교를 ‘타력신앙’으로 분류하곤 한다.

이와 관련해 서구 기독교가 종교개혁 등을 거치면서 ‘수행의 전통’이 희미해졌다는 지적을 하기도 한다. 이 때문인지, 최근 국내 개신교와 천주교 등 기독교 일각에서는 묵상, 명상, 관상 기도 등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초·중기 교회의 수행법들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이와함께 각종 명상이나 단학, 국선도 등 우리의 전통에 기반하는 다양한 수행에도 참여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근래 주목받는 ‘관상기도’와 ‘명상’에 대해 알아본다. 주의할 것은 어떤 수행이든 혼자하는 것은 위험하며 올바르고 건강한 지도자를 만나 지도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올바른 수행과 지도자를 알아보는 안목을 갖는 게 중요하다. 수행에선 그래서 지도자와의 ‘인연’을 극히 중히 여긴다.



◆ 관상기도

기독교에서 관상(觀想)기도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관상기도는 침묵기도, 묵상기도, 향심(向心)기도, 마음의 기도라고도 부른다.

한국 개신교계의 주류를 이루었던 ‘통성기도’에 대비되는 기도 방법으로,

지금까지 기도가 ‘주시옵소서’기도라면, 관상기도는 ‘비움’의 기도, ‘버림’의 기도로 설명된다.

1세기 이래 기독교의 다양한 영성 전통은 주로 가톨릭 수도원 등을 통해 명맥을 유지하다

종교개혁을 거치며 거의 단절되다시피 했다.

이후 본 회퍼 등 현대 기독교 영성 신학자들이 재발굴하고 통합한 것이 관상기도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관상기도는 마음을 비우고 평정과 고요를 얻은 뒤,

하나님이 내 안에 들어와 역사하게 하시는 기도법이다.

사람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다음 방법을 많이 쓴다.



▲가능하면 고요한 장소를 택해 정기적으로 드린다.

▲최소 20분 이상, 매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등을 똑바로 세우되 긴장하지 않은 채 편안하게 앉는다.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모든 긴장과 걱정을 내려놓는다.

이때 동양종교의 수식관(數息觀)처럼 하나, 둘, 호흡을 세며 마음의 긴장을 푸는 방법도 쓰인다.

▲잡념 등으로 마음이 산란해지면 이를 억누르려하지 말고 그냥 하나님에게 맡긴다.

▲관상기도는 우리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초청에 대한 응답이다. 이미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심을 전제하고 있으므로, 스스로 하나님의 현전을 만들어내서는 안 된다.

▲고요함이 찾아오면 그 가운데 바짝 긴장하여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바라본다.

▲하나님의 뜨거운 임재를 체험하며 주님의 가까이 계심과 주님의 사랑을 느낀다.

▲관상기도가 습관이 되면 매순간 순간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며 ‘쉬지않고’기도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어느 수행이나 마찬가지지만, 이 기도법도 조언받을 수 있는 멘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혼자서 하다보면 자기의 생각을 ‘하나님의 음성’으로 오해, 자칫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 명상

‘명상’(瞑想·meditation)은 수행 일반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대개 종교에서 명상적 요소가 있다.

과거에는 종교의 전문 수행자들이나 깊은 산중의 은자들 사이에서 전수됐지만

근래에는 대중화가 돼 명상의 종류와 단체만 해도 일일히 열거하기 어렵게 많다.

요즘 말하는 ‘명상’은 종교적인 요소들을 벗어난 수행을 지칭한다.

명상은 몸이나 호흡을 닦아 궁극적으로 마음을 닦는 행위이다.

명상은 긴장과 잡념에 시달리는, 밖으로 향하는 마음을 자신의 내적 세계로 향하게 하는 수행법이다.

항상 외부에 집착하고 있는 의식을 안으로 돌림으로써 마음을 정화시켜 심리적인 안정을 이루고

육체적으로 휴식을 주어 몸의 건강을 돌보게 한다.

명상법들이 무척 다양한 것은 그 발생 연원과 목표, 세계관 등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명상법들이 서로 다르면서 어느 단체에서는 좋은 방법이라고 하지만

다른 단체에서는 이를 위험하다고 하는 등 서로 최고라고 주장하며 상충하기도 한다.

이로인해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 효율성을 인정하면서도 이같은 혼란으로 인해 선뜻 입문하기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다.

명상은 크게 마음을 통제하고 한 곳에 집중하거나,

그 반대로 마음과 몸을 그대로 지켜보고 관찰하는 방식으로 나뉘며 둘 다 장단점이 있다.

하지만 호흡과 몸, 마음을 고요히 관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여기서는 기초적이고 일반적인 명상의 방식을 알아본다.



▲수련은 매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단 반듯하게 앉아서 행하는 것이 좋다. 반가부좌 자세가 무난하다.

▲척추는 바로 세운다.

턱을 약간 끌어당겨 목 뒤를 펴 줄 때 전체적으로 반듯한 자세가 나온다.

▲어깨와 가슴에 힘을 빼고 이완시킨다.

▲대체로 눈을 감는 것보다 반쯤 뜨는 것이 좋다.

▲처음에 몇 차례 심호흡을 마친 뒤 호흡은 자연스럽게 한다.

▲호흡을 관찰하며 자연스럽게 호흡이 깊어진다.

▲상념이나 기억들을 뿌리치려고 하지 말고

그것이 일어나는 것을 그대로 관찰한다.

▲어느 정도 호흡이 깊어지고 마음이 고요해지면

몸과 마음으로 관찰대상을 옮긴다.

 

 

 

빠른 효과 집착땐 몸·마음 되레 아파

           잘못된 수행과 부작용

 

심신을 닦는 수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 역효과 또한 적지 않다. 수행을 표방하는 일부 단체들이 돈벌기에 급급하거나 지도자의 우상화와 비리, 생활과 동떨어진 기묘한 행태로 개인은 물론 가정이 파탄나는 사례들도 흔히 나타나고 있다. 명상가인 박석(상명대 중문과·사진) 교수에게 이같은 현상의 원인과 명상에 대한 올바른 관점과 태도에 대해 들어보았다. 박 교수는 세계 각국의 명상을 정리한 ‘명상 길라잡이’(도솔)와 ‘동양사상과 명상(제이앤씨), 명상의 관점에서 중국문화를 설명한 ‘대교약졸’(들녘)등 여러권의 명상서적을 펴낸 바 있으며, 기존 명상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바라보기 명상’을 만들었다.

―현대인들이 참선이나 명상 등 수행에 관심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현대사회는 이전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다변화된 사회다. 물질적으로는 조금 풍요로워진 편이지만 경쟁구도가 가속화되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불안감은 이전에 비해서 더 늘어났다. 정신적인 평화와 안녕에 대한 요구는 갈수록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수행이란 무엇인가. 또 수행을 하면 어떤 점이 좋아질까.

“수행이란 말은 사전적인 의미로는 ‘닦아서 행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수행이라는 말은 단순히 어떤 기술을 닦고 연마하는 것을 의미하는 ‘수련’과는 달리 몸과 마음을 닦아서 존재의 더 깊은 차원에서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제대로 된 명상 수행을 하면 단순히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풀고 심신의 편안함을 얻는 단계를 넘어 자아와 세계에 대한 더 깊은 통찰을 얻어 삶이 더욱 성숙된다.”

―하지만 수행의 문제들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 한 수행단체 지도자의 문제를 제기해 충격을 주기도 했는데.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수행에 대해 잘못된 관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수행을 하게 되면 무언가 신비한 현상을 체험하거나 초능력을 얻게 된다고 생각한다. 혹은 특정한 의식상태, 예를 들어 늘 편안하거나 황홀한 상태 등을 추구한다. 진정한 수행이란 그런 것이 아니다. 자기 ‘에고’의 장난을 꿰뚫어볼 수 있는 지혜를 얻는 것이고 삶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다. 그러할 때 단순히 주관적인 자기만족의 상태를 벗어나 삶을 실제로 개화시킬 수가 있다. 사실 그 수련단체의 문제는 지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런 사람을 지도자로 받드는 사람들에게도 문제가 있다. 그런 단체에 빠지는 사람들은 대부분 삶의 문제를 차근차근 풀어나가기보다는 스승의 도움으로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하는 ‘로또’심리가 있다. 그런 헛된 기대심리가 있기 때문에 그런 황당한 속임수에 넘어가는 것이다.”

―잘못된 수행단체를 구별해내는 방법이 있는가.

“사실 수행의 세계는 주관적 정신세계에 속하기 때문에 물질세계처럼 객관적인 기준을 잡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의 기준은 있다. 우선 스승을 신격화하거나 스승의 권위를 필요 이상으로 강조하는 단체, 필요 이상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단체는 십중팔구 사이비다. 그리고 세상과 조화되지 않는 너무 특이한 세계관이나 인생관을 강조하는 단체 또한 사이비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수행의 효과를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지나치게 빠른 효과를 강조하는 단체도 문제가 있다. 정신세계의 법칙도 사실 물질세계의 법칙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세상에 만병통치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명상의 세계에서는 ‘집단주관적 진리’를 절대 진리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주관적인 확신일 경우에는 그래도 쉽게 깨어나지만 집단전체가 공유하는 주관적 확신일 경우 벗어나기가 힘들다. 더군다나 명상은 공명현상에 의해 집단최면에 걸릴 위험성도 높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

―수행을 하며 부작용을 호소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

“약이 아무리 좋아도 오용, 남용 하면 부작용이 있듯이 명상 또한 잘못 수행하는 경우 오작용이 있을 수밖에 없다. 명상 수행의 부작용으로는 일차적으로는 심신의 부조화를 들 수가 있다. 몸과 마음이 차분해지면서도 상쾌해져야 하는데 도리어 가슴이 답답해지거나 머리가 무거워지고 때로는 몸의 특정부위에 원인 모를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감정이 지나치게 예민해져서 조울증에 가깝게 되는 경우도 있고, 심한 경우 환청 환시 등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은 주로 단기간에 빠른 효과를 보기 위해서 특이한 호흡법이나 무리한 집중법 등을 많이 사용하는 경우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물론 그러한 방법을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심신이 허약하거나 원래 질병의 요소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타난다. 당사자의 무리한 욕심 또한 한몫을 한다. 그래서 많은 수련 단체에서는 이런 부작용의 원인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린다. 그러나 수련 단체의 책임 또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수행하는 사람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수행법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수행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로또 식의 헛된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수행이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아 삶 속에서 실천하는 것으로 평생 꾸준히 하는 것이다. 수행이란 내 몸과 마음을 닦아 나를 밝힌 다음에 내 가까운 가족, 나아가 사회에 빛이 되는 것이다. 내 마음의 평안을 위해 주변의 사람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것은 이기심의 발로이다. 진리는 결코 멀리 초월의 세계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이 세상에서 배워온 소중한 덕목들과 배치가 되지도 않는다. 수행자가 지녀야 할 가장 소중한 마음가짐은 역시 평상심이 아닐까 생각한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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