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광우병의 궁금증을 풀어라 제 3탄.. - 프리온으로 인한 병, 얘는 못죽이나요?
앞서 1탄, 2탄에서 프리온 단백질과 비정상적 프리온 단백질에 대해서 설명을 들으셨을 것 입니다.
비정상적 프리온 단백질 이놈 참 질나쁜 놈이죠. 흔히 인간광우병 이라고 하는 병의 정확한명칭은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 입니다.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 중 소의 비정상적 프리온이 원인인 병 입니다.
그렇다면 이 광우병의 유래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광우병의 발생의 근원을 찾아가려면 1720년대 영국으로 가야 합니다. 광우병의 원인은 소가 아니라 양에서 시작 되었습니다. 우량종의 양을 생산하기 위해 좋은 품종의 양끼리 교배시켰는데, 정말 성장이 빠르고 질 좋은 털을 가진 양이 태어나긴 했으나 이스트앵글리아 지역의 양떼 중에서 이상한 증상을 보이는 양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입니다.
그 양들은 몸이 가려운 듯 자꾸 담장에 대고 긁어대는가 하면 걸음걸이도 불안정해 비틀대기 일쑤였다. 그렇게 안절부절못하며 발작적인 증세를 보이다 결국 죽어버렸다고 합니다. 이 이상한 양들의 괴질에 ‘스크래피(scrapie)’라는 병명이 붙여졌습니다.
그로부터 200여 년 후, 1985년 영국 켄트 주의 한 목장. 한마리의 이상한 소가 발견되었습니다. 그 소는 마치 미친 듯이 심한 경련을 일으키며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주저앉곤 했는데, 그렇게 죽은 소의 뇌를 해부해본 결과, 스크래피로 죽은 양처럼 뇌 조직이 녹아내려 스펀지같이 구멍이 송송 뚫려 있었습니다.
그 증상이 꼭 미친 소와 같다고 해서 광우병(mad cow disease)라는 병명이 세상에 태어나게 되었고, 의학적 용어로는 ‘소해면상 뇌병증(BSE)’이라고 불렸습니다.
어떻게 해서 양들과 똑같은 병이 소에게도 전파되었을까요?
영국 정부가 추적에 나선 결과, 사료에서 문제가 발견되었습니다. 당시 유럽의 축산업자들은 1970년대부터 양을 도축해서 만든 동물성 사료를 소들에게 먹이고 있었는데, 따라서 영국 정부는 스크래피에 걸린 양으로 만든 사료를 소들이 먹음으로써 그 같은 병이 전파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에 영국 정부는 1988년부터 동물성 사료를 소와 양에게 먹이는 것을 금지시켰고, 그 후부터 광우병에 걸리는 소들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1993년 영국에서 특이한 질병이 발생했습니다. 낙농업자에게서 발견된 그 질병은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과 흡사했습니다.(어디서 한번쯤은 들어 보셨으리라, CJD는 독일의 신경과학자인 크로이츠펠트와 야콥에 의해 1920년대에 처음 보고된 질환으로서, 급격히 진행하는 치매 증상을 보이는 병)
그런데 낙농업자에게서 발견된 CJD는 기존의 CJD와는 다른 특징을 보였습니다.
기존의 CJD는 주로 55세 이상에서 발병하는 것에 비해, 새로운 CJD의 환자 중에는 20대와 30대의 젊은이도 포함된 것입니다. 더구나 환자 중에는 소를 기르는 목장에서 일하는 농부가 많이 포함되어 있을 뿐더러, 광우병이 발생한 지역에서 생산된 쇠고기를 오랫동안 먹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서둘러 조사에 착수한 영국 정부는 1996년 소의 광우병이 인간에게 전파되어 새로운 형태의 CJD를 발생시켰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럼 광우병은 어떻게 종간의 장벽을 쉽사리 뛰어넘어 양에게서 소로, 소에게서 인간으로 전파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의문을 처음으로 파헤친 이는 미국 국립보건원의 가이두섹 박사였습니다.
그는 1957년 3월 우연히 뉴기니의 포레 부족에서 주로 발병하는 ‘쿠루’ 병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웃는 죽음’이란 뜻의 쿠루는 다리가 약해지고 말을 잘 못하며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는 증상을 보이다 죽는 괴상한 병입니다.
이 병의 원인을 조사하던 가이두섹 박사는 포레 족의 식인 풍습(겁나 무서운 사람들임...)이 바로 그 원인임을 알아냈습니다. 당시 포레 족은 사람이 죽으면 친지인 여자와 어린 아이들이 그 시신을 나누어 먹는 엽기적인 장례의식을 지니고 있었는데, 쿠루에 걸려 죽은 사람의 뇌와 골수를 먹어서 병이 다른 이에게로 전파된 것입니다.
그 후 미국 캘리포니아대 스탠리 프루시너 교수는 그 전염 입자가 바이러스가 아니라 프리온이라는 단백질임을 밝혀냈고, 그로써 그동안 발병 원인이 불분명했던 스크래피와 광우병, 쿠루병, 크로이츠펠트-야콥병 같은 프리온 질환의 정체가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광우병의 유래에 대해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했네요.
이러한 비정상적 프리온 단백질로 부터 유래된 질병은 인간광우병 하나 뿐만이 아닙니다. 아래 목록이 프리온 단백질이 원인으로 의심되는 질병 들이네요.
- 동물에서의 질환
Scrapie in sheep and goats
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BSE) in cattle (known as mad cow disease)
Transmissible mink encephalopathy (TME) in mink
Chronic wasting disease (CWD) in elk and mule deer
Fel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in cats
Exotic ungulate encephalopathy (EUE) in nyala, oryx and greater kudu
Spongiform encephalopathy of the ostrich
- 사람에서의 질환
Creutzfeldt-Jakob disease (CJD) and itsvarieties : iatrogenic Creutzfeldt-Jakob disease (iCJD),
variant Creutzfeldt-Jakob disease (vCJD), familial Creutzfeldt-Jakob disease (fCJD), and sporadic Creutzfeldt-
Jakob disease (sCJD)
Gerstmann-Straussler-Scheinker syndrome (GSS)
Fatal familial insomnia (sFI)
Kuru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내일 추가로 이어야 하겠네요.
4탄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