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배우는 역사 속에서 항상 함께하는 건축의 챕터에는
늘 도시라는 이름의 창조물이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그 도시에는 사람들이 모여 사회적 존재로서의 가치를 구현하는 광장이 존재한다.
그리스의 아고라, 로마의 포럼, 이탈리아의 산마르코...
인간은 모여서 산다. 그 모임의 공간에는 생면부지의 개개인들이 모여서 활동을 하지만
그다지 충돌이나 불편한 행동의 교차없이 그럭저럭 조화로운 모습으로 그 생활을 영위한다.
세계의 많은 도시, 많은 광장 중에서도 독특한 아름다움, 경이로운 웅장함 등을 공통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곳은 얼마나 될 수 있을까.
그 중에 하나인 이 곳 라데팡스도 으뜸이라 할 만한 곳이라고 본다.
2차대전이 끝나고 전후복구가 어느 정도 완료되어 가면서 경제적 활성화를 갖추어가는
파리의 상업적인 발전은 차차 그런 요소들이 자리잡을 공간들을 필요로 하게 된다.
파리가 가진 역사적 의미와 다소 상충될 수도 있는 도시의 산업화는 분명 놓칠 수 없는 것이기에
프랑스 정부는 파리 근교도시인 라데팡스를 전략적으로 개발하게 된다.
파리의 중심가의 루브르 박물관과 개선문을 중심축으로 도심에서 8㎞ 지점 세느 강변에
조성된 파리의 부도심인 라데팡스는 미테랑 정부와 파리 당국 등 자치단체로 구성된 라데팡스 개발위원회가 1958년부터 30여년에 걸친 장기 개발구상을 마련한 것을 시작으로 1990년대
대부분의 공사를 마무리했다.
46만평에 달하는 넓은 대지 위에 첨단 업무시설과 상업시설, 그리고 판매, 주거시설이
고층·고밀도 건축으로 자리를 잡게 되고 고속도로, 지하철, 일반도로 등은 모두 지하로 배치해 도심의 혼잡으로 인한 불편함과 도시경관의 불쾌함을 모두 없애는 방향으로 개발되었다.
인간에게 도시라는 것은 자연과는 다른 이름의 환경이다.
인공적이고 딱딱하고 공해가 존재하고 차갑고 낯설 수 있겠지만
그 속에서 서로 모여 지내며 유행을 만들고 질서를 만들며 기술을 개발하고
인간이 가진 문화가 점점 성숙되어 가는데 가장 중요한 기여를 하는 존재가 된다.
라데팡스는 그러한 도시의 사명을 완수하면서도 프랑스가 가진 낭만적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건축기술로 창조해낸 화려한 경관은 그동안 오랜 시간
프랑스를 상징해 온 수많은 문화적 산물들과 전혀 거리감 없이 조화되고 있다.
세계적 건축가들이 모여 자신의 이상적 건축물을 실험하듯 이 라데팡스라는 도화지에
화려한 붓질을 하고, 그 완성품은 수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내딛게 하는
위대한 창조물이 되어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아름다움도 결국은 인간이 인간을 배려하기 위해 질서를 정하고 규칙을 정하며
필연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절대요소들이 만족되었을 때 비로소 많은 이들에게 인정받고
그 가치를 오랜 시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결국 인테리어든 건축이든 그 꿈을 향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지금 이시간 공부하고
배워가면서 마음속에 가지고 가는 자신의 어릴 적 동화 속 상상의 나라에 지었던 그러한
아름다운 꿈이 차차 현실로 되어가는 과정에 이르러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라데팡스의 수많은 조각들과 완성되어진 도시건축이 가진 조화로움은
우리가 가진 꿈이 충분히 실현이 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증명해주는 지침서가 될 수도 있고
또한 그러한 꿈이 비록 그 과정에서 겪어야 할 어려움으로 빛바래가더라도 다시금
힘을 내도록, 용기를 주는 근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선구자들이 닦아놓고 다듬어놓은, 이미 사람들에게 쓰여지고 있는 도구가 되는
건축이라는 것은 배워가는 입장에서 가장 먼저 읽어야 하고 자주 들여다봐야 하며
또 그 속에서 재미도 느낄 수 있는 필드 매뉴얼이 되어주고 있다.
자신의 능력, 자신이 하고 있는 노력, 자신이 갖추어가는 스킬, 그런 것이 혹 작다고
초라하다고 부족하다고 생각치 말아야한다. 그 작은 작업 하나, 작품 하나들이 모여야만
이루어지는 것이 도시이듯, 이 넓은 세상, 넓은 공간이 필요로 하는 창조물들은 여전히 많으며
그것을 창조해 줄 사람 한 여전히 많이 존재해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도시에서 멋있어 보이고, 예뻐보이려고 애를 쓴다.
누군가의 시선을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때로는 그 시선을 원하는 듯 거리를 활보하고
그 속에서 우리는 동화 속 공주같은 여자, 왕자같은 남자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지며
운명적인 사랑을 만들게 되기를 꿈꾸고 있다.
당신의 손길이 닿은 그 도시에서 그런 동화는 매일 매일, 새로운 이야기로 집필되고 있다.
도시라는 무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