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고기 반대집회운동?
아니다. 이명박 반대 집회운동
도리어 경찰들이 집회를 지원해 준다는 빛고을 광주이므로, TV나 인터넷으로 중계가 되고 있는 서울의 진지한 분위기보단 차라리 가벼워보였다. 더구나 광주에서 반여권적인 슬로건을 걸고 하는 모든 행동들은 거의 새삼스러운 일 정도도 되지 않은 일상적인(?)인 일이었으므로 이번 집회 자체를 센셔이션으로도 여기지 않는 분위기였다. 내가 도착할 때는 11시가 거의 다 될 무렵의 거의 막바지 상황이었다.
어쨌든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번집회가 반드시 소고기 수입 때문일까? 소고기 사건만으로 월드컵시절 수준의 인파가 남녀노소 구분치 않고 모이긴 힘들것이다.
대충 훑어도 이명박, 나아가서는 꼭 호남권이 아닌 전국적으로 여권 전체에 대한 반감이 생긴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초장부터 운하를 가지고 나라의 땅을 칼질해버리겠다는 의도가 보이는 정치적 움직임과 또 그 추진방식, 국민에 대한 정치를 비즈니스의 일부로만 생각하는 위험한 정치감각, 더구나 이번 운동의 불씨가 된 소고기문제와 미국에 대한 사대적인 외교등등으로 부터, 뉴라이트의 호주산 최고급 소고기 시식(더구나 대부분 먹지 않고 남겼다. 이명박은 뉴라이트 집단의 핵심인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혜훈 국'외'의원 그 여자의 종부세감면 법안 접수까지 대단히 여러가지와 관련되어 계신다.
어디 그 기름 좔좔흐르는 돈면豚面 (돼지얼굴) 아줌마의 입안추진이 저 혼자 생각으로 저지른 일일까?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열거하기도 휘황찬란한 행보에 국민들은 '아 진짜 이거 이대로 두면 안되겠구나'하고 철렁한 것이다. 결국 이것이 대규모 운동으로 확산된것이다. 대단히 필연적이었다.
어떤 학생들의 소감이 단순한 배설이 될 수 만은 없는 이유
집회가 끝날 무렵, 자원을 받아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에 고등학생이나 대학교 신입생정도 되보이는 어린 학생들이 나왔다. 다들 소감이라고 말하는 것이 지금 글을 쓰는 지금 스스로가 민망할 수준의 욕을 10분간 쉬지 않고 해대는 것이다. 물론 참가자들 모두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이때 이런 생각을 하고 또 이런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차라리 그것은 어느 비난섞인 논리보다도 투명하고 정직한 성토였다.
누가 그들의 입에서 추한 말이 나오게 했는가.
그리고 누가 행동하고 있고, 누가 뒷짐을 지고 있는가.
가르치는 것없이 월급 처 받아먹는 빛고을의 대표 대학 전조대 교수집단들은 뭐하는지 모르겠다. 대강 강의 끝내놓고,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구성된 월급을 가지고 혹 이번주말 현충일 맞아 자식새끼들과 어디 홍콩이나 필리핀 정도를 무박2일로 다녀올 생각을 하고 계시느라 바쁘신지 모르겠다.
운동도 아니다. 집회도 아니다. 그저 자연적인 반응이다.
이번 후기는 내가 이곳 나의 메모장에 썼던 그 어떤 행사나 비평적 이슈에 대한 생각들처럼 어떤 합리나 중용이 필요치 않다고 느끼며 쓰는 유일한 글이 될 것이다. 따라서 글을 장황하게 쓸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 짜거나 쓴 음식을 먹을때 무의식적으로 찡그려지는 그 표정과 그 즉시성처럼, 지금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의 표정과 행동이 그렇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나라의 촛불집회의 형태를 평소 비웃는 축해 속해있던 사람이었다. 어떤 일만 생기면 앞뒤 보지 않고 일단 촛불을 켜고 라는 심리적 포만감과, 그 낭만적이고 열정적인 분위기에 도취한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만은 경우가 달랐다. 정말 이대로 가다간 불도저로 밀리는 그 흙덩어리들 처럼 힘없이 나자빠져가는 대한민국 나같이 평범한 모든 사람들의 회색 미래가 보였기 때문이다.
이번만은 뭔가 좀 원초적인 것을 시도하는 것이 맞다. 이것은 정말 원초적인 문제다.
쥐새끼라며 욕을 해대고 촛불만 들고 있어서는 이 움직임들은 한마디로 해프닝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 '촛불집회'라는 낭만에 도취되어 악만 지르고, 괜시리 물대포만 맞지말고, 잘 배운 시대의 국민들의 똑똑한 머리를 모아 정말 체계적이며 치밀하고 강력한 뭔가를 '개시'해야 한다.
2008년 5월 31일의 밤을 보내고, 뜬눈으로 6월1일의 새벽을 맞다.
이태호(sieran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