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그토록 많은 눈꺼풀 아래
누구의 것도 아닌 잠이고픈 마음이여.
장미여, 오 순수한 모순이여,
수많은 눈시울 아래
누구의 잠(睡眠)도 아닌
이 일락(逸樂)이여.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묘비에 써있는 비명(碑銘)이라는 시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 하다가 결국 장미 가시에 찔려 죽은 그는
과연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 것일까? 그가 생전에 썼던 시구는
결국 그의 비명이 되었다. 장미꽃이 흐드러 지게 피어있는 그의
묘지 이곳에 내가 좋아하는 시인 릴케가 그의 시안에 잠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