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漁父辭

이학윤 |2008.06.09 20:25
조회 32 |추천 0

 

어부사漁父辭

 

 

 

   屈原旣放, 游於江潭, 行吟澤畔. 顔色憔悴, 形容枯槁。 漁父見而問之曰: "子非三閭大夫與? 何故至於斯?" 屈原曰: "擧世皆濁, 我獨淸; 衆人皆醉, 我獨醒。 是以見放。"

 


굴원이 이미 추방되어 강과 호수에 노닐 때에 못가 언덕을 거닐며 (시를) 읊조렸다. 얼굴빛은 초췌하였고 모양새는 바짝 말랐다. 어부가 보고 묻기를, “그대는 삼려대부가 아닌가? 무엇 때문에 여기에 이르렀는가?” 하니, 굴원이 말하기를, “온 세상이 모두 흐린데 나 홀로 맑고, 모든 사람들이 취했는데 나 혼자 깨었다. 이런 까닭으로 추방을 당했다.” 라고 하였다.

 


   漁父曰: "聖人不凝滯於物, 而能與世推移。 世人皆濁, 何不淈其泥而揚其波; 衆人皆醉, 何不餔其糟而歠其醨? 何故深思高擧, 自令放爲?"

 


어부가 말하기를, “성인은 사물에 구속되지 않고 능히 세상의 변화에 함께 한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흐리면 어찌해서 그 진탕을 휘저어서 물결을 일으키지 아니하며, 모든 사람들이 모두 취했으면 어찌하여 그 지게미를 먹고 그 술을 마시지 않았는가? 무엇 때문에 깊이 생각하고 고상하게 행동하여 스스로 추방되게 하였는가?” 라고 하였다.

 


   屈原曰: “吾聞之. 新沐者, 必彈冠; 新浴者,必振衣。 安能以身之察察, 受物之汶汶者乎?寧赴湘流,葬於江魚之腹中, 安能以皓皓之白, 而蒙世俗之塵埃乎?"

 


굴원이 말하기를, “내가 듣건대, 새로 머리를 감은 사람은 반드시 갓을 털고, 새로 몸을 씻은 사람은 반드시 옷을 털어 입는다고 한다. 어찌 깨끗한 몸으로 능히 더러운 물건을 받을 수 있겠는가? 차라리 상강의 흐름에 나아가 강물 속 고기의 뱃속에 장사를 지낼지언정, 어찌 희디흰 청백함으로 세속의 먼지를 뒤집어쓸 것인가?”라고 했다.

 


  漁父莞爾而笑, 鼓枻而去,乃歌曰: "滄浪之水淸兮, 可以濯吾纓。 滄浪之水濁兮, 可以濯吾足。" 遂去不復與言。

 


어부가 빙그레 웃으며, 노를 두드리고 가면서, 이에 노래하여, “창랑의 물이 맑구나. 가히 내 갓끈을 씻으리로다. 창랑의 물이 흐리구나. 가히 내 발을 씻으리로다.” 하고, 마침내 더불어 다시 말하지 않고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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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원의 절명가絶命歌이다.

본디 고결한 기개를 존경해야겠지만, 지금으로선 정치에 참여하기 싫다며 상아탑에 틀어박힌 교수나 학생들과 겹쳐보인다.

어부의 '무엇 때문에…스스로 추방되게 하였는가?'라는 말은 '현실도피'와 '무임승차'의 유혹에 흔들리는 나 자신에 대한 질타가 되었다.

백로야 터를 잡은 호수가 더러운데 백날 부리로 몸 단장해 좇은 의미는 허망하나니.

더러운 물을 정화하려면, 손을, 때로는 몸 전체를 담가야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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