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녀는 그 남자야 말로 단 하나 잊지못할 사랑이라고 생각했었다.
그간 몇 번의 사랑을 했었지만,
누군가가 '사랑했던 적 있나요?' 라고 물어올 때면
첫 사랑이나 두번째 사랑 따위는 떠올릴 겨를도 없이 그의 얼굴이
온 기억을 덮쳐오곤 했기 때문에.
나이를 한 두살씩 먹어가고 계절이 또 이렇게 바뀌어가고
하지만 새로운 사랑이 나타나지 않았고,
그래서 결국은 그녀는 다시 그를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거절 당해도 좋아, 어쩌면 뭐, 거절하지 않을 수도 있어.
심지어 그 사람도 나를 그리워하고 있을지도 몰라.
너무 빨리 만나 헤어졌을뿐, 뭐 그 사람이 정말 내 짝일지도 모르잖아.
운이 좋아 마침 그 남자도 짝이 없었고
그녀의 마음은 워낙 진실되어 보였음으로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되었다.
옛 사랑을 새롭게 사랑하는 그런 기분이란,
하루 이틀 사흘 그녀는 너무 행복해.
항상 눈을 가늘게 뜨고 다녔고 그렇게 몇주의 시간이 흘렀는데..
그런데, 지금 그녀는 남자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 미안해. 우리 그만 만나자.
불쑥 나타나서 불쑥 다시 만나자고 해놓고,
'이렇게 불쑬 사과해서 미안한데, 우리 그만 만나자,'
남자는 어이가 없어 두번이나 물었다.
- 왜..? 왜?
그녀는 대답했다.
- 니가 너무 좋았고 니가 보고 싶었는데,
그런데 그런데 알고 보니 내가 널 제일 보고 싶어했던 건,
니가 제일 좋았던 건 너하고 헤어져 있는 동안이었던것 같애.
지금, 지금은 아니야.
문득 문득 옛 사랑에게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
지금 내 앞에 좋지도 않은 상대와
불편하게 밥을 꾸역꾸역 먹으며 소개팅 시간을 채워야 할 때.
아침 저녁으로 결고운 바람이 불어올 때.
누구를 위해 내가 이렇게 청결한 고독을 유지하나 회의가 들 때.
차라리 그 사람에게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만나보면 곧 알게 된다.
' 아, 우리 이래서 헤어졌었지.'
생각해보면 이유없는 헤어짐은 없는 것.
그 이유를 딛고 다시 시작한다는 건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고.
사랑을 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