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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말하다 - #129

강재진 |2008.06.10 03:59
조회 83 |추천 1


 

 

그녀는 그 남자야 말로 단 하나 잊지못할 사랑이라고 생각했었다.

그간 몇 번의 사랑을 했었지만,

누군가가 '사랑했던 적 있나요?' 라고 물어올 때면

첫 사랑이나 두번째 사랑 따위는 떠올릴 겨를도 없이 그의 얼굴이

온 기억을 덮쳐오곤 했기 때문에.

 

나이를 한 두살씩 먹어가고 계절이 또 이렇게 바뀌어가고

하지만 새로운 사랑이 나타나지 않았고,

그래서 결국은 그녀는 다시 그를 찾아가기로 결심했다.

 

거절 당해도 좋아, 어쩌면 뭐, 거절하지 않을 수도 있어.

심지어 그 사람도 나를 그리워하고 있을지도 몰라.

너무 빨리 만나 헤어졌을뿐, 뭐 그 사람이 정말 내 짝일지도 모르잖아.

 

운이 좋아 마침 그 남자도 짝이 없었고

그녀의 마음은 워낙 진실되어 보였음으로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되었다.

 

옛 사랑을 새롭게 사랑하는 그런 기분이란,

하루 이틀 사흘 그녀는 너무 행복해.

항상 눈을 가늘게 뜨고 다녔고 그렇게 몇주의 시간이 흘렀는데..

 

그런데, 지금 그녀는 남자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 미안해. 우리 그만 만나자.

 

불쑥 나타나서 불쑥 다시 만나자고 해놓고,

'이렇게 불쑬 사과해서 미안한데, 우리 그만 만나자,'

남자는 어이가 없어 두번이나 물었다.

 

- 왜..? 왜?

 

그녀는 대답했다.

 

- 니가 너무 좋았고 니가 보고 싶었는데,

그런데 그런데 알고 보니 내가 널 제일 보고 싶어했던 건,

니가 제일 좋았던 건 너하고 헤어져 있는 동안이었던것 같애.

지금, 지금은 아니야.

 

문득 문득 옛 사랑에게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다.

 

지금 내 앞에 좋지도 않은 상대와

불편하게 밥을 꾸역꾸역 먹으며 소개팅 시간을 채워야 할 때.

아침 저녁으로 결고운 바람이 불어올 때.

누구를 위해 내가 이렇게 청결한 고독을 유지하나 회의가 들 때.

차라리 그 사람에게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만나보면 곧 알게 된다.

 

' 아, 우리 이래서 헤어졌었지.'

 

생각해보면 이유없는 헤어짐은 없는 것.

그 이유를 딛고 다시 시작한다는 건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고.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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