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진 구조 속에서 공간을 디자인하기란 쉽지 않다. 누구나 생각 가능한 것, 누구나 알 수 있는 것들이라면 굳이 스타일리스트가 필요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의 감각이 유독 빛을 발하는 것일까. 하나에 하나를 더하는 게 아니라 하나 덜어내고, 빼냄으로 생기는 여유와 멋을 신경옥 특유의 감각으로 풀어놓은 곳이 있다. 한 편의 잘 짜여진 영화처럼 멋진 공간이 자꾸만 마음을 빼앗는다. 그녀의 공간 디자인은 어떤 의미일까?
prologue 1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공간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닐까. 빌라를 개조해 유럽풍의 세련된 공간을 연출, 스타일리시한 ‘신경옥 감각’이 유감없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 대개의 아파트는 공간을 디자인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는 법. 이에 반해 빌라의 맨 꼭대기 층이라는 구조적 이점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한몫을 담당했다. 들이고, 채우고, 더하기보다는 하나씩 덜어내고, 빼는 등 절제된 디자인 감각을 표현한 점도 그동안 봐왔던 신경옥 감각과는 조금 차이가 있기에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가구와 소품의 절제된 배치, 거실 가득 여유와 편안한 멋을 담는다
근사하게 지어진 리조트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거실은 군더더기 없는 가구 배치로 더욱 여유롭게 느껴진다. 소파와 테이블을 기본으로 한 뒤 커다란 야자나무 한 그루를 거실로 끌어들인 과감함이 오히려 거실을 시원하게 만들어주는 요소가 되기도. 소품 몇 개 놓는 것보다 훨씬 뛰어난 장식 효과를 거둔 셈이다. 확장 공사를 한 베란다에는 창이 넓은 중문을 달았더니 거실을 하루 종일 밝고 화사하게 만들어준다.
화이트, 레드, 브라운… 절제된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현관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거실은 복잡한 아름다움 대신 절제된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거실 한쪽 벽면을 꽉 채운 붉은색 소파가 바로 그 주인공으로, 한 가지 톤으로 통일된 가구는 주변의 색들을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대리석 상판을 얹은 거실 테이블, 소파 뒤 벽면을 장식한 브라운 프레임은 화이트 톤의 공간을 더욱 단정하게 만든다.
prologue 2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확 트인 공간이 나타난다. 감히 집 안에서는 볼 수 없는 키 큰 야자나무, 강렬한 색상의 붉은색 소파, 대리석 상판의 거실 테이블, 가전 제품의 미니멀한 배치 등등. 거실은 여느 공간에서 받은 느낌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확장 공사한 베란다에는 창이 넓은 중문을 달아 온종일 밝고 환한 햇볕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1_ 탁월한 절제미의 가구 배치,
벽 장식 효과를 업그레이드 시킨다
소파 맞은편 벽면은 붉은색 소파의 다소 무거운 느낌과는 다르게 간단한 가전 배치로 미니멀하게 마무리했다. 흔하게 사용하는 나무 가전 수납장 대신 시멘트로 선반식 틀을 만든 것이 특이한 점. 깔끔하고 단정한 가구 배치가 벽면의 장식 효과를 더 높여준다.
2_ 손님을 반기는 곳, 현관 앞 아일랜드풍 테이블의 역할
마치 카페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키고, 일반 가정집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구조가 현관 바로 옆 벽면에 설치한 아일랜드풍 테이블이다. 자주 사용하는 가족 공동 용품을 정리하거나 거실용품을 정리하기에 적당한 수납 공간은 물론 파티 등 손님 접대용 메인 테이블로 사용하기에도 손색없다.
prologue 3
넓은 공간이기도 하지만 이곳을 찬찬히 살펴보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부조화 속의 조화, 휑한 듯 빈 공간 속에서의 여유, 화려함 속에 숨어 있는 절제미 등… 설렁설렁 지나가기엔 공간 면면들의 의미가 무척이나 깊이 있게 느껴진다.
공간마다 개성을 강조했지만 집 전체가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오밀조밀 잘 짜여져 있어 보고 난 뒤의 여운이 몹시도 짙게 남는 이곳. 기존의 그녀 스타일과는 다소 차별화된 공간이면서 편안하고, 살기 편하다는 점에서 가장 신경옥 스타일다운 집이기도 하다.
왼쪽_ 이곳 다이닝 룸을 더욱더 근사하게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창문. 거실과 마찬가지로 베란다로 나 있는 창은 햇볕을 즐기기에 적당하도록 창문으로 개방했다. 필요에 따라 창문을 열면 근사한 야외 테라스의 느낌을 낼 수도 있다.
오른쪽_ 가장 재밌고 즐겁게 꾸민 곳! 지중해풍으로 단장한 주방 전경
다른 공간 역시 튀는 감각으로 시선을 사로잡지만, 이곳 주방 역시 그에 뒤지지 않는 개성과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공간 활용도나 컬러, 스타일 모두 세련된 감각이 돋보이는 지중해풍으로 꾸민 게 포인트. 흔하게 사용하는 나무 수납장은 과감히 떼내고, 대신 시멘트로 마감한 뒤 흰색으로 페인팅했다. 덕분에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라운드 형식의 시멘트 마감 싱크대는 이 집만의 독보적인 가구가 된 셈. 컬러는 화이트로 통일하되 손잡이나 소품 등 자잘한 부분에 블랙 컬러를 가미해 절제된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이국풍 정서를 담은 욕실, 터기풍 욕실로의 변신이 멋지다…
침실과 이어져 있는 개인 공간인 욕실에도 이국적인 풍경이 담겨 있다. 욕실의 전체 공간을 투 톤으로 구획 지은 뒤 브라운 컬러의 쪽타일로 마무리, 휴식을 취하기에 손색없는 터키풍 욕실이 완성됐다. 욕조 대신 스파가 가능할 정도의 타일 욕조를 디자인하고, 수납 공간 또한 타일로 마감한 점은 디자인적인 요소를 살린 부분으로 이국적인 정서가 묻어나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모던과 클래식의 교차점, 아일랜드 식탁으로 공간을 구분하다
8인용 식탁이 놓인 다이닝 룸과 화이트 컬러의 모던한 주방의 경계 지점은 큼직한 아일랜드 식탁이다. 다른 집처럼 넓은 공간감과 동선을 줄이기 위한 다기능 아일랜드 식탁과는 조금 차이가 나는 듯. 가운데 부분에 청동 소재의 수전을 단 세면대가 포인트인 이 식탁은 공간을 나누는 경계가 됨과 동시에 안주인의 손님 접대를 원활하게 이끌 수 있는 또 하나의 공간이 된다. 단순하게 음식을 나르거나 간이 조리대로서가 아닌, 사람과 사람이 만날 수 있는 또 하나의 공간이 되는 셈. 화이트 공간에 짙은 다크 그레이의 큰 가구로 무게 중심을 잡았다.
1_다용도실로 통하는 작은 쪽문 앞에는 곧은 가지의 관엽 식물을 놓아 다른 공간과의 통일성을 강조했다. 화이트 톤의 오픈 수납장과 오래된 느낌의 시계가 벽면을 심심하지 않게 만든다.
2_ 싱크대 상부장을 떼어낸 대신 작은 쪽창을 내어 프로방스풍의 주방 분위기를 연출했다. 개수대 아래쪽은 안이 보이도록 짜 넣은 수납장 덕택에 장식 효과까지 낼 수 있다.
3_ 싱크대 상부장을 떼어낸 자리에는 나무 선반으로 마무리, 주방의 딱딱함을 한껏 자연스럽게 풀어주고 있다. 선반 위에는 실용 그릇을, 아래쪽에는 자주 쓰는 가전 제품이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