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2008년의 대한민국에서 실로 운명적이 대통령이다.
온갖 불가사의한 어두은 그림자를 끌어안은 그에게
너끈히 대통령 자리를 넘겨준 것은
진짜로 경제를 살릴 줄 밑었던 국민도아니고,
극렬 보수 지역 사람도 아니고,
그날 나 몰라라 투표 용지를 외면하고 놀러 가버린 사람도 아니다.
그에게 대통령 자리를 넘겨준 범인은 우리 안의 속물성이다.
"내 아파트 값도 좀 확 뛰었으면"
"우리 아이는 자립형 사립고에 가고 유창하게 영어를 구사했으면"
"나도 지금은 이렇게 살지만 이명박처럼 한가락하고 싶다.
아니면 내 자식이라도"
하는 속물스러운 욕심 저마다의 속물성이
이명박 대통령이 갖춘 온갖 속물성에 감응한 것이다
우리는 힘쎈 그와 한편이라 믿고 싶었고
그가 누리는 것을 누리고 싶었다.
그 소망이 마침내 그에게 대통령 자리를 내 주었다.
거리에 나온 것만으로는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
이명박 퇴진을 외치기 전에 먼저 숨통을 끊어 놓아야 할 것은
우리안의 이명박이다.
-김현진(에세이스트) 시사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