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떡하면 좋을까"
"내가 너의 경우였다면 아마 너를 불러다 놓고 물어봤을테지 '어떡하면 좋을까' 하고."
"후후.."
"그러니까 너 자신에게 물어봐 어쩌면 서른을 넘긴 평범한 인생이란 시나리오에 이미 다 씌어져 있고 다만 배역을 캐스팅 하는 일만 남은 나이인지도 모른다. 그녀 말대로 그것이 비록 뻔히 내다보이는 상투적인 레퍼토리 일지라도 배역이 누구냐에 따라 재미가 달라질지 모른다는 기대만 남아서 이렇게...."
"갑자기 서로 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고장난 두 우주선에 앉아 있는 기분이야. 망망대해의 우주 속을 끝없이 표류하고 있는 두개의 고장난 우주선이 그야말로 우연히 탁자 하나가 놓일 만큼의 가까운 거리를 두고 천천히 스쳐 지나가는 거지. 그것으로 the end, 끝이지!"
"이별이 슬프기만 한 시대는 지났지. 죽어서도 다시 만날 수 없을 거라는 쓸쓸한 두려움과 그러나 그 바람에 더 좋은 사람을 만날지 모른다는 즐거운 기대가 이별 뒤에는 언제나 동시에 놓여 있거든."
"마음에 드는 물건일수록 오래 들여다보아야 해. 흠집이 없기를 바래서가 아니라 찾기 위해서지. 흥정할 때 유리해지거든."